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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엘사… 접고 펴고 종이에 생명을 불어넣다

한국종이접기협회 창작마니아교실
게임중독 빠진 어린이, 집중력 강화 도움

입력 2014-12-16 10:56

마법이다. 강사의 손놀림에 색종이가 완벽한 지느러미를 지닌 물고기로 변신했다. 가위, 풀 같은 도구는 필요없다. 손은 그저 거들뿐 오롯이 색종이 한 장이면 충분하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국종이접기협회는 격주로 열리는 마니아를 위한 창작교실 수업을 듣는 어린이 수강생들로 주말에도 분주하다. 대다수 수강생들이 어린이들이지만 50대 여성 수강생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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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 종이접기협회는 마니아를 위한 창작교실 수업을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종이접기협회 이송윤 사무국장, 수강생 오원진 어린이, 오규석 작가, 이인섭 작가

 

 

종이접기
제24회 전국종이조형작품공무모전어린이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셜리와 마이클’.

한국종이접기 협회 이송윤 사무국장은 “어린이 수강생이 다수지만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다양한 수강생들이 찾는다”는 귀띔이다. 

 

창작교실에서 만난 오원진(추계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는 “종이접기를 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지난 8월에는 코리아 종이접기컨벤션에 부엉이를 출품하기도 했다”고 두 눈을 반짝인다. 

 

오군의 아버지 오대성(43)씨는 “초등학교 입학 전 방문교사의 권유로 종이접기를 시작했는데 몇 시간씩 앉아서 종이를 접으니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이 대부분 게임에 빠져 있는데 종이접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에서 멀어졌다. 공간, 지각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계속 시킬 생각이다”고 말한다. 



◇ 종이접기 매력에 빠진 수의학도 VS 촉망받는 20대 젊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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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회 코리아 종이접기 창작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유태용 작가의 ‘엘사’.

종이접기 하면 ‘학 천마리’ 접기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최근 종이접기는 단순한 교육용 도구에서 예술의 경지로 옮겨가고 있다. 

 

창작교실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이인섭(22)씨는 약관의 나이지만 최근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종이접기 작가 중 한 명이다. 

 

6살 때 처음 종이접기 매력에 빠진 그는 제16회 코리아종이접기 창작 공모전에서 ‘물총새’로 은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 중 용을 변형한 ‘러스터 드래곤’은 일본 오리가미 하우스의 러브콜을 받아 용을 주제로 한 종이접기 책에 도면이 실리기도 했다. 

 

깡마른 체구에 수줍음을 많이 타지만 집중력 하나는 타고 났다는 게 주변사람들의 평이다. 

 

실제로 ‘러스터 드래곤’은 기획기간만 2개월, 실제 종이를 접는 시간은 10시간 가량 걸렸다고. 아직 대학생인 이씨는 “종이접기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지만 취미나 특이한 능력이 경쟁력인 시대에 종이접기는 적절한 선택”이라며 “작품에 만족한 적이 없는 만큼 계속 작품 활동을 할 생각”이라고 밝힌다.

종이접기 작가이자 7만9000명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종이접기 카페 운영자 오규석(40)씨의 사연도 남다르다. 초등학생 시절 종이접기 매력에 빠졌던 오씨는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했지만 군 제대 후 게임회사에 입사해 종이접기를 교육용 게임애니메이션에 접목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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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준 작가의 작품 ‘충무공’.

 

‘한반도의 공룡 입체 종이접기’, ‘물고기와 바다 종이접기’, ‘아이 좋아 종이접기’ 등 교육용 저서도 다수 발간했고 얼마 전에는 한국종이접기 작가그룹 작품집 ‘레종 데트르 2014’가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도록 앞장서기도 했다.

‘단풍잎’이라는 작품은 오씨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린 작품. SNS를 통해 오씨의 작품을 접한 페이퍼폴링닷컴 운영자 사라 아담스가 오씨의 허락을 받아 작품 만드는 과정을 공개했고 덕분에 오씨는 유튜브에서도 알아주는 종이접기 스타작가가 됐다.

 

오씨는 “보통 30분 안팎에서 만들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취미가 종이접기라고 하면 오타쿠처럼 바라보는 이들도 있지만 피규어를 만드는 것처럼 정적인 취미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 종이접기, 이제 학업과 산업에 접목한다

종이접기는 다른 취미처럼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종이 한 장만 있으면 누구나 입문할 수 있다. 

 

책을 사서 도면을 연구해도 되고 온라인에 활성화된 카페나 작가들의 SNS에 만드는 방법을 질문할 수도 있다. 

 

협회와 열성적인 회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출범한 코리아종이접기컨벤션은 벌써 5회를 맞았다. 

 

매년 8월 셋째 주 토요일, 일요일에 열리는데 한 주 전에 열리는 도쿄컨벤션에 참석한 작가들을 연계 초청하기 위해 일부러 이 날짜를 선택했다는 게 이송윤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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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이접기협회에 전시된 다양한 종이접기 작품들.

 


한국종이접기협회는 종이접기가 단순한 취미 활동에서 벗어나 창작자들의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종이접기의 대가 서원선 작가의 작품은 화장품 CF에 활용되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종이접기는 색채 발달과 인지발달, 정서함양 등에 도움이 되며 수학교구, 미술교구로도 활용할 수 있는 취미”라며 “최근 몇 년 사이 종이접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아직 창작 저변은 넓지 않은 편이다. 

 

종이접기를 산업 및 학업과 접목시켜 더 많은 창작자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속내를 전한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사진=윤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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