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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다언어조기교육, 오히려 말더듬증 등 언어장애 일으킬 수 있어

입력 2017-04-04 07:00
신문게재 2017-04-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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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무리한 다언어 조기 교육은 뇌기능을 손상시켜 말더듬증을 생기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창 말을 배우는 시기인 3~5세 아이의 경우 보통 가정에서 부모와의 정서적인 관계를 통해 모국어를 습득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 여러 언어를 한꺼번에 교육시킬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언어 장애 뿐 아니라 정서 장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음성언어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부모가 아이의 말더듬 증상을 지적하고 혼낼 경우, 아이가 말하기에 대한 공포감과 심리적 부담감으로 말더듬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언어를 습득해나가는 과정에서 말을 더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무리한 다언어 조기 교육으로 인한 말더듬은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성인 말더듬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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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는 뇌건강을 위해 무리한 다언어 조기 교육 보다는 보고 듣고 만지는 놀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다언어 학습은 3~5세 보다는 6세 이후에 실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무리한 다언어 조기교육, 뇌의 학습과 인지 기능에 혼란 일으켜 말더듬증 부작용 유발

유소아 말더듬증은 아이가 언어를 습득하는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나아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언어 발달이 시작되는 3~5세 나이에 무리한 다언어 조기 교육 부작용으로 생기는 말더듬증은 발음 이상 등 언어 장애 뿐 아니라 정서 및 행동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는 3~5세 나이는 아직 뇌의 인지 기능과 학습기능이 촘촘히 발달하지 않은 미성숙한 상태인데, 무리한 다언어 학습을 부모가 강요할 경우 아이의 뇌에 인지 과부하와 함께 발음 혼란으로 인한 말더듬증 등 의사소통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가령,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배울 경우, 한국어와 달리 영어의 자음은 성대가 떨리면서 나는 소리인 유성음이 많고 조음위치와 조음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아직 한국어의 음운 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3~5세 아이는 한국식의 발음을 해야 할 때 영어식의 발음을 한다거나 반대로 발음하는 등 실수를 하게 되는데 이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말을 더듬는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자신의 말더듬을 인식하지 못하다가 가정에서 부모의 지적이나 훈계로 말더듬을 인식하면 심리적인 위축감으로 인해 말더듬 증상이 더 심해지고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장애 문제가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아이가 말 하려고 할 때 △가볍게 입술을 떨거나 얼굴 근육이 경직되는 경우 △말이 막히면 소리지르는 경우 △말을 할 때 시선을 딴 데로 돌리는 경우 △머리 만지기, 양손 비비기 등의 부수적 행동을 보일 경우 말하기에 대한 불안 증세로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는 신호이다.



◇ 아이 말더듬증, 치료 시기 늦어지면 치료 기간 장기화 되고 성인 말더듬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아이의 말더듬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발달 상태를 고려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5세는 뇌건강을 위해 무리한 다언어 조기 교육 보다는 보고 듣고 만지는 놀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보통 6세~12세 때 언어를 이해하고 말을 하는 기능인 뇌의 측두엽이 활발하게 발달하므로, 다언어 학습은 3~5세 보다는 6세 이후에 실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가정에서 아이와 언어 접촉이 많은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말을 더듬는 아이라면, 우선 아이가 말을 다 끝낼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고, 천천히 쉬운 단어로 이야기하도록 해야 한다. 또 부모와의 정서 교감을 통한 의사소통활동으로 책 따라 읽기, 노래 부르기 등 자연스럽게 유창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아이의 말더듬 증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문 병원을 찾아가 상담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 시기가 늦어질 경우 보통 수 개월이 걸리는 말더듬증 치료가 1년 이상으로 장기화되고 성인 말더듬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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