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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가장 좋은 노후 대비는 꾸준한 일자리"

[브릿지 초대석]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입력 2017-03-23 07:00
신문게재 2017-03-23 12면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 예·적금만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젊은 세대부터 노후 대비에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 이유다. 특히 은퇴한 60대가 연금을 받기 전까지 겪는 ‘소득 크레바스’ 문제가 심각함에도 어떻게 노후 준비를 할지 제대로 아는 투자자는 드문 게 현실이다.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하려면 부동산 자산처럼 고정된 자산보다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연금’을 꾸준히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공무원 직업이 각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도 연금에 대한 관심 증대가 반영된 데 따른다. 20여 년간 투자전략 전문가로 활약해온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을 만나 노후 대비를 위한 자산관리부터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방법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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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에 관해 간단히 소개 바랍니다.



은퇴 연구소를 운영하는 증권사들이 있는데, ‘은퇴’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이고 우울한 뉘앙스가 있습니다. 그래서 100세 시대라는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말 그대로 ‘시대’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물론 증권사 연구소이기 때문에 재무, 금융에 초점이 맞춰있지만 인간의 모든 삶 자체를 조망한다고 보면 됩니다. 사교육비 문제, 자동차 구매, 인간관계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해 매달 연구리포트를 냅니다. 두 달에 한번은 ‘더 백’이라는 잡지형태의 간행물도 발간합니다.


- 세대를 가리지 않고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각 세대별로 금융자산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통상적으로 경제적 노후 준비를 이야기할 때, 60대는 끝났다고 말합니다. ‘50대는 늦었다. 40대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시작해야 할 때고, 30대는 무조건 시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20대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특히 40대는 사교육비를 가장 신경 써야 할 때입니다. 연구소 연구결과 중 자녀 1명이 유치원에 들어가서 대학 졸업할 때까지 최소 9000만원, 최대 3억 1000만원까지 쓰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40대에 교육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교육비를 줄여야 합니다. 이런 경우 본인의 노후 준비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50대는 마지막으로 집을 살 기회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집 한 채는 있어야 노후에 심적 안정감부터, 나중에 주택연금이라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50대는 보험 리벨런싱이 필요합니다. 이미 자녀들이 컸기 때문에 생명보험 비중을 줄이고 재해 및 질병보험을 늘려야 합니다.
 

  

- 은퇴한 60대가 국민연금 등을 받기 전까지 겪는 ‘소득 크레바스’ 문제가 심각합니다.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요.

돈이 많아도 일을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높은 수준의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2~3일, 4~5시간 일할 수 있어야 행복합니다. 일은 돈보다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보통 은퇴하고 연금을 받기까지 10년에서 15년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르바이트 형태의 일입니다. 경제적으로 생계를 유지하면 가족관계도 좋아집니다. 또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일을 하면 삶의 활력이 생기고, 긍정적인 효과가 발휘됩니다. 개인적으로도 80대까지 일하는 게 목표입니다.


- 노후 준비는 일찍 할수록 좋다고 하는데, 사회초년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산관리 전략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노후 준비는 소득이 생기는 그 시점부터,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노후 준비의 핵심은 연금인데 노후에 연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면 굉장히 힘듭니다. 연금제도는 빨리 가입하면 할수록 효과가 커집니다. 사회초년생은 ‘지출관리 잘하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소득의 50%는 저축하고, 통장은 목적별로 나눠야 합니다. 또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쓰는 게 유리합니다.


- 젊은 세대들이 자산 관리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을 세워 실질적인 금융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심각한 것 중 하나가 금융교육을 안 한다는 것입니다. 거시경제나 환율 변동 이런 경제 교육만 있습니다. 어떻게 통장을 만드는지,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등 합리적으로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저희 연구소 연구 결과, 실제로 자산관리를 하는 그룹과 아닌 그룹으로 나누어 설문조사를 했더니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월 소득 200만원인 사람이 자산관리를 하면 월 소득 400만원이면서 자산관리를 안하는 사람과 비슷한 자산 규모를 형성했습니다. 자산관리가 임금과 학력 격차 등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계층이동의 사다리인 것이지요. 

 

 

- 성공적인 은퇴 준비를 위해 이것만큼은 해야 하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5533 법칙’을 꼭 강조합니다. 60대가 됐을 때 이 법칙이 돼야 합니다. 총 자산의 50% 이상을 금융자산으로 가져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너무 큽니다. 자기 자산의 80%가 부동산인 경우에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가 안 됩니다.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필요합니다.

또 이 금융자산 중에 50%를 투자형 자산으로 비중을 설정해야 합니다. 예·적금 비중을 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안전자산은 자산 증식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금리가 1%일 때 1000만원이 2000만원이 되려면 70년이 걸립니다. 저금리 시대에 예·적금으로 자산증식은 어려워졌습니다. 또 금융 자산의 30%는 글로벌, 해외로 가라고 말합니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국내에서는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5533에서 마지막으로 연금자산은 전체의 30%를 유지해야 합니다. 어려운 목표지만 이 5533법칙만 지키면 노후 대비는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윤학 연구소장은… 


이윤학사진 (1)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부산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명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부국증권 투자 분석팀에 입사해 제일투신 투자분석팀,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연구위원,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 연구위원, 우리투자증권 대안상품부 이사, 우리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15년 1월부터 현재까지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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