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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빠진' 말고 '술 빠진' 송년회 개봉박두

'문화 송년회'로 한해 마무리하는 기업들

입력 2014-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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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문화 송년회를 이어가는 ‘에이텍’ 직원들은 올해도 다양한 공연을 보며 연말을 보낼 예정이다. 작년 연말 뮤지컬 ‘삼총사’를 관람한 직원들이 기분 좋은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 제공=에이텍)

 

 

“문화예술을 활용하면 직원 사기 진작과 기업성과를 높일 수 있어요. ‘문화경영’을 위한 첫걸음은 ‘술’ 대신 ‘문화’로 즐기는 송년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대기업 위주로 문화 송년회가 이뤄줬다면 최근에는 중소기업들이 더 적극적이고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문화경영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피알와이드 이재철 대표는 기업 내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연말 송년회를 제안한다.

1차·2차·3차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술자리는 직장인의 연말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 잔 더 하자’고 붙잡는 상사와 어쩌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부하 직원의 묘한 대립은 연말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 대표는 “문화경영이 잘 되는 기업일수록 다양한 볼거리로 꾸린 송년회가 즐겁다”며 “요즘 트렌드는 ‘빨리 먹고 집에 가자’는 분위기다. 좋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공연·스포츠를 즐기는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며 연말을 보내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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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문화 송년회를 이어가는 ‘에이텍’ 직원들은 올해도 다양한 공연을 보며 연말을 보낼 예정이다. 작년 연말 뮤지컬 ‘삼총사’를 관람한 직원들이 기분 좋은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 제공=에이텍)



◇ ‘생존 그 이상의 가치를 위하여’ 중소기업 송년회 풍경

‘생존’을 절대 가치로 여기는 중소기업은 사내 복지 프로그램이 부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는 2008년부터 ‘문화경영 우수 사례집’을 발간하며 중소기업들의 문화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2014년 우수사례로 소개된 서린바이오사이언스의 작년 송년회는 기업 내 대강당에서 이뤄졌다. 한 해를 정리하는 결과 발표와 사내 직원들이 직접 준비한 난타 공연으로 구성된 송년회에 그 흔한 술은 없었다.

경영지원본부 조성환 매니저는 “회장님이 문화경영에 관심이 많아 송년회도 특별하게 꾸미는 편이다. 직원들의 참여와 반응이 좋아 올해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접하는 교통카드 단말기 시스템을 제작한 에이텍도 특별한 연말을 준비 중이다.

경영기획팀장 이동운 부장은 “술 먹는 송년회가 어느 순간부터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다”며 “5년 전부터 부서별로 공연과 스포츠를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돼 직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준호 과장은 “CEO의 경영방침에 의해 회사 방향이 결정되는 중소기업의 특성상 제대로 문화경영을 하는 곳은 오히려 대기업보다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이라며 “실제로 문화경영이 잘되는 기업일수록 이직률이 줄고 직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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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로 모든 연령대가 좋아하는 뮤지컬 ‘킹키부츠’는 올해 송년회를 맞아 가장 인기가 많은 공연이다. (사진 제공=CJ E&M)



◇ ‘보다 체계적이고 거대하게’ 대기업 송년회 풍경

지난 2일 시작한 뮤지컬 ‘킹키부츠’의 연말은 단체 관람객 맞이에 분주하기만 하다.

공연 홍보를 담당한 CJ 마케팅팀 지승연씨는 “현재 웅진씽크빅, 아시아나항공, CJ프레시웨이 등 200여개 기업이 단체 관람을 신청한 상태다”라며 “밝고 경쾌한 분위기에 모든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인 듯하다”고 설명한다.

화이트·블루칼라가 섞여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팀별로 선호하는 문화 송년회가 조금씩 다르다. 일반 사무직 은 ‘킹키부츠’처럼 앉아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즐긴다면 몸을 움직이는 현장 팀은 스포츠 활동을 선호한다.

아시아나항공 홍보팀 백상영씨는 “회사 내 팀이 많아서 다 같이 모이기는 힘들지만 팀별로 연말을 보낸다. 올해 운항기술팀은 배드민턴을 하며 한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고 전한다.

피알와이드 이재철 대표는 “문화 송년회를 시작으로 ‘문화경영’이 제대로 시행되면 기업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경기가 안 좋아질수록 고유 테마를 가지고 함께 즐기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가는 지속성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문화경영=사내 동호회 운영이나 단체 공연 관람 등 회사가 직원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해 건강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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