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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3층 연금으로 연금부자 되는 방법

입력 2016-12-13 07:00
신문게재 2016-12-13 13면

우공이산(寓公離山), 옛날 중국에 ‘우공(愚公)’이라는 노인이 집 앞을 가로 막은 커다란 산을 옮기려 하자, 주변 사람들은 어리석다며 비웃었지만 우공의 노력과 의지에 놀란 산신과 상제(上帝)가 산을 옮겨 결국 집 앞에 커다란 길이 생겼다는 설화에서 유래된 고사성어다.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시간이 걸려도 언젠가는 그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설화 속 이야기로 그치지 않는다. 실제 인도에서 마운틴맨이라고 불리던 ‘다시랏 만지’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부인이 산길에서 미끄러져 심하게 다쳤으나 험난한 산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큰 슬픔에 빠진 다시랏 만지는 다른 사람들이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마음 먹고 22년 동안 험한 산을 깎아서 결국 길을 만들어 내고 말았다.

 

이처럼 의지만 있다면 커다란 산조차 깎아낼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다할 수 있는 노후준비를 걱정만 앞세우고 너무 쉽게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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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3층 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제도에 모두 가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2005년 12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서 국민연금(1988년 도입) 및 개인연금(1994년 도입)과 함께 우리나라의 3층 연금 제도가 완성된 지 이제 만 10년이 조금 넘었다.



하지만 3층 연금에 모두 가입해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결과를 보면 3층 연금에 모두 가입한 비율은 여전히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에 대한 활용도는 너무 낮은 상황이다. 은퇴 이후 소득공백기를 포함한 60~70대 노후생활 전반기가 매우 불안한 상황으로 보여진다. 이때문에 소득수준에 따른 연금자산관리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저소득층, 국민연금부터 확보하라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은 국민연금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월 예상연금액이 충분하다면 좋겠지만 소득에 비례하는 국민연금 성격상 그러하지 못하다. 금액이 적어 노후연금으로 기능도 충분하지 못하다. 따라서 다른 사적연금에 가입해 노후자산을 만드는 방법도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국민연금을 늘릴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국민연금은 소득에 비례해 가입하는 구조여서 가입금액을 늘리기 위해서는 소득을 늘려야 한다. 본인의 연봉을 올리든 배우자가 일을 하든 소득을 늘리면 국민연금 적립금액은 따라서 늘어나게 된다. 아니면 임의가입제도나 추후납부제도를 활용해 소득이 없는 배우자도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기 때문에 적은 금액일수록 수익률 효과가 더 크다. 또 연금수령액에 물가상승분이 반영되고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종신연금도 고려해볼 만 하다. 특히 서민들에게 국민연금은 금융기관에서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안정적이면서도 훌륭한 수익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최적의 연금제도다.

◇ 중산층, 퇴직(연)금을 지켜라

중산층의 평균 퇴직연금 적립금이 적은 이유는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들이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퇴직금 제도를 그대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산층들이 대부분 퇴직금을 노후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생활자금으로 사용해버리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받을 때는 공돈 같은 퇴직금이지만 은퇴시점까지 잘 지켜가면 결코 적지 않은 노후자산이 되어 줄 수 있다. 월 300만 원 급여로 30년간 일했다고 가정하면 원금만 9000만원이다. 이 정도 금액이라면 은퇴 후 국민연금 개시연령 전까지 소득공백기에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예전에는 중간에 직장을 옮기거나 하는 경우 퇴직금을 계속 관리하고 싶어도 마땅한 수단이 없었지만 지금은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를 통해 마음만 먹으면 퇴직금의 연속성을 가져갈 수 있다. 개인연금은 본인이 스스로 납입금액을 마련해야 하지만 퇴직금은 회사가 납입해주기 때문에 납입에 대한 부담도 없다. 일정기간이 지난 후 퇴직금으로 모아졌을 때 잘 지켜내는 일부터가 최선의 전략적 선택이다.


◇ 고소득층, 개인연금을 확대하라

고소득층은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어 3층 연금체계를 좀 더 제대로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저축여력이 있는 만큼 그 저축여력을 연금저축계좌를 이용한 노후저축에 우선 하도록 해야 한다. 개인연금의 효과는 노후준비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안정적인 노후준비는 자산관리를 통한 목돈마련에 시너지를 가져다 줘 자산증대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잘 준비되고 있는 3층 연금이 금융투자를 통한 장기적인 자산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연금저축의 세액공제한도는 연간 400만원(월 33만3000원)이다. 총 연간한도는 1800만원이지만 세액공제한도까지 꾸준하게 납입해도 훌륭한 노후자산이 될 수 있다. IRP계좌에 300만원을 추가 납입하면 연간 총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추가적인 저축을 계획하고 있다면 절세혜택을 최대화하고 풍요로운 노후를 위해 연금저축의 확대부터 검토해야 한다.

현재 소득수준에 따라 우선 시 해야 되는 연금전략을 제안했지만 사실 3층 연금제도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다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각각의 처한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능력이 된다면 3가지 연금을 최대한 모두 골고루 실행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연금이 부족하다고 해서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은퇴 후 일을 좀 더해도 되고 주택연금의 활용까지 염두에 두면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다.

주위를 보면 나이가 든 사람들은 은퇴하고 나서 안정적인 연금이 많이 나오는 연금부자들을 가장 부러워한다. 젊었을 때는 연금의 실효성을 별로 실감하지 못했었지만 은퇴 후 연금처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정말 큰 역할을 해준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연금부자들을 부러워만 할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각 연금제도의 장점을 최대한 잘 살려낼 수 있도록 시간을 가지고 꾸준하게 노력해야 한다. 3층 연금만 잘 준비하면 누구나 얼마든지 연금부자가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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