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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하루씩 벌써 11년…음악에 정들다

2004년 결성…4050멤버 7명 일주일에 1~2번 만나 합주
멤버 성격·수준 음악적 색깔 등 맞아야 오래가

입력 2014-11-18 13:50

직장인밴드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정든밴드 합주실 (사진=윤여홍 기자)

 

 

경기도 용인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는 이동현(55)씨는 일주일에 두 번, 동작구 사당동 합주실을 찾는 게 삶의 낙이다. 그 순간만큼은 밴드 드러머. 그는 직장인밴드 정든밴드의 드러머다.

이씨는 고교시절 우연한 기회에 음악을 접한 후 프로 뮤지션을 꿈꿨다. 미국 이민을 떠나면서 꿈을 접어야 했던 이씨는 다시 한국에 돌아와 사업을 하면서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7080직장인밴드’ 카페를 통해 정든밴드에 합류했다.

정든밴드는 2004년 결성돼 벌써 11년차다. 이동현씨를 비롯해 보컬 조영민(52·회사원)씨, 보컬 김명섭(50·자영업)씨, 기타리스트 김정훈(52·교통안전공단 근무)씨, 키보디스트 옥현정(42·피아노학원 운영)씨 등 총 7명이 멤버다.



“차 검사를 받으러 온 조 회장과 함께 7080카페에 간 게 발목을 잡았어요. 현장에 가보니 우리가 학창 시절에 즐겨 부르던 노래가 흘러나오더라고요. 우리도 못할 게 뭐 있나 싶어 밴드를 결성하게 됐죠.”당시를 떠올리며 웃는 김정훈씨와 동창인 조영민씨가 주축이 돼 결성된 밴드가 ‘정든밴드’다. 학창시절 함께 기타를 치며 우정을 쌓았던 두 사람은 졸업 후 각자의 생활로 바빠 잊고 지내다 조씨가 의정부 사업소에 자동차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김씨를 만나면서 인연이 돼 밴드 결성까지 이르렀다.

정든밴드의 이름 ‘정든’은 김정훈씨의 ID에서 따왔다. 처음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직장인밴드 특성상 멤버가 자주 바뀌었고 창단멤버인 김씨조차 메탈에 심취해 잠시 외도했다 돌아오는 사건(?)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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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밴드는 1주일에 1~2회씩 모여 연습한다. 매 연습 때마다 가장 좋은 소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토론과 회의를 거친다.(사진=윤여홍기자)

 

  

현재 멤버들은 평균 7년 이상 밴드에 몸담으며 일주일에 1~2번씩 음악적 교류를 나누고 있다. 이날의 연습곡은 스웨덴밴드 유럽의 ‘더 파이널 카운트다운’과 봄여름가을겨울 ‘어떤 이의 꿈’. 흩어져 있던 소리를 모아 화음을 맞추자 작은 연습실은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한 곡을 마친 뒤 가장 좋은 소리를 찾기 위해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보컬 위치를 바꾸고 키보드 음을 한 톤 높이거나 낮춰보기도 한다. 누구도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 없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10년간 함께 했던 밴드 결속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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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밴드 멤버들. 가운데 어린이는 키보디트 옥현정씨와 기타리스트 이영실씨의 2세 이제광군이다.(사진=윤여홍 기자)

 

 

오랜 시간 밴드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커플도 탄생했다. 키보디스트 옥현정씨와 기타리스트 이영실씨가 그 주인공. 인터뷰가 있던 날 이씨는 집안사정으로 불참했지만 이들의 2세 제광군이 연습에 참여했다. 옥씨는 “함께 지방 공연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랑이 싹트게 됐다”며 “아들 제광이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밴드 연주곡을 들어선지 요즘 아이돌 가수 노래보다 ‘해야’같은 노래를 더 좋아한다”고 웃는다. 옥씨는 “제광이가 커서 밴드를 하겠다면 적극적으로 밀어주겠다”라고 덧붙인다.

정든밴드의 보컬이자 회원수 4500명의 온라인카페 ‘7080직장인밴드’ 회장을 맡고 있는 조영민씨는 밴드가 긴 시간 지속되기 위한 조건으로 멤버들의 성격과 음악적 색깔, 수준을 꼽는다. 그래서인지 ‘정든밴드’에는 프로 뺨치는 실력을 갖춘 멤버가 적지 않다.

85학번인 보컬 김명섭씨는 1986년 오아시스 레코드에서 음반을 취입한 준프로가수다. 김씨는 “당시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에 출전한 친구들이 많았다”고 회상한다. 임시 베이시스트 강호용(45·회사원)씨도 전문가 수준의 세션맨이다. 고교시절부터 프로가수들의 세션을 도맡았던 강씨는 이른바 ‘절대음감’의 소유자. 노래방 음악제작의 달인으로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정든밴드는 아마추어밴드 1인자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밴드 결성 초창기에는 SBS 라디오 ‘김창렬의 올드스쿨’ 직장인밴드 경연대회를 비롯해 원주 시니어직장인밴드 경연대회, 제1회 컴패니 록 콘테스트 본선에서 인기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MBC ‘일밤-오빠밴드’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은 지양한다. 정든밴드 멤버들은 프로그램 이슈를 위해 TV에 출연하기보다 음악을 즐기고 역량을 키우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입을 모은다.

보컬 김명섭씨는 “나이 들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했고 드러머 이동현씨도 “밴드활동을 하다 보면 노화가 늦춰지는 것 같다. 주위에서 동안이란 얘기도 종종 듣는다”며 “음악활동을 통해 일상업무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고 예찬한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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