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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따른 제조업 대중 수출차질 가속화

입력 2017-04-04 17:13
신문게재 2017-04-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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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을 앞둔 자동차들이 수출 선적단지에 정차돼 있다.(사진제공=현대차)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인한 피해가 관광·유통·문화 분야에서 제조업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산업계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사드 보복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가 신고 접수 한 달도 안 돼 89개 업체, 104건으로 집계됐다. 통관 검역 피해가 30건으로 가장 많고 계약 보류·파기와 불매가 각각 28건, 24건이다.

화장품과 생필품 등이 주류를 이루지만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기계 등 제조업 분야 신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무역협회 측은 현지 반한(反韓) 감정이 높아지면서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는데다 중소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비관세 장벽 등 크고 작은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중국 창저우 공장(사진제공=현대차)
판매량 감소로 지난달 일주일 간 생산이 중단된 현대차 중국 창저우 공장(사진제공=현대차)

 

그 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피해가 가장 크다. 해외 판매량 중 중국 판매가 가장 많은 현대·기아차의 경우 사드 논란 이전 대비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현대기아차는 3월 중국에서 7만2032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3월에 비해 52.2%나 줄어든 수치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판매량 감소 원인을 사드 보복에서 찾고 있다. 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 내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된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최근 허베이성(河北省) 창저우(滄州) 공장 가동 중단 역시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앞서 현대차는 중국 ‘배터리 보복’으로 당초 4월내에 출시할 예정이었던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출시도 1년 미룬 바 있다. 쌍용차 역시 지난해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지만 사드 논란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LG화학 NCC공장
LG화학 NCC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

 

제조업 분야에서 처음으로 보복 피해를 입은 삼성SDI, LG화학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 역시 ‘모범규준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가동률이 대폭 줄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감소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패킹(packing)을 만드는 SK이노베이션이 중국 공장 가동을 멈추는 2차 피해까지 일으켰다. 전자업계는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최대 구매자이자 경쟁 상대인 중국 기업들의 행보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중국 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 보복 후폭풍을 맞을 경우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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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는 아직까지 사드 피해사례가 접수되지 않고 있다.(사진제공=현대제철)

 

반면 반도체·석유화학·해운·철강 등 일부 산업 분야에선 아직까지 사드 보복 피해가 직접적으로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호황을 맞은 반도체는 사드 악재에도 불구, 수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3월 반도체 수출액은 75억 달러로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역시 대중 수출을 이끄는 주력 품목으로 꼽힌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두 국내 업계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사드 영향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정유, 석유화학 역시 아직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 업종 특성상 중간재를 수출하는데다 중국 역시 자칫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재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정유,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출 효자 업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석유화학의 경우 대중국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증가 추세에 있다. 올 1월에는 36.1%, 2월에는 16.3%나 증가했다. 해운업 역시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무역 규제로 물동량(수출량)이 감소할 경우 한~중 항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선사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철강과 조선업도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최근 대 중국 수출 실적만 봤을 때 통계상으로는 아직 사드 보복 피해가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중국 3월 수출량을 보면, 반도체·석유화학·일반기계 등에서 증가세를 보이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업계는 최소 3개월 이후부터 사드 보복으로 인한 수출 감소 피해가 집계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재훈·한영훈·이혜미·박규석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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