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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초저금리 시대 목돈 투자처로 주목받는 '전단채'

1억원 이상 땐 직접투자, 1000만원 이상 땐 펀드가입
만기 짧아 안전하고 이자 후해서 고액자산가들에 인기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지만 유의사항도 숙지해야

입력 2017-01-10 07:00
신문게재 2017-01-10 12면

유례가 없는 초저금리시대에 맞물려 경기침체 장기화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대내외 불확실성마저 커지며 투자자들의 구미를 사로잡는 상품이 마땅치 않다. 더불어 최근 1년간 국내 증시도 큰 폭의 변동세를 보이며 매력적인 투자처로의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이다.



이런 금융환경 속에서 만기가 짧고 최대 연 5~6%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자단기사채(Asset Backed Short-Term Bond·전단채)가 자산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단채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 및 유통되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기존의 기업어음(CP) 거래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단기금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3년 도입됐다. 전단채는 당초 건설사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의 성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으로 주로 기관투자자나 기업들이 투자하던 상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하 추세가 장기화하며 고액 개인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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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F통한 구조화금융 상품…수익률 최고 6%대

일반적으로 은행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전자단기사채는 통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한 ‘구조화 금융’ 상품이 대부분이다.

전단채는 기업어음(CP)을 대체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종이와 다르게 거래의 지역 제한이 없고 위조나 변조 위험이 없다. 또 연대보증 그리고 인수증권사의 매입확약이나 매입약정 조약까지 투자자를 보호할 수 안전장치가 이중 삼중으로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건설, 해운 등 어려운 채권시장에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전단채제도는 CP 및 콜시장의 대체재로 완전히 인정을 받는 모습이다.

유동화 대상인 기초자산을 담보를 이용해 통상 할인채로 발행된다. 이때 할인채란 채권의 액면 금액보다 채권가격이 낮게 발행되는 채권이다. 따라서 만기 단기이자를 활용해 미리 할인된 가격으로 발행된다. 만기 시 액면 금액으로 상환이 이뤄지는 형태다.

유동화 전단채는 발행사(건설사) 신용도와 기초자산에 따라 A1~A3 등급으로 나뉜다. A1~A2 등급은 일반적으로 연 2.5~3%의 금리로 발행된다. A3+등급 이하는 최대 8%대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1억원 이상의 여유 자금이 있다면 전단채 직접 투자가 가능하다. 만기수익률은 대략 2% 초·중반에서 위험도에 따라 6% 초반까지다. 1000만원 이상의 자금으로는 펀드나 랩 어카운트 등 전단채에 투자하는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다만 고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예금이나 MMF(머니마켓펀드)보다는 좀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안정지향형 투자자에게 걸맞다. 연 수익률로 펀드는 2% 안팎, 랩 어카운트는 2% 중·후반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은행에서는 ‘신탁(trust)’ 계정을 통해 전단채 상품을 판매한다.


◇ 증권사, 특판상품 잇달아 출시

전단채는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로 일반사채와 달리 유동화 대상인 기초자산을 담보로 진행된다.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수단과 콜차입 대체수단으로 최근 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고액자산가들이 최근 금융권 PB센터를 통해 전단채를 찾고 있다. PB센터들은 전단채 금리를 연 2%대 중반에서 3%대까지 제시하고 있다.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통합 증권사 출범을 기념해 전단채 등의 특판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통합 KB증권 출범을 기념해 ‘협업 WM 기획상품’을 은행과 증권에서 동시 판매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시중금리보다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전단채와 단기채 펀드랩, 금리+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특판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목표전환형 펀드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KB증권이 지난 3일 내놓은 ‘부산도시공사 신용연계 DLS’는 출시하자마자 2시간 만에 완판됐다. 이 DLS는 만기 11개월 상품이다. 오는 11월 28일까지 신용등급 AA+인 부산도시공사가 파산하지만 않는다면 연 3% 수익이 나온다. KB증권은 1차와 비슷한 금리를 주는 특판 상품 2호를 오는 20일경 출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조만간 전단채 관련 통합 신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작년 한 해 전단채가 인기를 끌면서 소액으로도 전단채에 투자할 수 있는 전단채랩, 전단채펀드 등의 관련 상품들도 쏟아져나왔다. 지난해 5월 말 신한금융투자가 출시한 전단채랩은 5개월 만에 판매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58조원 가량 발행된 전단채는 2014년 476조원, 2015년 994조원이 발행됐다. 작년 한 해 역시 약 1000조원 가량이 발행되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 투자 시 유의사항

우선 사업의 위험이 존재한다. 부동산 PF의 경우 해당 프로젝트가 사업성·분양 등에서 지연될 경우 원리금 지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사업추진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면 충분한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아서 ‘시행사(차주)의 채무불이행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아울러 신용보강을 했던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거나 부도 등의 사정으로 정해진 기간 내 신용보강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 위험’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전단채는 또 통상 단기물로 상품이 나오다 보니 기초자산의 만기가 더 길다. 따라서 차환 발행 (만기연장)을 통해 자금을 지속 조달하게 되는데 시장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현금흐름이 막혀 제때에 차환이 이뤄지지 않는 위험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판매회사의 판단 실수가 있다. 은행은 간혹 판매하는 자사의 평판을 생각해 고위험등급(A3 등급 이하)이라도 적격투자등급 이내 상품으로 소개할 때도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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