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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사태 혼돈 속으로… 최선 vs 최악의 시나리오는

입력 2015-07-06 17:17

브릿지경제 문은주 기자 = 그리스 국민이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안을 거부함으로써 그리스 상태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 외신들은 그렉시트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고 분석하면서도, 양측이 모두 그렉시트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희망은 남아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최선과 최악의 결말을 짚어봤다.

 


◇ 최선의 시나리오는? … 3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민투표를 통해 일단 채권단 협상안에 반대한 ‘민심’이라는 든든한 내 편을 얻었다. 그러나 한숨 돌리기에는 이르다. 당장 20일까지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빌린 돈 35억유로를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일 전에 3차 구제금융에 합의하는 것이 그리스로서는 가장 최고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IMF의 채무 상환일이었던 6월 30일을 기점으로 채권단과의 격렬한 밀고 당기기 이후에도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해왔던 만큼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한번에’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그리스에 댈 수 있는 유일한 산소호흡기는 ECB의 긴급유동성지원(ELA) 확대뿐이다.

긍정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또 다른 시나리오로는 2주 안에 합의까지는 이끌지 못하더라도 ELA 증액과 함께 유로안정화기구(ESM)같은 기관을 통한 브릿지론(임시자금 대출)을 통해 급한 불을 끄고 8월까지 시간을 버는 방법이 있다.

ECB가 ELA를 증액한다면 그리스는 현 시리자 정부 또는 새로운 내각 등과 함께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체결해 유로존에 남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국민투표 개표 결과가 반대로 가닥이 잡히자 ECB에 ELA 증액을 요청한 것도 이런 시각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그리스 시중 은행들이 확보한 유동성은 10억 유로 수준뿐이어서 예정대로 7일부터 은행 영업을 재개하려면 ELA를 받지 않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의 사임이 ELA 확대 가능성을 열어줄지도 관심사다. 앞서 바루파키스 장관은 국민투표 결과가 ‘찬성’일 경우 사임한다고 밝혔지만 명백한 ‘반대’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6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했다. ELA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정치적 혼란을 잠재우고 채권단의 그리스 정부에 대한 적대감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가 재협상 기회를 얻으려면 일단 넘겨야 할 두 번의 변수가 있다. 6일 ECB 회의, 7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회의 등 2건의 회의가 재협상 가부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채권단이 종전과 같이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경우 6일 ECB 회의에서 ELA 확대를 전면 반대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날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 수장들의 정상회담이 열린 만큼 하루 더 지켜보다가 7일 이후 다시 ELA를 논의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어 최악의 상황으로 쏠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최악의 결말은?…ELA동결 → 디폴트 →그렉시트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반대’ 결과 이후 앞으로 펼쳐질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가장 큰 난제는 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에 ‘긴급유동성지원’(ELA) 지원을 계속할지 여부다. 구제금융과 별개인 ELA는 시중 은행이 자금난을 겪을 우려가 있을 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각국 중앙은행이 ECB의 승인을 받아 공급하는 금융 프로그램이다. 현재 그리스는 ECB가 ELA 한도를 증액 하지 않으면 은행들의 현금 고갈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스 정부는 당장 오는 7일부터 은행들의 영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지만 뜻대로 되려면 ECB의 ELA 증액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은 5일(현지시간) ECB가 오는 6일 ELA를 현재 한도 890억 유로 수준에서 결정하면 그리스 은행권에 남아있는 현금은 10억 유로 밖에 되지 않기에 자동인출기(ATM)로 공급할 수 있는 현금이 이번 주 중으로 바닥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CB가 자금줄을 끊는다면 그리스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의 자금 소진을 일시적으로 막기 위해 차용증서인 ‘IOU’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IOU는 연금 지급이나 공무원 급여 등 국내 결제만 가능할 뿐 대외 결제는 불가능하다. IOU로 버티다가 결국 채권단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지 못하면 자체 화폐인 드라크마를 발행할 공산이 높고 사실상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나아가게 된다.

ECB가 그리스에 ELA 한도를 증액해 준다 해도 ECB의 채무 35억 유로를 갚아야 하는 오는 20일이 또 다시 사태의 분기점이 된다. 그전까지 원만한 합의점이 나오지 못하면 그렉시트 위험성이 또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CB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곧 ECB가 그리스 은행들이 보유한 국채 담보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돼 ELA를 완전히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은주 기자 joo0714@viva100.com, 권익도 기자 kid@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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