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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직접적으로 혹은 은밀하게! 극장가도 정치 열풍, 극장가 유권자를 잡아라

'더 플랜', '특별시민' 등 대선 앞두고 개봉하는 정치 영화
몰랐지? 우리도 알고 보면 정치 메시지 담아, '보안관' 등
대선은 이슈일 뿐, 결국 중요한 건 영화적 매력

입력 2017-05-01 07:00
신문게재 2017-05-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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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장미대선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모든 이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정치로 향해있다. TV에선 대선 후보자의 목소리가 나오고 거리에선 선거 홍보 노래가 울려 퍼진다. 정치가 주요 이슈가 되는 건 극장도 마찬가지다. 

 

노골적으로 선거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간접적으로 정치와 올바른 리더상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도 있다. 대선과 만난 영화 시장의 흥행 성적은 미지수다. 확실한 건 관객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 ‘더 플랜’, ‘특별시민’ 등 대선 앞두고 개봉하는 정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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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플랜’ (사진제공=엣나인 필름)

 

정치 영화의 문은 ‘더 플랜’이 열었다. 지난달 20일 영화는 지난 18대 대선 과정에 있었던 개표 미스터리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더 플랜’은 ‘딴지일보’ 김어준이 만든 ‘프로젝트 부’가 제작한 첫 영화로 지난 대선의 개표 의혹을 과학자와 통계학자의 인터뷰 증언을 토대로 분석한다. 

 

영화는 장미 대선 특수를 톡톡히 봤다. 개봉 4일 만에 2만 관객을 돌파했고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온라인에서도 화제가 됐다. 작품은 온라인 공개 48시간 만에 100만뷰를 넘어섰다. 영화가 이례적인 관심을 끌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더 플랜’이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해 “그럴 일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지만 그럴수록 영화의 파장은 더 크게 퍼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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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민'. (사진제공=쇼박스)


지난달 26일엔 개헌 최초 서울 3선 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의 이야기를 담은 ‘특별시민’이 개봉했다. 선거라는 주제와 함께 영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실성이다. 상대 가족의 치부를 드러내는 네거티브 공방,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1위에 집착하는 양 후보 측의 전략 등 영화는 지금 우리가 보고 접하는 정치 현실을 그대로를 담고 있다.

 

공약보다 인신공격이 주를 이루는 19대 대선 후보들의 전략과도 일치한다. 그리고 ‘선거는 똥물에서 진주를 꺼내는 거야’, ‘관계가 깨져도 결과를 만드는 게 프로’ 등 영화 속 대사들이 무게감 있게 유권자의 마음을 관통한다. 덕분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러 극장에 왔지만 현실을 느꼈다’는 감상평을 남기고 있다.




◇ 몰랐지? 우리도 알고 보면 정치 메시지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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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안관’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더 플랜’, ‘특별시민’ 외에도 정치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이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코믹 영화를 표방한다는 점이다. ‘특별시민’과 같은 날 개봉한 ‘임금님의 사건수첩’과 오는 3일 개봉을 앞둔 ‘보안관’이 그렇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다재다능한 왕 예종(이선균)과 어리바리 신입사관 윤이서(안재홍)의 이야기를 그린 조선 추리 활극이다.

 

영화는 둘의 엉뚱한 호흡이 이야기의 주를 이루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 시대의 리더상에 대한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능력있는 왕이 직접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이 시대의 무능력했던 리더를 각인시키고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보안관’은 부산 기장의 오지랖 넓은 중년 남성 대호(이성민)의 이야기다. 대호는 마을의 보안관을 자처하며 궂은일을 도맡아 하지만 외지에서 온 새로운 인물 종진(조진웅)에게 밀려난다. 급기야 마을 사람들까지 그를 외면하지만 대호는 끝까지 자신이 사랑한 동네를 지키려 애를 쓴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이같은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다.

이성민은 “겉으로는 대호와 종진의 싸움을 담았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건 주민의 태도다. ‘내가 너희를 먹여 살린다’는 종진의 태도가 요즘 정치인을 떠올리게 하지 않나. 그러면서 주민은 늘 곁에 있던 대호를 멀리한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대호와 종진의 민낯이 드러날수록 주민의 태도도 달라진다. 이는 우리 국민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봉 시기를 일부러 맞춘 건 아니지만 우린 이미 현 정권의 민낯을 봤다. 관객이 영화를 보고 자신이 마주한 현실이 진실인지 아니면 거짓인지 생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선은 이슈일 뿐, 결국 중요한 건 영화적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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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식. (사진제공=쇼박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특별시민’은 개봉 첫날 18만 관객을 만나며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현실과 영화 속 선거 이슈가 현실과 맞물리며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극 중 서울 시장 변종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최민식을 비롯해 곽도원, 라미란, 심은경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만드는 거대한 에너지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가득 채우고 있다.

관계자들도 “단순히 선거 이슈만으로 영화가 흥행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어 “영화 흥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다. 대선이 정치 영화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일시적”이라고 분석했다.

‘특별시민’의 투자·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특별시민’은 처음부터 5월 연휴 개봉을 생각하고 제작된 작품이다. 대선과 맞물리게 된 건 우연이지만 영화가 선거를 다루는 만큼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정치에 관심 있는 관객이 영화를 보고 ‘올바른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영화 소재를 떠나 배우들의 연기력, 작품의 완성도가 흥행에 중요한 요소다. 우리도 대선을 하나의 이슈로 보지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작품에 출연한 최민식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는 대선과 선거 영화의 만남에 대해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한다. 최민식은 “세상이 온통 정치 이야기인데 우리가 또 그걸 다룬다. 우리에게 플러스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마이너스가 될 위험이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우리 영화가 대선과 함께 개봉하게 됐다. 영화 외적인 걸 생각하며 흥행 주판알을 튕겨 봤자 답이 없다. 중요한 영화적 재미다. 배우로서 작품에 집중하고 그 자체로 관객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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