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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부장님~ 오후엔 형!… 음악으로 하나된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밴드동호회 '스펙트럼'

입력 2014-09-24 20:50

"4~5명이 하나돼 음악을 연주하다 보면 직위도 나이도 모두 사라져버려요. 그 순간 모두가 음악을 사랑하는 형제가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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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공연장면 (사진제공=스펙트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은 매일 밤 직장인 동호회 구성원들의 목소리로 부산하다. 마치 대학 동아리건물처럼 사측에서 마련한 공간에는 오늘도 댄스, 여행, 검도, 배드민턴, 색소폰, 통기타, 풋살 동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직장 스트레스를 거침없이 날려버린다. 

그중에서도 터줏대감격인 밴드 동호회 스펙트럼은 1994년 창단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1기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는 세대와 갓 입사한 신입직원까지 회원 수만 100명이 넘는다. 공성진 회장은 "창단멤버부터 신입까지 구성원은 다양하고 등록된 팀만 17개, 그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팀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각자 시간을 나눠 회사가 마련해준 동아리실에서 매주 2회 정도 손발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동호회라고는 하지만 매주 화요일에는 강사를 초빙해 교습받을 만큼 구성원들의 열의는 남다르다. 권태훈 강사는 "처음에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르치다 보니 모두들 열정이 대단한 것이 느껴진다"며 "일하면서 시간이 부족할 텐데 열정으로 수준이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 심지어 MT를 가도 공연계획을 잡더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중년의 한 신입회원도 "혼자 연습하다 보니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이렇게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연습하다 보니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4~5명이 한 팀인 밴드들은 매 분기별 공연을 통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연말에는 이중 잘하는 팀을 선발해 삼성그룹 전체 계열사 밴드의 친선공연인 SSF(Samsung Sound festival)에도 참여한다. 공성진 회장은 "삼성전자 기흥, 수원사업장에서 주최하고 홍대에서 진행되는 SSF는 사내 아나운서를 불러 진행하고, 홍대 인디뮤지션이 심사를 보는 큰 규모의 행사"라며 "프로들이 봐도 인정할 만큼 실력도 좋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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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직장인밴드 '스펙트럼'

 


음악에는 남녀노소가 없다. 자연히 음악에 취하고 나면 임원과 신입사원의 구분도 사라진다. 정주현 부회장은 "직장이라는 곳이 친해질 수는 있어도 우정을 쌓기는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서로 즐기려 만나다 보니 다들 순식간에 친해지더라"며 "임원과 사원은 물론이고, 강사 선생님과도 딱 두 번 만나고 형.동생이 됐다"고 말했다. 

동호회 구성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음악이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고 입을 모았다. 업무 스트레스는 모두 기타와 드럼 소리에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회사를 나선다고. 정주현 부회장은 "처음 시작해 자기소리만 듣다가 몇 달이 지나 서로의 소리를 조율하고 합이 맞아떨어질 때의 기분은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르가즘? 카타르시스? 아니 마약 같다고 설명해야 할 것 같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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