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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앞두고 조용한 제일모직 주주들… 삼성물산과 다른 풍경

합병반대 적대주주 없고, 합병비율 제일모직에 유리

입력 2015-07-15 17:16

물산모직결혼
삼성물산과 다르게 제일모직 주주는 모두 합병을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물산 합병 홈페이지에 있는 웹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야기’ 캡처

 

브릿지경제 유혜진 기자 = “난 이 결혼 반댈세!”



신랑 김물산 군 집 안팎에서는 이런 소리가 들린다. 신부 모직 양 쪽은 조용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17일 예정된 결혼식을 기다릴 뿐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동시에 투표해 합병을 결정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삼성물산 주총에만 관심이 있을 뿐 제일모직에는 관심이 없다. 제일모직도 같은 날 주총을 갖는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주총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결정되면 두 회사 주가가 모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라는 가치와 합병 효과에 거는 기대 덕이다. 합병이 무산되면 실망감 때문에 두 회사 주가가 단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삼성물산 일부 투자자는 합병을 반대하고 제일모직 주주는 그렇지 않다.

합병의 주체는 삼성물산이나 제일모직이나 마찬가진데, 왜 두 회사에 대한 반응은 전혀 다를까.

일단 삼성물산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 소액 주주 등이 합병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제일모직 투자자 중에는 합병에 반대하는 적대주주가 없다. 합병 성패에 따라 두 회사 주가 흐름이 같지만 주주 입장이 다른 것이다.

합병비율도 주주들이 반대하지 않는 큰 이유다. 제일모직 주주에게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 1대 0.35가 유리하다.

삼성물산 주주에게 합병을 반대하라고 권한 의결권 자문회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제일모직 주주에게는 합병을 찬성하라고 했다. ISS는 제일모직 주주에게 주총 안건 1호인 삼성물산과의 합병에 대해서 1대 0.35의 합병 비율을 따를 것을 권고했다. ISS는 삼성물산 주식에 대한 주식시장의 저평가는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합병 거래를 유리하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에 안건에 대한 찬성은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시장에서는 두 회사 지분을 모두 가진 투자자라면 두 주총에서 모두 합병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쪽에서 찬성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굳이 합병을 무산시켜 주가를 끌어내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당장의 주가만 보고 결정한다면 물산군과 모직양의 결혼을 축복해주는 게 합리적이다. 물산군은 결혼하면 미래가치(바이오 등)가 높은 신부를 맞는다. 모직양은 결혼하면 현재 자산이 많은 신랑과 함께한다. 투자자는 이들 결혼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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