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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화장'은 세월 오래 산 사람들이 찍은 영화"

김훈 문장의 힘 영상으로 옮기기 힘들어

입력 2014-10-05 19:43

<부산영화제>질문에 답하는 임권택 감독<YONHAP NO-0404>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월석아트홀에서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화장’ 기자회견에서 임권택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여태껏 만든 작품들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화장’ 연출 권유를 받았습니다.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화장’을 연출한 임권택(80) 감독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월석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화장’은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죽어가는 아내(김호정)를 곁에 두고 젊은 여직원(김규리)을 사랑하게 되는 한 남자(안성기)의 갈등을 다룬다. 생에 대한 의지, 성에 관한 본능, 삶의 어둠과 밝음, 죽음의 두려움과 생의 절실함 등 상반되는 여러 가치들이 담겨있다. …

임 감독은 영화의 경력만큼이나 오래된 세월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오래 살았다고 해서 명작이 찍힌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은 후 “살아온 나이만큼 세상과 우리 삶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이야말로 세월을 오래 산 사람들이 찍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 했다.

촬영은 1년간 띄엄띄엄 진행됐다. 김훈 작가의 짧고 힘있는 글을 영상으로 옮기는 일은 거장의 손 끝에서도 힘든 작업이었다.

그는 “문장이 가진 엄청난 힘을 영상으로 드러내는 과정이 정말 어려웠다”며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계속 느끼면서 찍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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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장’의 주연 안성기와 김호정. 안성기는 죽어가는 아내를 두고 내적 갈등을 하는 오 상무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이번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죽어가는 아내로 분한 김호정의 연기다. 그는 작품에서 거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환자를 연기하면서 실제 삭발에다 성기까지 노출했다.

임 감독과 처음 인연을 맺은 김호정은 “연기를 못 하면 어떡할 지 많이 불안하고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적으로는 좀 괴로웠지만 자신감을 갖고 성기 노출 장면을 수월하게 찍었다”며 “에너지를 많이 소비해야 하는 장면이기에 거기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임 감독의 102번째 영화인 ‘화장’은 ‘씨받이’(1987), ‘하류인생’(2004), ‘천년학’(2007)에 이어 4번째로 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국내에는 올 하반기 개봉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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