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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제2 빅 마켓’ 부활… 건설업계는 반기면서도 ‘지켜보자’

입력 2015-07-1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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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현대건설이 시공한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4-5단계 완공 당시 모습.(사진제공=현대건설)

 

브릿지경제 한장희 기자 = 이란이 핵을 포기하면서 우리나라 건설사들도 반기고 있다.



2010년 경제제재 이후 5년 만에 빗장이 풀리는 이란 시장은 중동시장 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경제제재 전 이란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는 모두 45개(하청 포함)이며, 수주건수는 91건, 수주실적은 12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전세계를 상대로 우리나라 건설수주 중 18위에 해당하며, 중동국가 중에서는 8위다. 다만 우리나라가 2010년, 제재에 동참하기 이전의 상황에 비쳐본다면 전체 6위이고, 중동에서는 5위다.

2016년 이란의 건설시장 규모는 15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2013년 887억달러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해건협은 내다봤다.

이란의 지하자원 매장량은 엄청나다. 석유 매장량이 세계 4위에다 천연가스 매장량도 세계 2위여서, 우리 건설업체의 플랜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이란은 낡은 유전 설비를 정비하고 가스전을 새로 개발하는 데 앞으로 3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측됐다.

항만,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새로 건설하는 사업에도 2300억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란 건설시장이 연간 6.7%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상당한 수주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해외 건설 공사 경험이 많고 시공능력이 우수한 대림산업, GS건설, 현대건설 등이 큰 수혜를 볼 전망이다. 대우건설도 80년대 도로공사 이후 이렇다 할 수주가 없었던 이란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테헤란 무역관도 지난 2월 작성한 이란 시장 진출전략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이란 진출시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재은 대외정책연구소 이란 전문가는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재원 형태가 불안정해 제때 기성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며 “유동성 측면에서 문제 발생 소지가 크기 때문에 기업은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 정부 재정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발주처의 예산으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재기간과 마찬가지로 설계·조달·시공(EPC)과 금융을 동시에 요구하는 사업 위주로 발주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란 진출 유력 건설사들도 경제제재 해제 분위기를 반기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란에서 공사 중단돼 수주잔고가 약 1200억원에 달하는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아직 낙담하기 이르다”며 “가능성을 점검하며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제재 해제 국면에 접어든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진출과 관련해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중으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돼 있고, 제재 해제도 올해 말에 가서야 확정되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뛰어들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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