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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첩] 가계부채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정부

입력 2017-04-20 15:26   수정 2017-04-20 16:40
신문게재 2017-04-21 23면

최재영 금융부 기자
최재영 금융부 기자
한 환자가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 의사로부터 ‘피부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환자는 자신이 왜 피부병에 걸렸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의사에게 약을 먹게 처방전을 달라고 했다. 어찌된 일인지 의사는 처방전을 주지 않았다. 피부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당부만 했다. 의사는 환자가 떠난 후 다른 병원에도 알려 피부병 주의보를 내렸다.

가상으로 설정한 이 황당한 상황은 지금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과 비슷하다. 환자가 어떤 환경에서 질병에 걸렸는지 파악하지 않고 처방전도 주지 않는 이 모습은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금융당국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정부는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막기 위해 ‘총량규제’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중은행과 2금융권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대출을 옥죈 것이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통해 사실상 은행에서 돈 빌리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이런 대책에는 “왜 돈이 필요한가”라는 현실적 환경은 고려되지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금융기관의 힘 없이는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자녀 교육비, 뛰는 생활물가 등을 감안하면 현재 월급으로는 생활비 충당도 버겁다. 가계가 지갑을 닫아 내수침체에 빠진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갚을 수 있는 돈 빌려 상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서민층을 위한 정책자금을 늘려 충격을 완화하겠다고 했지만 한국경제의 중심축인 ‘중산층’을 위한 대책은 전무하다. 지금 대책은 고소득층은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더 대출을 옥죄려고 한다. 이대로는 중산층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돈을 빌려본 사람은 안다. 돈 빌리기가 얼마나 힘들고 처절한지.하루 빨리 세밀하고 정교한 방안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최재영 금융부 기자 sometim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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