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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선 감독의 한국 아이스하키, 키예프서 일으킨 빙판 위의 기적

입력 2017-04-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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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최종 5차전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슛아웃(승부치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2-1로 승리한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3승 1연장승 1패(승점 11점)로 카자흐스탄과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2위를 차지, 2018 IIHF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확정 지었다.(사진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세계 최강들이 겨루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에 합류하게 됐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9일(한국 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최종 5차전에서 우크라이나에 슛아웃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3승 1연장승 1패(승점 11)로 1위 오스트리아에 이어 2위를 기록, 카자흐스탄과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2018 IIHF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확정지었다. 

아이스하키의 불모지였던 한국이 빙판 위의 기적을 써내는 순간이었다. 

세계랭킹 23위의 한국은 이번 대회에 카자흐스탄(16위), 오스트리아(17위), 헝가리(19위), 폴란드(20위), 우크라이나(22위)와 풀리그를 치렀다. 

상위 두 개 팀은 IIHF 월드챔피언십(1부리그)에 진출하고, 최하위 팀은 디비전 1 그룹 B(3부리그)로 강등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의 열세가 예상됐다. 역대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를 통틀어 최악의 대진으로 평가받았ㅇ며, 승격은커녕 강등만 면해도 성공이라는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폴란드, 카자흐스탄, 헝가리를 모두 격파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4차전 오스트리아전에서 0-5로 패한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데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월드챔피언십에 승격하려면 최종전에 모든게 달려있었다. 홈 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두 팀 모두 경기 초반은 다소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고, 1피리어드는 득점 없이 마감했다.

포문을 연 것은 2피리어드 4분 59초. 한국은 신상훈이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연결한 퍽을 안진휘가 원타이머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우크라이나 진영에서 한껏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게 일격을 허용했다. 우크라이나는 2피리어드 13분 24초 골리 맷 달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로 따라붙었다. 

한국은 3피리어드 11분 50초에 마이클 스위프트가 트리핑 반칙으로 2분간 퇴장당하며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수적 열세를 잘 극복했고, 실점 없이 버티는데 성공했다. 

결국 정규 3피리어드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 승부로 접어들었다.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신상우가 페널티를 받고 2분간 퇴장 당하며 또 한 차례 위기에 직면했는데, 박우상이 우크라이나의 페널티를 이끌어 내며 위기를 최소화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승부샷에서 한국은 마이클 스위트프, 신상훈이 성공하며 짜릿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한 덕분이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지난 2014년 7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플레이어 출신 백지선을 감독으로, 박용수를 코치를 영입하며 대표팀을 꾸렸다. 

또, 2013년 브락 라던스키, 알렉스 플란트, 맷 달튼 등 외국인 선수 7명을 귀화시키며 전력을 극대화했다. 단순히 귀화에 의한 기적이라고 보기 어려운게 한국 선수들의 기량도 일취월장했다. 김기성, 김상욱, 신상우, 신상훈 등이 이번 대회에서 제 몫을 해내며 1부리그의 진출에 기여했다. 

이제 목표는 내년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이다. 한국은 A조에서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와 한 조에 속해 있다. 카자흐스탄,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과 비교해 훨씬 강한 상대다. 

평창에서도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한국 아이스하키의 꿈은 이제부터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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