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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독학으로… '화제의 교육앱' 23개 만든 선생님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서울이문초등학교 나훈희 교사
독립운동가앱, 수학교육앱 20여개 개발

입력 2016-10-17 07:00   수정 2016-10-16 14:19

나훈희 이문초등학교 선생님
서울이문초등학교 나훈희 교사가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하루하루 독립운동가’ 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양윤모 기자)

매일 독립운동가 한 명씩의 정보를 받아보는 역사 애플리케이션이 세간에 화제다.

 

‘착한앱’, ‘좋은앱’이라는 호평이 자자한 이 앱을 만든 주인공은 평범한 초등학교 선생님. 

 

서울이문초등학교 나훈희(31) 교사는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듬뿍 쏟아냈다.

“갑작스러운 관심에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반 아이들한테 선생님 멋지다는 칭찬을 가뭄에 콩 나듯 듣다가 요즘에는 자주 듣게 돼서 나쁘지는 않네요.”

‘하루하루 독립운동가’ 앱은 우연히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을 다루는 것을 보고 학생들이 잊혀져 가는 독립운동가에 대해 잘 알았으면 좋겠다는 가벼운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스토어 평점 만점에 동료교사와 학부모들의 칭찬 릴레이가 줄을 잇고 있다. 학생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위인들을 알아가는 맛에 푹 빠졌다. 퀴즈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해달라는 요청이 열화를 이루고 있다.

사실 나 교사가 만든 교육용 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겨울방학 내내 하루 반나절씩 컴퓨터 앞에 앉아 코딩에 몰입하며 처음으로 선보인 수학 앱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출시한 교육용 앱만 23개에 달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앱이 그가 오로지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익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어느 날 온라인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허무한 감정이 들더군요. 그러다 코딩이라는 걸 생각하게 되었고 취미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도 있을 것 같고 결과물도 남고 수업 때 활용할 수도 있으니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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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희 교사가 교육앱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나훈희 교사 제공)

 

코딩에는 까막눈이지만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없어 그저 두꺼운 안드로이드, 자바 기본서를 세 번씩 정독하는 수밖에 없었다. 출퇴근 시에도 핸드폰으로 무료강의를 보면서 기초를 익혔다. 하다가 막히면 스택 오버플로우(프로그래밍 정보 사이트)를 직접 뒤져가며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탄생한 20여개의 ‘스마트수학’ 시리즈는 고스란히 학습시간에 활용되고 있다. 터치로 배우는 삼각형의 넓이, 도형 뒤집기와 돌리기 등의 다양한 앱을 통해 학생들은 어려운 도형을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배우고 있다.

이동통신데이터가 부족한 어린 학생들을 위해 직접 테더링(스마트폰을 모뎀처럼 사용하는 기능)을 켜서 다운받게 하느라 데이터요금이 만만치 않게 들지만 반 아이들로부터 선생님이 만든 앱으로 배우니까 공부가 더 잘된다는 말을 들을 때 느낀 보람이 개발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스마트폰은 훌륭한 교육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고 크기가 작아 교실 안에서도 사용하기 용이하죠. 특히 수학 학습과 관련해서는 기존 학습 자료가 지닌 현실적인 한계를 앱으로 극복할 수 있고,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 성취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스마트폰은 장점과 단점이 극명한 도구이니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초등학생은 교육 외에 가급적 스마트폰 사용을 하지 않거나 부모님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된 시간 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나훈희 교사는 수학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 등 다양한 교과목에서 활용할 수 있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앱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교육이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도, 학습 효과성을 증대시키는데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귀중한 여가시간을 할애하는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신체해부도나 화산과 관련된 교육 또는 유적지나 유물을 배울 때 VR영상을 활용하면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까요. 여행 가서 직접 영상을 찍고 VR로 변환하는 방법도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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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만든 앱으로 공부하니 공부가 더 잘된다는 아이들의 웃음이 그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사진=나훈희 교사 제공)

 

나 교사는 원대한 목표나 큰 꿈이 있어서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저 예전부터 막연하게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이 지금의 실천을 이끌어냈다. 물론 아직까지 인터페이스도 미흡하고 버그 문제도 있지만 혹여나 전문 IT기업으로부터 인수 제의가 들어오더라도 경제적 이득을 취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판매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의 보다 재미있고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시작한 일이니 까요. 전문 업체가 참여한다면 퀄리티 측면에서 큰 향상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므로 업체에서 참여하실 때에도 좋은 뜻에서 무료 배포를 전제로 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는 단순히 앱 개발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업데이트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스스로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 교사의 목표다.

“아이들의 학습효과를 배가 시키려면 교육과정과 연계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앱이 중구난방이지만 이것을 하나로 묶고 학년별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추는 일도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도 선생님으로서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일도 잊지 않았다.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생각을 접하며 끈기 있게 노력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훗날 아이들이 그저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셨던 선생님으로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살다보면 힘든 일도 많고 슬픈 일도 많지만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자기 마음의 긍정의 힘이니 까요.”

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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