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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펀드매니저의 귀농…"맨땅에 헤딩? 귀농엔 안 통해요"

[귀농·귀촌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산수유 키우는 귀농인 우희석씨

입력 2015-01-08 09:00

세종시 부강면 노호리에서 산수유 나무를 키우는 우희석(57)씨는 크게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소득을 묻는 기자에게 그는 “지난해 산수유 묘목을 출하해 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기본 경비를 제하고 나면 크게 남는 것은 없지만 앞으로 기대되는 바가 크다”고 밝은 표정이다.



우씨가 이곳에 정착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지난 1977년부터 2006년까지 그는 군복무 기간 3년을 제외하면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보험전문기관인 코리안리(전 대한재보험)에서 억대의 연봉을 받으며 펀드매니저로 일해 왔었다. 그런 그가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귀농을 결심한 것은 다름 아닌 삶의 만족도 때문이다.

 

귀농인 우희석씨
우희석씨가 자신이 지은 황토방 앞에서 산수유 묘목을 손질하고 있다.

 

우씨는 “펀드매니저로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심해 2006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귀농을 결심했다”며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아도 직장 생활의 만족도가 엉망이라 과감하게 서울 생활을 청산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가 하던 업무는 해외 투자로 미국 국공채를 비롯해 해외 주식과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일이었는데 매일매일 와 닿는 업무 스트레스가 결국 귀농으로 이끈 셈이다.

그러나 우씨의 귀농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그에게 농업은 전혀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이다.

“금융업의 펀드매니저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을 선택했으니 상상 만해도 힘겹지 않나요. 전혀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어려웠을 뿐 아니라 주변의 주민들에게 자문을 구하려 해도 기본 정보에 대한 이해도가 약해서 쉽게 알아듣지도 못했지요.”

게다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귀농해 결국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작목에 대한 아이템도 선정하는 등 우여곡절을 적지 않게 겪었다.

그러나 이젠 어느 덧 세월이 흘러 우씨의 농장도 점점 규모가 커가고 있다. 귀농 후 심은 산수유 묘목에서 이젠 열매까지 수확하기에 이르렀으며 농장 또한 3000평에서 추가로 7000평을 매입해 1만평에 이른다.

게다가 지난해에 자신의 황토집을 완성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여유로운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따금 동호회인 ‘몸 펴기 생활운동’에도 참여하는 등 점차 귀농 생활이 안착돼가고 있다.

우씨는 “농장이 커지다 보니 요즈음 묘목 보러 다니기 바쁘다”며 “산수유 열매는 한약재로도 많이 쓰이는데 지난해에는 산수유 열매의 씨 빼는 기계까지 구입한 상태”라고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우씨는 이제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정도가 됐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세종시 귀농귀촌연구회 부회장직까지 맡아 귀농인들의 정착에 자신의 성공사례 등을 소개함은 물론 서로의 정보를 나눌 예정이다.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우씨는 2가지 주의 사항을 당부했다.

“먼저 땅이나 집이나 선뜻 구매하지 말고 귀농을 1년 정도는 경험한 후에 구매 여부를 결정해야 실수나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 농업기술센터 등 전문 기관에서 다양하고 취미에 맞는 것을 공부한 후에 귀농에 대한 구체적인 것을 설계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세종=박기성 기자 happyday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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