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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4만명 빚 탕감, 취지 좋지만 모럴해저드 막아야

입력 2017-05-18 15:02   수정 2017-05-18 15:04
신문게재 2017-05-19 23면

정부가 국민행복기금이 보유 중인 소액·장기연체 채무를 소각하기 위한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10년 이상, 1000만원 이하 장기연체 채무자의 빚을 전액 탕감해주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른 것이다. 요건에 해당되는 채무는 약 1조9000억원, 대상자는 43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빚 탕감은 대통령 선거전의 단골 메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도 빚 탕감을 공약으로 내건 후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과거에는 원금과 이자를 감면해 분할상환토록 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는 전액 탕감해 준다는 점에서 더 파격적이다.

물론 채무상환 능력이 없어 오랜 기간 적은 빚도 갚지 못해 고통을 받아온 채무자들의 신용불량을 해소시켜 다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를 탓할 수는 없다. 다만 선거 때마다 같은 약속이 남발되고, 새로 들어서는 정부마다 선심쓰듯 빚을 탕감해 주는데 따른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등의 부작용은 어떻게 막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개인워크아웃이나 개인파산 등의 제도를 통해 빚을 성실히 갚고 있는 이들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채무자 소득과 금융·실물자산의 보다 철저하고 정밀한 파악을 통해 빚 탕감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의 모럴해저드 차단을 위한 대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대선 때마다 빚 탕감 약속이 반복돼 채무자들이 ‘빚을 안갚아도 그만’이라는 그릇된 기대심리를 갖게하는 구태도 사라져야 한다. 채무자가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최선의 방법은 소득을 올려 빚을 갚도록 하는 것이고, 이는 기업활력을 높여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져만 가능하다. 국민행복기금이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채무조정을 지원한 58만명 중 10만6000명(18.2%)이 다시 채무불이행자가 됐다는 사실을 정부는 똑바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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