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
  • 페이스북
  • 검색
  • 전체메뉴

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날아라 푸른 청춘' 하늘은 나이를 묻지 않는다

4060 동호회 '매일비행'
모형기 매력은 하늘·도전, 비용부담 적어 취미로 강추!

입력 2014-09-16 20:05

모형비행기가 활주로를 힘차게 박차 올랐다. 푸른 하늘이 보였다. 막혔던 가슴이 탁 뚫린다. 파란 배경에 흰색 구름이 끝없이 펼쳐진 창공을 모형비행기는 거침없이 날고 있다.

모형항공기 비행 모습



"취재 나오셨는데 한 번 해 보시겠습니까?"



복잡해 보이는 조종기를 보니 선뜻 엄두가 나질 않는다. 땅에서 움직이는 자동차는 멈추면 되지만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는 멈추면 곧바로 추락이다.

일단 모형비행기를 하늘로 띄운 상태에선 조종을 못해도 금방 자세를 고쳐 잡을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내본다. 배터리로 움직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소음은 적지만 땅을 박차 오르는 힘은 엄청나다.

모형비행기가 하늘로 높이 뜬 상태에서 조종기를 넘겨받았다. 왼쪽, 오른쪽 똑같이 생긴 조이스틱. 시원하게 하늘을 날고 싶어 조이스틱을 움직일 때마다 비행기가 자꾸만 휘청거린다. 그러다 그대로 힘을 잃고 땅으로 추락하는 순간 조종기를 넘겨야 했지만, 잠깐이나마 느낀 손맛은 깊은 여운이 남는다.

16일 오후 2시 서울 가양동 가양대교 근처 조그만 공터에 모형비행기를 양손에 든 40~60대 액티브 시니어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었다. '매일비행' 동호회 회원들이다. 손바닥 만한 헬리콥터부터 1m 남짓 크기의 비행기까지 자신이 직접 만든 항공기가 한 자리에서 만났다.

 

2014091701000227300020971
한국모형항공협회 이재우(왼쪽 넷째) 이사와 '매일비행' 회원들이 16일 서울 가양동 가양대교 근처 공터에서 다양한 크기와 기종의 모형 비행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윤여홍 기자

 

 

 

동호회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모형비행기의 매력은 '하늘'이다. 어린 시절 '추억'과 현실의 답답함에서 벗어나는 '자유', 그리고 파일럿이 되고 싶었던 '꿈'을 찾아 모형비행기를 하늘로 날린다.

올해로 3년째 모형비행기를 즐기는 이종훈(44·포토그래퍼)씨는 "어린 시절부터 해보고 싶던 취미였고 비행기가 좋아 한때는 파일럿이 되고 싶었다"며 "대리만족이지만 하늘을 경험한다는 사실이 즐겁다"고 웃는다.

8년 경력의 김진성(58·자영업)씨는 "모형비행기를 시작하며 하늘을 보게 됐다. 시원한 하늘을 보고 그곳에 비행기를 날릴 때 느끼는 자유로움이 매력"이라며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하늘을 보는 습관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매일비행' 회원이자 한국모형항공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이재우(59)씨는 "모형비행기 즐기며 먼 곳을 보다 보니 당뇨 망막증으로 흐릿했던 눈이 놀랍도록 맑아졌다"고 자랑한다.

모형비행기의 또 다른 매력은 '도전'이다.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기 위해 비행 지식은 기본이다. 혹시나 모형비행기가 부서져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중학교 때부터 모형비행기를 즐기며 국무총리 상까지 수상한 이기환(54·방송 드라마세트 팀장)씨는 일명 '공방장'이다. 직접 모형비행기를 제조하고 수리하는 뛰어난 손재주가 있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는 "모형비행기를 조립한다고 무조건 하늘을 나는 건 아니다"며 "바람을 읽고 비행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이 굉장히 크다"고 전문가다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놀이 문화는 있는데 놀이터가 없다." 이기환씨의 우려처럼 모형비행기를 즐기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공간이 부족하다. 협소한 공간에서 모형비행기를 날리다 보니 주변에서 무인비행기 오인 신고가 들어오기도 한다.

이재우씨는 "모형비행기는 좋은 취미이자 한국 항공기술 발전에 중요한 연구분야"라며 "세계적으로 모형비행기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한국은 제대로 된 비행장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그는 이어 "한국관광공사에 버려지는 골프장을 모형항공협회에 임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아이디어는 채택됐으나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취미의 선택 기준 중 하나가 '비용'이다. 모형비행기는 다양한 모델이 있는 만큼 저렴한 것도 많다. 초보자라면 20만~30만원이면 충분하다. 특히 조종이 익숙하지 않은 시작단계에는 이륙과 착륙 과정에서 파손이 잦기 때문에 무리해서 비싼 걸 살 필요는 없다.

하늘을 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브릿지경제 핫 클릭

   이 기사에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