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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시급 6030원… 勞 “빈약한 상승” vs 使 “자영업 한숨”

입력 2015-07-09 16:59

내년도 최저임금 6천30원으로 결정<YONHAP NO-0175>
박준성 최저임금위원장이 9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제12차 전원회의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은 올해보다 8.1%(450원) 오른 6030원으로 결정됐다. 이 같은 소식에 중소기업·소상공인계가 유감을 표하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연합)

 

브릿지경제 노은희 기자 = “프라프치노 한잔 가격이 5000원을 넘는데 제 시급이랑 비슷한데요?”



까페에서 5개월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이준희(23)씨는 “최저임금 1만원 이야기 나와서 기대를 했었는데, 물가인상과 함께 최저시급도 같이 올라야 생활이 가능지 않겠냐”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반면 수원에서 작은 음식점을 하고 있는 김민영(42)씨는 “주방장 월급에 임대료, 재료비 등에 아르바이트생 6명의 오르는 임금을 더해봤더니 생각보다 타격이 꽤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인건비, 세금, 각종 기타 공공 요금은 다 오르고 메르스 여파로 불황의 늪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닥칠 일이 걱정”이라며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9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보다 450원(8.1%) 오른 6030원으로 결정됐다. 역대 최저임금 인상액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인상 폭은 지난해 7.1%(370원)인상폭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며 월급으로 환산하면 126만27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하지만 근로자위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의결된 인상안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잘못된 결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용자는 영세기업의 부담을 늘렸다고 불만, 최소 두자릿수 인상을 기대한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난을 외면했다고 비난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최저임금 시급 인상은 절박한 생존의 갈림길에 선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에 미흡한 결과”라며 “적잖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30인 미만 영세기업의 추가 인건비 부담액이 2조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인한 내수 부진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됐다”며 “최저임금 근로자의 88%가 근무하는 영세 기업과 소상공인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과다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도산과 신규채용 축소 등이 잇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1만원은 아니라도 최소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대했는데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절박한 생계난을 외면한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박성식 대변인은 “어느 때보다 인상률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컸는데 이를 배신한 결정”이라며 “이의제기 과정을 밟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달 15일로 예정된 총파업에서 이번 인상안 결정을 규탄하고 애초 목표인 시급 1만원 달성을 위해 투쟁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도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려 내수활성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낮은 인상률이라 실망스럽다”며 “저소득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소득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제도개선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이의제기 과정을 밟기로 했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을 무조건 높이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기초연금이나 근로장려세제 등의 보완으로 저소득 근로자가구의 소득을 보강해주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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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최저임금인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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