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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호실적으로 '승자의 저주' 부를 수 있다

6개월새 주식가치 1조가량 늘어…주가 더 오를 듯
인수자 부담 증가…인수기업 가치 훼손될 수 있어

입력 2015-07-19 16:05

대우증권1

 

하반기 중 매물로 나올 예정인 KDB대우증권이 인수합병(M&A)시장의 또 다른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시가 살아나면서 대우증권의 기업가치도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증권사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대우증권도 마찬가지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39%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127.9% 증가했다.

호실적에 주가도 화답하고 있다. 연초 1만100원이었던 대우증권의 주가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1만6000원으로 58.42% 늘었다.

덕분에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대우증권 지분가치도 늘었다. 현재 산업은행 보유 대우증권 주식은 총 1억4048만1383주(43%)다. 이를 17일 주가(1만6000원)로 환산하면 2조247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한다면 대우증권 인수가는 3조원대가 될 수 있다. 지난 1월 29일 금융위원회가 대우증권 매각 결정 당시 산업은행이 가진 대우증권 지분가치는 1조4189억원 수준(주당 1만100원 기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도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됐던 가치가 6개월 만에 1조원가량 오른 것이다.

업계 1위 자리를 장기간 고수해 온 대우증권은 분명 매력적인 회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높아진 가격으로 대우증권을 인수한 기업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 가격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30%가량 얹어서 인수한다면 총 매각가격이 2조8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며 “올해 대우증권의 예상 순이익이 3540억원인데 자금조달비용 등을 감안하면 인수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대우증권이 앞으로 M&A 모멘텀과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도 우호적인 업황과 M&A 흥행으로 인해 대우증권 주가의 상승 모멘텀이 있다”고 평가한다. 매각 시기가 도래했을 때 매수자의 가격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현대증권의 매각이 마무리되는 오는 9월 경에 대우증권의 매각 시점과 가격 등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2개월도 남지 않은 기간에 대우증권이 먹기 좋은 떡이 될지, 아니면 계륵이 될지 두고볼 일이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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