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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에 대한 뉴스 검색결과는 88 건 입니다.

[] 각국 수입규제 움직임에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2020-08-09 14:12

수출 10강에 드는 주요국의 수출이 모두 부진하다. 우리처럼 수출 중심 경제일수록 타격은 크다. 7월 한국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했다. 그 이유에 각국의 수입규제 움직임도 넣고 봐야 한다. 코트라(KOTRA)의 수입규제 동향 분석으로는 상반기만 28개국 226건이나 이뤄졌다. 무역 장벽의 원인이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지만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기조에 코로나 확산이 불을 붙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눈여겨볼 것은 각국이 부쩍 자국 기업 보호에 나선다는 점이다. 반덤핑 관세도 그렇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아 수출할 때 매기는 상계관세 부과를 늘릴 분위기다. 수입국 산업에 피해라는 인식을 하고 무역구제(trade remedy) 조치를 한다는 뜻이다. 그것도 우리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금속을 비롯해 화학, 플라스틱 고무 등에서 현저히 늘었다. 정부가 반덤핑, 셰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해 투명한 조사를 요청해야 한다. 규제국의 법적 절차 활용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면서 대처할 시점이다. 지난 10년간 수입규제는 두 배 이상 늘었다. 미국은 지난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모든 카드를 다 꺼내 들었다.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 기조인 인도 역시 눈에 띄게 적극적이다. 중국, 터키,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에서 보인 일련의 움직임 역시 만만찮다. 일본은 수출규제에 더해 한국산 탄산칼륨 반덤핑 조사를 발표했다. 강관사업, 폴리에틸렌과 같이 규제가 많은 품목이 아니더라도 사전점검을 해봐야 한다. 중간재 위주의 수출 산업 구조를 가진 기업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 글로벌 공급과잉 품목에서는 반덤핑 관세를 받더라도 경쟁 업체보다 덜 받아 점유율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주와 아시아 중심으로 강화되는 수입규제가 기업에 위기가 되지 않아야 한다. 조강 생산력이 치솟은 중국은 물론 다시 대선을 앞두고 의료용품이나 의약품으로 보호무역을 확대할 미국도 최고 경계 대상이다. 비교적 잠잠했지만 역외국 보조금 백서를 내놓고 있는 유럽연합(EU)도 분야별 규제에 뛰어들 전망이다. 좀 더 긴장해서 예기치 못한 통상 압력에 대비해야 한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될수록 반덤핑·상계관세 부과와 세이프가드가 정당함 범위를 넘어설 것이다. 여기에서 세계 7위 수출국인 한국은 주요 타깃이다. 늘어나는 수입규제 조사 등 보호무역 수입규제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 하반기 통상환경을 보면 자국 산업 보호용으로 남용될 소지가 더 커졌다.

[] 이번에는 전월세 전환율 하향 차례인가

2020-08-06 14:41

무리한 부동산 대책은 꼬리를 물고 새로운 대책을 낳는다. 이번엔 월세 전환 가속화가 우려된다. 그러자 정부와 여당은 현재 4%로 설정된 전월세 전환율을 낮추는 방안을 만지작거린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기준금리+3.5%를 바꾸는 거야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고치면 간단할지 모른다. 이론상으로도 기준금리가 2.5~3%와 0.5%일 때가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단기적인 전월세 가격 급등과는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문제를 키우는 맹점이 있다. 부작용이 연달아 부작용을 낳는 역설적 상황은 누가 만들었나. 부동산 시장의 제반 여건을 신중히 살피지 않고 정책을 밀어붙인 탓이다. 임대인 시각에서는 반전세나 월세 전환은 임대차 3법이 가져올 임대료 수익 하락을 보전하려는 이유 있는 선택이다. 월세를 받는 편이 은행이자보다 유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익률이 높은 쪽을 향하는 집주인의 선택을 죄악시할 수는 없다. 월세가 은행이자와 밀접하기 때문에 세입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적정 월세 비율을 건드리더라도 신중해야 한다.실제로 단순한 저금리 시대의 문제가 아닌 또 다른 문제를 품고 있다. 원인이 복합적인데 어느 일면만 봐선 안 된다. 광주 6.76%, 대구 5.49%, 세종 5.70% 등 전월세 전환율이 5%를 넘는 데는 여러 이유가 들어 있다. 월세로 빠르게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정부가 자초했다. 보유세 부담 강화, 임대사업자 폐지, 재건축 2년 실거주기간 의무화 등의 정책에 잉태돼 있었다. 전환율을 낮춰도 기존 세입자와 계약 조건을 바꾸거나 신규 계약에서는 구속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시장을 이기는 정책이 얼마나 있었던가. 월세를 적게 받게 하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상황이 정리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거대여당의 힘으로 관련법에 명시하면 전월세 전환율을 낮추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자주 놓친 것은 수요 억제만 겨냥해 시장을 왜곡한 부작용이다. 7배까지 차이 나는 저금리에 맞춰 전환율을 1%대로 책정하면 벌어질 사태를 예상해보면 짐작될 일이다. 전세는 주택구입 자금이 부족할 경우의 무이자 대출 구실도 했다. 갑작스럽게 강제력을 더할 때의 파장, 그 후속대책까지 챙겨둬야 할지 모른다. 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고치거나 월세 부담을 경감하는 법안을 만들고 여차하면 과태료를 물리는 법안을 만든다는 부동산 입법 만능주의에서 벗어나길 권한다. 한쪽에서 부질없는 전세 소멸론이나 월세 정상론을 펴는 정치권이 한심스럽다.

비대면 수요증가로 ICT 대기업 몸집 키웠다…3개월간 회사편입 17곳 증가

용윤신 기자 2020-08-05 15:19

대규모기업집단(대기업) 64개의 소속회사가 지난 석 달 사이 17곳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비대면 수요 증가로 정보통신기술(ICT)사가 대기업집단의 계열 편입이 많았다.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7월 말까지 최근 3개월 간 발생한 대규모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변동 내용을 5일 공개했다.기업집단 제도는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 대상인 대기업을 지정해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해 각종 규제를 가하는 제도로 지난 1987년 처음 도입됐다.공정위 발표 결과 기업집단 64개의 소속회사는 지난 5월 1일 2284개에서 지난달 31일 2301개로 17곳이 증가했다. 이 기간 소속회사 변동이 있었던 대규모기업집단은 32개이다. 26개 집단은 총 56곳을 소속회사로 편입했다. 사유는 회립 24개, 지분취득 18개, 기타 14개였다. 같은 기간 23개 집단이 총 39곳을 소속회사에서 제외했다. 사유는 흡수합병 3개, 지분매각 9개, 청산종결 14개, 기타 13개였다. 공정위는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비대면 수요의 증가세에 부합해 ICT 주력 대기업집단의 디지털 콘텐츠 및 온라인 서비스 관련 업종의 계열편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지난 석 달간 신규 편입 회사가 많았던 집단은 SM 6개, 카카오 5개 등이었다. 반면 코오롱과 다우키움은 각각 4개를 제외했다.먼저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웹 실시간 통신기술(Real-Time Communication RTC)회사인 리모트몬스터회사를 인수하고 카카오엠이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 회사 3곳을 인수해 콘텐츠사업을 확장했다. 넷마블은 애니메이션 영화 및 비디오물 제작 회사인 키링을 인수했다.네이버는 인터넷 정보매개 서비스업 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코리아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보험서비스업 회사인 앤에프보험서비스를 각각 신규설립했다.부동산 관련업에서 지분율 감소로 계열제외 되거나 친족독립경영 인정으로 기업집단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있었다.SK는 SK디앤디가 설립한 3개 부동산리츠(REITs)회사를 유상증자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는 이유로 계열제외했다.세종=용윤신 기자 yonyon@viva100.com2020년 5월 1일 ~ 7월 31일 소속회사 수 변동 현황

[] 공공 재건축, 실효성 논란으로 시작해서 되겠나

2020-08-05 13:56

모처럼 주택공급안이 된 8·4 대책을 둘러싼 잡음으로 시작부터 개운치 않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이 5일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공공 재건축)을 둘러싸고 “양측에 이견이 없다”고 밝히긴 했다. 서울시가 공개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부정적으로 언급했다가 번복한 것을 두고 이른 말이다. 50층 재건축단지에 대해 ‘35층 룰’ 유지가 서울시 입장이었다. 드러내놓고 찬성하기 힘든 방식인 것은 어쨌건 사실이다. 다른 무엇보다 기존 서울시 주택정책 근간을 흔드는 대책이다. 그동안은 민간 재건축 사업 정상화와 재건축의 공공성 강화에 주안점을 뒀다. 반감을 갖지 않는다면 도리어 이상할 정도다. 이보다 더한 문제는 용적률 최대 500%, 층수 최고 50층으로 풀어놓고 개발이익 90% 이상의 공공분양·임대 기부채납 형식으로 ‘목줄’을 채운 것이다.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고심은 이해한다. 그래도 공공성 강화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조율했어야 한다. 정부의 다급함이 대책을 내놓기가 무섭게 삐걱거리게 했다. 서둘러 봉합했어도 부동산 안정을 저해할 불쏘시개까지 깨끗이 치워진 건 아니다. 다시 봐도 이번 주택공급 방안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공공 재건축 도입과 층고 완화가 핵심이다. 노는 땅, 안 쓰는 땅을 긁어모아 고밀도 개발로 도심 내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판단 자체는 진일보한 셈이다. 22번의 대책에도 집값이 안 잡힌 걸 보면 최소한 틀리진 않았다. 그러나 정부 의지대로 ‘투기를 근절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분기점’이 되는 회심의 승부수일지는 아직 안개 속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짓는 것은 공급 대책에서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졸속이 공공 재건축이라는 사업 방식으로 인해 새로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투기 수요를 자극하거나 투기 조장 대책이 되지 않아야 한다. 공공성 강조에 반비례해 실효성이 떨어져서도 안 된다. 강남이나 여의도는 공공 재건축 메리트가 적어 매력을 덜 느낀다. 수익을 환수한다는데 기존 재건축과 다른 방식, 기부채납(공공 기여) 등의 방식에 뛰어들 재건축 단지가 얼마나 될까. 만만치 않은 변수다. 수요 억제 일변도 정책이 아닌 것은 평가한다. 주택 공급 효과가 큰 도심 재건축의 장점을 못 살리면 기피주택으로 전락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하지 못한다. 실효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기대이익 환수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할 수 있다. 시작은 흔들렸지만 과정과 결과는 그러지 않길 바란다.

[] 밥상물가 안정은 왜 시장에만 맡겨놓고 있나

2020-08-04 14:16

4일 발표한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먹거리 시장에는 딴 세상이 펼쳐진 듯하다. 코로나 여파로 3월(1.0%), 4월(0.1%), 5월(-0.3%) 등으로 하강하던 소비자물가는 6월(0.0%)의 마이너스 물가를 벗어나 7월(0.3%)엔 반등했다. 그런데 주시할 것은 따로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나 오른 7월 기준 신선식품지수다. 어패류 등을 뺀 신선채소류 물가는 16.5% 급등으로 모자라 계속 오르고 있다. 통상 이 정도면 물가 잡기에 비상이 걸려야 정상이다. 정부 대처법은 날씨 영향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 거의 전부처럼 비쳐진다. 소비자의 주된 관심사가 장마로 채소류 출하가 큰 폭으로 줄어 물가가 다락같이 오른 이유는 아닐 것이다. 밥상물가(식탁물가) 또는 장바구니물가가 걱정스러운 것은 경기가 좋지 않고 고용불안이 심화하기 때문이다. 배추 같은 품목은 50% 넘게 오르기도 했다. 상추, 고구마, 양파도 30%대 급등세를 보였다. 채소 앞에 ‘금배추’, ‘금겹살’ 등의 ‘금’ 자를 붙이는 서민들 귀에는 생활물가지수 보합이라는 말이 곧이들리지 않는다. 저성장 속 저물가로 활력이 떨어졌다고 해도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린다. 식품 개별 가격은 서민 경기 온도계나 다름없다. 장바구니물가 상승의 원인을 확실히 짚었다면 걸맞은 가격 관리 대책도 나와야 한다. 신선어개류와 신선과일을 합쳐도 1년 8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9년 만의 최장기 장마 지속 등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19 전개를 지켜보며 시장에 맡겨놓으면 처방이 나올 수 없다. 7월 통계는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간 괴리를 키울 요건이 됐다. 공급 부문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산지 가격부터 점검하고 물가총동원령이라도 동원해 물가 상승을 억제할 단계적인 방안을 지금 시행해야 할 것이다. 식품물가 고공 행진을 시장에만 맡겨놓으면 안 되는 이유는 더 있다. 다음달 추석물가 관리는 통제 불능 상태가 된다는 사실도 그중 하나다. 경기 불안과 고용 침체 속의 밥상물가 급등이 미칠 타격을 경시해 선제적인 대책을 놓쳤으면 후속대책이라도 제대로 내놓아야 한다. 축산물 가격도 올라 외식이 경제적이라고 말할 지경이다. 가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야기다. 식량 해외의존도까지 높은 나라로서 먹거리 가격 폭등에 무신경해서는 안 된다. 0%대 소비자물가에 안주해 서민 장바구니 부담의 원인만 피상적으로 살피고 흐지부지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밥상물가 안정에도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 수출규제 2차 보복 피해 최소화 준비됐나

2020-08-03 14:06

한·일관계의 시한폭탄과 같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가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고 있다. 4일 0시를 기해 일본제철의 PNR 주식 압류명령 효력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일본 불매운동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일본이 2차 보복 조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나돌면서다. 법적으로 11일 0시까지 일본제철의 즉시항고 시한은 남아 있지만 피고 기업의 자산매각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생각할수록 일본이 수출규제를 한 것은 천만부당하다. 그러나 일본은 전범기업 자산을 현금화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우리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적반하장의 태도를 바꿀 의사가 없어 보인다. 지난해 8월 2일 백색국가 제외 외에도 국제기구 등에서 사사건건 우리 발목을 잡아 왔다. 이번에는 한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과 송금 규제 등 금융 쪽을 묶는 방안까지 일부러 흘리고 있다. 전범기업 자산 매각 절차를 단념시킬 목적이 다분하다. 여의치 않으면 행동에 나선다는 암시다. 수출규제 품목을 늘리는 등의 추가 보복 가능성도 상수로 두고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압류명령 효력은 발생했다 하더라도 파국을 막을 시간이 완전히 없지는 않다. 상호주의에 입각하면서도 끝까지 외교 노력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맞대응은 하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중단 카드 등 신중하게 다룰 사안도 있다. 고순도 불화수소를 제외한 반도체용 소재의 전면 수출 중단에 덧붙여 전기차 배터리 소재, 정밀화학 원료 등으로 전선을 넓혀갈 경우의 수도 있다. 추가 보복 수위가 얼마가 됐건 대입 수입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의 국산화와 걸리는 시간까지 벌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데 그럴 시간이 부족하다. 일본제철 자산 현금화 명령 이후는 지금과 다를 것이다. 일본 정부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보복 가능성을 낮게 봐서는 안 된다. 아베 일본 총리는 지지율 추락의 돌파구로 한국 때리기를 택할 수 있다. 우리와 안보·경제·방역 공조는 기대 난망이다. 그들 스타일대로 우리 기업 자산 동결 등 다각적인 방안을 궁리했을 것이다. 블랭크마스크 등 규제 대상 반도체 소재도 추가 대상이 될지 모른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 때의 긴장 모드로 돌아가 준비해야 한다. 수출규제가 실패작으로 끝났다는 판단은 잠시 유보할 시점이 됐다. 협력 국면 전환이 어렵다면 이전보다 치열해질 한·일 경제전쟁 앞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 선진국들의 백신 사재기, 지켜보고 있어야 하나

2020-08-02 14:14

선진국들의 과도한 백신 확보전이 가열되고 있다. 마스크를 쓰라는 의학적·과학적 방역 지침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국가에서도 백신에 대해서만은 패닉 바잉(panic buying) 같은 양상을 보인다. 이에 대해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 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주말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적극 개입과 중재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지지하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신 사재기 주도 국가들을 뒤집어보면 국제기구의 주도적 위치에 있는 국가들인 까닭이다. 경계할 것은 코로나 리더십과 관련된 방역의 정치화다. 현재 WHO의 백신 공동구매에 동참하기로 한 우리나라도 백신 확보전에 나름대로 애쓰고는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백신 생산을 계약한 것도 백신 확보의 일환이 된다. 국내 업체들이 조기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면서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각국 움직임을 지켜볼 만큼 한가롭지 않다. 공중보건위기 대응에서 자국이기주의 흐름을 그냥 구경할 여유는 없다. 생산량이나 전개 상황에 따라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른다.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적절한 시장가격과 공급으로 만나는 구조가 깨질 만한 악조건이다.따라서 우리도 백신 후보물질의 국내 물량 확보에 관한 협력의향서 체결 등을 보다 실효성 있게 유지하면서 백신 사재기에 대비할 때다. 일본 정부까지 나서 개발 중인 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맺어 미리 백신의 주인이 정해지는 상황이다. 실비로 팔지 않는 이상, 백신 가격싸움은 피할 수 없다. 가격 인상을 노린 사재기가 아닌 물량 조절의 문제로 번지면 계산법은 한결 복잡해진다. 선진국들은 민간업체에 천문학적 개발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까지 투여분 우선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코로나 백신 개발을 돕는다며 3차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집행이 늦춰진 바람에 ‘전적인 지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염병 시대가 재연되면서 지속성, 안전성을 갖춘 백신은 코로나19와 싸울 필수 무기다. 물론 바이러스 저항 능력이 인간의 백신 개발 속도를 추월해 성공적인 개발과 그 이후를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일부 선진국의 백신 사재기에 대해 WHO가 나선다 해도 과연 어떤 개입·중재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우리 정부도 수요 초과에 대비해 백신 물량 확보에 비상한 외교력을 동원해야 하는 이유다. 비재난상황의 수요와 공급 법칙은 언제라도 맥을 못 추고 무너진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규제의 역설> 최성락

조진래 기자 2020-08-01 07:00

어느 나라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를 만든다. 규제의 많고 적음, 규제의 적합성 여부 등을 놓고 그 나라에 대한 평가가 결정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규제는 선의(善意)로 시작한다. 국만을 위해, 나라를 위해라는 명목으로 개발되어 보편화되고 진화한다. 하지만 어느 나라든 ‘규제의 역설’이 뒤따른다. 당초 기대했던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와 원래의 의도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규제 도입으로 인해 엄청난 분란과 갈등이 조장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규제의 역설과 관련한 국내외 사례들을 소개한다. 정책 책임자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 로베스 피에르의 ‘우유 파동’ - 프랑스 대혁명 후 집권한 급진파 자코뱅당의 로베스 피에르는 우유 값이 계속 올라 국민들이 힘들어하자 일정 가격 이상으로 유유를 파는 행위를 엄하게 처벌하는 조치를 내렸다. 덕분에 가격은 내려갔다. 하지만 시장에서 우유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사료값을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가격이 낮아 적자가 나니 목장 주인들이 시장에 우유를 내놓지 않았던 것이다. 국민들은 암시장에서 훨씬 더 비싼 가격으로 우유를 살 수 밖에 없었다. 정부는 이번에는 목초 사료 가격을 낮춰 목장주인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시장에서 사료가 사라졌다. 우유 값은 더욱 폭등했고 덩달아 치즈 등 유제품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국민들에게 저렴한 유유를 제공하려던 선의가 오히려 국민들을 더 힘들게 만든 것이다. 결국 로베스 피에르는 길로틴 처형장으로 향하는 신세가 되었다.* 코브라의 역설 - 영국 신민 정부는 인도 식민지에 코브라가 너무 많아 위험하다고 보았다. 이에 코브라 개체 수 감축을 위해 코브라를 잡아오는 사람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코브라를 잡아 와 포상금을 챙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신고 수는 줄고 코브라 수는 더 늘어만 갔다. 알고보니 포상금을 노리고 집집마다 코브라를 사육해 키웠던 것이다. 결국 지원금 정책은 폐지되었고, 값어치가 없어진 코브라들은 숲속으로 버려졌다. 이후 오히려 코브라에 다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다.* 옐로스톤 늑대의 패러독스 - 옐로스톤은 미국 중부에 위치한 자연공원이다. 미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면적이 한국 전체 11분의 정도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그런데 너무 많은 늑대가 사슴은 물론 목축 농가의 가축까지 해치는 바람에 골치거리였다. 정부는 늑대 수를 인위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총과 덫을 사용해 늑대몰이에 나섰고, 늑대는 결국 멸종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천적이던 늑대의 공포가 사라지자 이번에는 사슴 수가 폭증했고, 마을 피해는 오히려 더 커졌다. 결국 공원 측은 13마리의 늑대를 다시 공원에 풀어놓기로 결정했다. 늑대가 다시 엘로스톤에 나타나면서 숲의 생태계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 교통사고를 더 늘리는 교통표지판 - 영국 런던의 켄싱턴 하이스트리트는 유명 쇼핑가로 늘 교통이 붐비는 곳이었다. 온갖 교통표지판이 거리 미관을 크게 해쳤다. 지자체 정부는 과감하게 거리에 늘어져 있는 교통 표지판을 치워버리기로 결정하고, 거리에 있던 교통안전 시설물의 95%를 없애 버렸다. 그러자 교통사고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안내 표지판이 없으니 차들이 서행 안전운전을 하기 시작했고, 보행자들도 조심스럽게 거리를 다니게 되어 사고 전체가 줄어든 것이다.* 건강을 해치는 건강 검진의 역설 - 건강 검진을 자주 하면 사람들이 더 건강해져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실상은 정반대라고 한다. 건강에 계속 신경을 쓰는 것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다. 마음 속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건강하려고 노심초사하는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어 버렸다. 우리와 달리 유럽은 건강 검진이 많지 않다고 한다. 병을 발견하기 위해 해 마다 건강 검진을 하는 것과, 그냥 검진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 중에 후자를 택하는 것이 건강에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 2008년 금융위기 부른 클린턴 대통령의 ‘닌자론’ -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사태로 시작되었다. 집을 구매할 때 집값의 10%만 자기 돈이 있으면 나머지 90%를 은행에서 빌려 주었다. 당시만 해도 집값이 계속 오르던 상황이라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자와 원금을 갚을 능력이 안되는 사람들이 속출하면서 결국 서브 프라임 사태가 터졌다. 2000년대에 은행들이 아무에게나 집 살 돈을 빌려준 것은 1990년대 클린턴 대통령이 실시한 닌자 론(대출) 때문이었다. 클린턴은 가난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집을 갖게 해 주고 싶었다. 소득이나 직업, 자산이 없어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 있도록 했는데 이것이 주택 버블 붕괴와 함께 재앙이 되어 되돌아온 것이다.* 노동자 소득을 더 감소시키는 최저임금제 - 경제원론 교과서를 보면 최저임금에 관해 ‘노동자들의 소득을 증가시키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를 어렵게 하는 정책’이라고 기술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월급이 조금 오르는 이익과 일자리를 잃는 손실을 비교하면 후자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노동자 복지를 중시하는 유럽 국가들이 최저임금제를 엄격히 시행하지 않는 이유도 이 제도가 실질적으로 노동자의 복지를 증진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고 본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에 최저임금을 16.4%나 올리자 실업률이 0.1%포인트 올랐다. 실업률 통계에서 0.1%는 5만명이다.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정부와 공공기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다.* 실업자를 늘린 ‘비정규직 보호법’ - 외횐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계속 늘어나자 2007년 7월에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이 만들어 졌다. 2년 이상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려면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거나 최소한 무기계약직으로 바꾸어 주도록 의무화했다. 2008년 이후 확실히 비정규직은 줄고 정규직은 늘었다. 하지만 더 많은 비정규직들은 기간제나 파견제 비정규직에서 시간제 비정규직으로 이동했다. 기업의 일자리 자체도 줄었다. 소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이익을 보는 결과 속에, 상대적으로 괜찮았던 비정규직 일자리만 없애는 결과를 낳았다. * 특성화고 취업을 막은 ‘학생 안전대책’ - 2017년 11월 제주도에서 현장 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육부는 이듬해 3월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 실습에 대해 새로운 규제를 만들었다. 정부 심사를 받고 안전 기준을 통과한 기업에만 현장 실습을 허용키로 했다. 졸업 전 현장 실습 후 미리 취업하는 것도 금지했다. 6개월이었던 기업 현장실습 기간도 3개월로 줄였다. 더 이상 현장실습에 나갈 수 없게 되니 다칠 일도 없었다. 기업들도 도움이 안되는 학생들을 일부러 받아 일을 가르칠 필요가 없었다. 이전에는 졸업 후 취업이라는 약속 하에 학생들을 받아 가르쳤으나 이제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현장실습생을 받으려 정부에 신청하고 심사받는 기업이 나올 리 없었다. 결국 특성화고 졸업생들은 백수가 불가피해졌고, 학생들은 대학 진학 쪽으로 눈을 돌렸다. 2017년 32.8%였던 대학 진학률이 2019년에는 42.5%로 껑충 뛰었다. 특성화고에 들어갈 이유도 없어졌다. 진학자 수가 2017년 8만 1894명에서 2018년에는 7만 8630명으로 줄었다. * 강사 일자리를 없애는 ‘대학 강사법’ - 계약직이라 신분 보장이 안되어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시간 강사들을 돕기 위해 2018년 11월에 대학 강사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4대 보험도 들어주고 신분 보장도 해 주고 방학 때 임금도 주자는 취지였다. 시간 강사는 4개월 정도 계약단위인데 강의 시간에 따라 보수를 받았다. 3학점을 맡으면 한달에 5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대학 강사법이 만들어지면서 시간 강사를 채용할 경우 1년 동안 임기가 보장되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3년까지 재계약을 보장해 주도록 했다. 하지만 강사들이 오히려 이 법을 반대했다. 2019년 8월부터 이 법이 시행되자 실제로 8000명 정도의 강사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대학 강의 구조를 간과한 탓이었다. 교원으로 대우받게 된 시간강사는 최소한 9학점을 맡아야 했다. 당연히 한 명은 3년 계약이 보장되지만 나머지 더 많은 강사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정부가 대량해고 사태를 막으려 지원금까지 주었으나 전체 강사의 15%가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장애인들이 반대한 장애인 지원정책 - 2019년 7월 장애 등급제가 폐지되어 경증 장애인에게도 도우미 서비스가 제공되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중증 장애인들이 거리로 나와 정부 규탄시위를 벌였다. 경증 장애인까지 8만1000명의 장애인들이 도우미 서비스를 받게 해 주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관련 예산이 그만큼 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중증장애인으로 도우미 서비스를 받았던 사람들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받아야 했고, 결국 서비스 부실로 이어졌다. 저임금으로 꾸리던 도우미들이 오전 혹은 오후로 나눠 중증 장애인을 돌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 석유부국 베네수엘라를 빈국으로 만든 ‘마진 30%룰’ -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는 포퓰리즘 정책의 대표적인 나라로 평가된다. 석유로 번 돈을 복지라는 이름으로 마구 뿌려대다가 석유값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정작 베네수엘라를 빈국으로 내 몬 진짜 이유는 마구로 대통령이 만든 ‘마진 30% 룰’ 때문이었다. 원가에서 30% 이상 이윤을 붙여 팔면 기업주를 구속시키고 사업체를 몰수해 국유화토록 한 이 법이 문제였다. 마진 30%면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이 경우 기업이 생산한 모든 물건이 다 팔린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손실만 날 뿐임을 간과한 것이다. 유통 기한이 짧은 농수산물에서 이 제도의 한계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마진을 챙기다간 구속될 상황이니, 기업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기업활동을 접는 것 밖에 없었다. 실제로 3년 동안 무려 80%의 기업체가 사라졌다. 국민을 위하려던 규제가 국민의 삶을 망친 셈이다. * 빈부격차 해소에 실패한 부유세 - 많은 유럽 복지국가들이 부유세를 도입했다. 스웨덴이 대표적이다. 1970년대 소득세 최고세율이 87%에 이를 정도였다. 소득 증가에 따른 연금 추가징수 등을 감안하면 결국 세율이 100%가 넘었다. 순자산 자체에도 4%의 부유세를 부과했다. 견디다 못한 부자들이 엑소더스를 택했다. 유명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이 독일로 이주했고, 그러자 스웨덴 영화산업도 쇠락했다. 프랑스 부자들도 탈출 러시를 보였다.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부유세를 피해 떠난 사람들의 자산이 2000억 유로에 달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정부가 거둔 부유세가 36억 유로였다. 36억 유로 벌자고 2000억 유로를 놓친 셈이다. 독일도 금융자산에 세금을 뭉터기로 내리자 이를 비금융자산으로 옮기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불렀고 서민들의 월세난이 야기됐다. 이후 유럽 대부분 나라들이 부유세를 포기하고 있다. 2019년에 스페인 벨기에 노르웨이 스위스 4개 나라만 부유세를 운용하고 있다. 스위스도 세율이 0.1%에 불과할 정도다. * 게으름을 퍼뜨린 ‘동일노동 동일임금’ - 1848년 2월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프랑스 정권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같은 임금을 받도록 하는 정책을 펼쳤다. 우선적으로 적용된 업종 중 하나가 재봉사들이었다. 하지만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을 열심히 하나 농땡이를 펴나 똑같이 임금이 받으니 열심히 일을 할 필요가 없었다. * 일자리 줄인 푸드 트럭 활성화 조치 - 2014년부터 한국에서 푸드 트럭 허가가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교통이나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곳들은 대부분 불법 포장마차들이 들어서 있었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없는 곳에 푸드 트럭 영업을 하니 당연히 수익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정부가 불법 포장마차를 푸드트럭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 전에 7개 포장마차가 있었던 자리에 이젠 4대의 푸드트럭만 자리하게 되었다. 더욱이 추첨으로 3개월 동안만 한 장소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바람에 경쟁률이 심했고 결국 3개월 짜리 임시 일자리가 되어 버렸다.* 막걸리 시장을 축소시킨 ‘중소기업적합업종’ - 2010년에 중소기업을 위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부활했다. 대기업이 진출해 있던 막걸리 시장에도 변화가 왔다. 2000년대 중반부터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고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판매를 한 덕분에 우리나라 막걸리 경쟁력은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게 되었다. 2007년에 17만㎘ 수준이던 출고량이 2011년에는 45㎘를 넘어설 정도였다. 하지만 2011년에 막걸리가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시장은 곧바로 하락세로 돌았다. 대기업은 더 이상 연구개발을 하지 않았고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도 없고 영업 루트도 없었다. * 관세보복과 대공항 야기한 관세전쟁 - 경제학자들은 1929년 대공황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스무트-할리법’을 든다. 1929년 5월과 1930년 3월에 각각 미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이 법은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올리자는 게 핵심이었다. 미국 산업을 지키려는 특단의 조치였다. 당시 미국 경제학자들이 파장을 고려해 극렬히 반대했지만 수입품 2만여개에 평균 59.1%의 고율 관세가 부과됐다. 그러자 다른 나라들도 미국 수출품에 대해 고율이 관세를 매기며 무역 보복에 나섰다. 수출이 어려워지니 미국 근로자들은 해고 당하고 수입은 줄고 상품 구매도 줄어 결국 대공황을 불렀다. * 전통시장 매출을 줄이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 한국은 2011년부터 대형마트에 대해 한 달에 2번 의무휴업을 강제하고 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연구에 따르면 이후 대형마트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급격히 감소했는데, 전통시장 역시 급격히 감소했다. 조춘한 교수 연구에 따르면 대형마트를 가지 못한 소비자들이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 대신 대형 슈퍼마켓으로 간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대형마트가 의무휴업하는 날 주변 상가들의 매출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 소비자 가격을 높인 ‘단말기유통법’ - 2014년 10월부터 단말기 유통법구조 개선법이 시행됐다. 과도하고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단말기 유통구조를 만들어 이용자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통신사들은 통화 품질이 비슷해 가격 외에는 소비자를 유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싼 가격으로 기기를 판매했고, 다른 통신사 고객을 빼오려 다양한 할인 혜택을 주었다. 단통법은 보조금 최대한도를 35만원으로 책정했기에 소비자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정부는 당초 단통법을 시행하면 단말기 업체들이 가격을 낮춰 공급하리라 기대했지만 제조사들은 그렇게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해외 판매가격과 비교해 국내에서만 낮춰 공급할 수도 없었다. 결국 가격은 낮아지지 않고 단말기 보조금만 줄었다. 이익을 본 것은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어든 통신사들 뿐이었다. * 가격 폭등을 부른 비트코인 규제 - 비트 코인 광풍이 불자 2017년 10월에 정부의 규제책들이 발표됐다. 정부는 비트 코인을 사기 위한 해외송금을 금지하고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비트코인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을 막았다. 그런데 한국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폭등했다. 비트코인은 원래 나라마다 가격 차가 크지 않은 구조였음에도 한국만 예외적으로 크게 올랐다. 규제 때문이었다. 세계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한국에 들어올 수 없었고, 그래서 한국의 비트코인 가격은 훨씬 비쌀 수 밖에 없었다. * 실무능력을 도외시한 로스쿨 임용규정 - 현재 한국에서는 25개 대학에서 로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로스쿨위원회는 각 로스쿨에서 어떤 교수를 채용하는지를 보고 점수를 매긴다. 자질 미달의 교수를 뽑지 말고 실력있는 교수를 선발하라는 취지다. 그런데 2016년 당시 법조 경력 30년에 유고전범재판소 재판관을 15년 동안 역임했던 권오곤 국제법연구소장의 모 로스쿨 행이 좌절되는 일이 발생했다. 위원회가 만든 논문 연구 평가 점수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논문 실적이 5년간 150점이 넘어야 하는데 권 소장은 80점이었다. 그를 채용하면 로스쿨 평가점수가 깎이기에 어느 대학도 그를 받아줄 수 없었다. 교육부의 법학교육위원회 논문 평가 기준을 그대로 베껴 온 것 탓에, 실무능력을 가르치는 로스쿨에서 이론점수만 집착해 일어난 해프닝이다. * 산학 협력을 가로막는 ‘산학협력법’ - 대학 교수는 다른 곳에서 돈을 버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대학이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상업화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이 지적되자 정부가 산학협력법을 만들었다. 학교에 산학연 협력 기술지주회사를 허용하고, 대학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려는 기업의 대주주가 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문제는 기술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20% 이상을 보유토록 한 규정이었다. 그렇지 못하면 5년 이내에 주식을 모두 팔아야 했다. 기업이 다른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받게 되면 지주회사 지분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2020년 1월에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였던 AI 스타트업 수아랩이 2300억원에 팔렸는데, 2015년에 이 회사에 1억원을 투자했던 서울대 기술지주회사는 한 푼도 벌지 못했다. 20% 룰 때문에 2017년에 이미 지분을 전량 매각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뒤늦게 10%로 기준을 낮췄으나 별 차이는 없었다. * 지키면 더 불리해 지는 ‘공정력 제도’ - 2012년 1월에 정부는 대규모 점포와 준 대규모 점포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을 지정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각 지자체는 이 법에 의거해 조례를 만들고 해당 지역 대형마트들은 의무휴업에 들어갔다. 이 때 지자체 조례에는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해야 한다’고 한 반면, 법에는 ‘지정할 수 있다’로 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대형 마트들이 지자체의 일방적 조치에 항의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코스트코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고 지침을 따랐다. 그런데 행정소송에서 지자체 의무휴업 규제가 위법으로 나왔다. 코스트코도 당연히 다시 예전처럼 휴일 영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서울시에서 이것이 위법이라며 영업정지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규제할 때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그 규제는 정당한 것으로 본다’는 행정소송법 상 ‘공정력’ 규정 때문이었다. 정부 규제에 토를 달지 않았던 코스트코이니 영업을 재개해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공정력 제도는 규제에 순응하면 오히려 불리해진다는 역설적 교훈을 알려준 사례로 기록된다. * 빠져서 이득 본 대학평가 - 2015년에 교육부는 대학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대학을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입학생 수를 조정하도록 했다. 각 대학을 특성화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 표면적인 목적이었다. A~E까지 등급을 매겨 A를 받으면 정원 유지, B는 10% 감축, C와 D는 30%와 50% 감축토록 했다. E등급은 퇴출이다. 교육부는 대학이 자원해 대학평가를 받으면 지원금을 주지만, 자원하지 않으면 정부 사업 참여나 지원금은 없다고 공고했다. 몇 몇 대학이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평가가 이뤄졌고, 2015년 대학평가에서 D, E 등급을 받은 대학들이 지역사회 여론을 업고 거세게 저항했다. 특히 사립대학을 정부가 문 닫게 할 수 있느냐는 항의가 거셌다. 2010년대 말이 되면서 더 이상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정원은 줄고 등록금 수입도 줄었다.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들은 이런 불이익에서 벗어나 정원도 그대로 유지하고 등록금도 줄지 않았다. 결국 2019년이 되어 이 대학 구조조정은 유야무야되었고 대학 정원 조정은 각 대학 자율조정으로 넘겨졌다. 정부 규제를 무시하고 따르지 않은 대학은 나아졌고, 정부 방침을 따른 대학들은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 큰 어려움을 겪은 사례다.* 파산자 늘리는 고리대금 이자규제 - 현재 은행 등 금융기관의 법정 최고 이자율은 연 24%다. 20%인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많은 나라들이 고리대금 이자율을 규제하지 않는다. 이자율을 너무 낮추면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리는 사람은 대개 신용등급 7등급 이하다. 대부업자들은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고려해 적정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이자율을 정한다. 2019년부터 연 이자율을 27.9%에서 24% 로 낮추자 당장 대부업자들은 신규 대출을 줄였다. 2017년 하반기에 3조3640억원을 대출했다가 2019년 상반기에는 2조862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그 결과 파산 신청이 줄을 이었다. 2018년 파산 신청자가 4만3402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4만5642명으로 5% 이상 늘었다. 개인회생신청자도 1300명 가량 증가했다.* 도박 중독을 심화시키는 카지노 입장 제한 - 정선 강원랜드 카지노는 한 번에 10만원 이상 베팅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 외에 입장 제한 규제도 있다. 도박 중독을 막기 위해 한 달에 15일까지만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2개월 연속해서 15일을 출입하려면 리조트 카드를 의무적으로 발급받고 중독예방 의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3달 사이에 30일 이상 출입하는 사람도 의무교육 대상이다. 하지만 이 규제 때문에 정선을 들어가지 못하는 중독자들이 가는 곳이 온라인 카지노 혹은 카지노 같은 불법 카지노들이다. 실제 도박 중독자들은 합법 도박이 아닌 불법도박에서 대부분 나온다. 최대한 합법적인 도박 영역으로 묶어 두어야 도박 중독을 줄일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 부동산 입법, 의석 앞세워 의사봉만 두드리면 다인가

2020-07-30 14:08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부동산 법안 처리는 30일까지 사흘째 속전속결로 이어졌다. 여당의 파죽지세에 야당은 본회의에 참석하고 표결에는 불참하는 걸 빼고는 거의 속수무책이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의 일방 상정과 표결 처리를 거친 임대차 관련법들을 비롯해 종합부동산세 등 징벌적 과세 법안들에 대한 본회의 처리는 모두 시간문제로 남아 있다. 소관 부처 업무보고와 소위원회 심사, 찬반 토론 절차 등을 가볍게 건너뛰고 본회의에 직행하는 것이 국회 일상사처럼 됐다. 이미 벌려놓은 7·10 부동산 대책 등이 시장에 전달되려면 법제화가 선행될 부분은 분명히 있다. 다만 그것이 강행 처리를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부동산 문제는 주무장관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언급처럼 정책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며 효과를 보기도 할 것이다. 이 논리는 22번에 걸친 부동산 대책에 똑같이 적용해도 통한다. 그래서 더욱 무소불위의 폭주를 멈춰야 한다. 거대여당이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다. 부동산 관련법 중에는 시장경제 근간을 흔들고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반헌법적 요소가 없지 않다. 그런데도 개헌 빼고 뭐든 다 되는 의석수를 무기로 입법을 감행한다면 법을 통과시켜주는 통법부(通法府)와 다르지 않다. 틈만 나면 꺼내는 전 정권 책임론도 보기에 심히 좋지 않다.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은 노무현 정부에서 만든 규제 덕이라는 주장은 그 일단이다. 심지어 20대 국회까지 소환한다. 야당 반대로 후속대책을 통과 못 시킨 후유증에 떠넘기는 식이다. 책임을 논하자면 정책 실패가 먼저다. 누구 잘잘못을 탓하기 전에 현 정부 책임이다. 국회 상임위 소위원회에서부터 찬찬히 살피지 않고 전체회의와 본회의에 뚝딱 상정해 의사봉만 두드리면 되는 것인가.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부동산 입법이 민심 악화에 대처하는 방식이라 해도 내용적으로나 절차적인 정당성은 확보해야 한다. 독재적 발상은 멀리 있지 않다. 본회의에 이르기까지 야당 패싱을 하고 다수결 원리 뒤로 숨는 모습이 바로 그 일종이다. 7월 국회에서 부동산 입법 처리가 완료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11월까지 끌고 갈지 모른다는 조급함은 버려야 한다. 처리신속한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라도 지켜질 금도가 있다. 부작용이 덜 일어날 방안도 고심해야 하는 게 부동산 입법이다. 최소한 집값을 낮출지 올릴지 분간은 해야 한다. 또다시 기본 중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 임대차보호법 처리가 더 이상 나쁜 선례가 되지 않길 바란다.

[] 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 예고된 부작용은 어찌하나

2020-07-29 14:03

더 이상의 추가 유예는 없었다. 29일부터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날부터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신청을 하는 아파트단지가 적용 대상이다. 갖은 부동산대책에도 집값 상승이 지속되자 강행에 힘을 실었다. 선분양 턱걸이를 위해 하루 전까지 주요 정비사업장들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많은 신규 사업장들은 연말까지 추가 유예를 바랐으나 시간적 여유를 얻지 못해 심의에 묶이게 됐다. 신규 아파트 가격 안정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 분양가상한제다. 택지비와 건축비에 정부가 허용하는 적정 이윤 등을 보장해 그 이하로 가격을 제한하는 제도다. 분양가는 지방자치단체 분양가 상한제 심사위원회의 적정성 심사를 통과해야 받게 된다. 그렇게 하면 주변 시세 대비 10~20% 수준으로 분양가가 낮아진다고도 한다. 아직 추측 수준이다. 국토연구원 보고서로는 서울 주택매매가격이 연 1.1%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까지 내다본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기존 집값이 하락하는 효과까지 기대하는 정책 당국의 바람처럼 흘러 집값 안정에 기여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시작부터 신축아파트 품귀 현상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부터 떠안고 출발하는 것도 한계다. 서울을 중심으로 상한제를 피한 밀어내기 물량이 소진됐다. 후분양을 검토한 대규모 단지들이 있는데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성 하락으로 4분기 공급 절벽도 훤히 내다보인다. 청약시장 대기 수요 증가는 안 그래도 심각한 전월세 상승을 더 부추길 게 뻔하다.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와 세제 강화, 분양가상한제가 잘못 혼재됐을 때는 타격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종전보다 분양가가 낮아질 가능성 하나만 믿고 정책을 시행했다면 필시 그런 결과가 나온다. 정부 의도가 좋더라도 처음부터 절반의 실패를 안고 가선 안 된다. 부동산 세법들은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전망이다. 관련법에 맞물려 다음주 내놓을 주택 공급 대책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특히 서울시내 주택 공급량의 70~80%를 차지하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물량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내년과 내후년에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 급감이 예견되는데 집값 불안정 요인을 만들어놓는 건 어리석다. 집값이 내려가거나 올라가거나 실수요자들이 못 사는 일이 빚어지지 않아야 한다. 용적률 상향, 층고 조정 등에 당정이 이전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조율하기 바란다. 청약시장 과열, 전월세시장 불안, 주택 공급 절벽 등에 맞춰 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의 예견된 부작용부터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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