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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국민은 웁니다… 무더위에 한번, 전기요금 누진제에 또 한번!

입력 2016-08-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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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요금관리부.(사진=연합)

 

매일 35도 안팎의 무더위에 시달리지만 가정에선 에어컨 틀기가 쉽지 않다. 방심했다간 전기요금 폭탄을 맞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제는 단계별 누진제가 적용된다. 적게 쓰면 원가 이하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사용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높은 단위 요금이 적용된다. 최대 11.7배까지 차이가 난다. 1단계엔 ㎾h당 60.7원이 부과되지만 6단계는 ㎾h당 709.5원이 요금으로 책정된다.

하지만 문을 열고 영업하는 가게의 사정은 다르다. 명동, 홍대, 신촌 등 거리를 걸으면 시원한 바람으로 손님을 유혹하는 관행이 여전하다. 대형 건물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 및 각종 기업 건물에는 냉장고를 방불케 하는 차가운 냉기가 온종일 뿜어져 나온다. 상업용 전기료는 누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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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폭염에 웃는 곳은 전기를 생산하는 한국전력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달 가정에 전력을 판매하고 청구한 요금은 9000억원이다. 봄과 가을 청구액에 비해 1.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유가 하락으로 전력 구매 단가가 낮아졌지만 사용량은 늘어 그 수익은 고스란히 한전으로 돌아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전이 발전 자회사에 이익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누진제 폐지에 대한 여론을 피하려는 꼼수가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 이익이 나면 다시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맞는데 한전은 성과금으로 자기들 주머니를 채웠다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누진제 폐지를 향한 여론이 거세지면서 정부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채희봉 에너지자원실장은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면 전기 소비량이 적은 가구의 부담만 늘리는 효과를 발생할 수 있다. 이는 1%를 위한 부자 감세와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월 600㎾ 이상 전기 소비를 하는 가구 비중은 작년 8월 기준으로 4%에 불과한데 누진제를 개편하면 결국 전기를 적게 쓰는 사람에게서 요금을 많이 걷어 전력 소비가 많은 사람의 요금을 깎아주게 된다. 현재 주택용 전기요금 원가율은 95% 수준으로 가구 대부분이 원가 이하로 전기를 소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누진제 개선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 국민이 직접 나섰다. 한전을 상대로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인강에 따르면 소송에 참여를 신청한 시민들은 8000세대를 넘어섰다. 인터넷에서도 폐지 서명 운동이 활발하다.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현재까지 10만 가까이가 서명했다.

 

누진제는 과거 석유파동으로 나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생긴 제도다.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에게 벌금 형식으로 많은 요금을 부과해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소비수준이 높아진 지금과는 맞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우리보다 낮은 3~4단계 누진제를 시행하고 있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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