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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두테르테의 김정은에 대한 솔직한 대화

두테르테 “미사일 쏘면서 계속 웃어”
트럼프 “핵무기 지닌 미치광이(madman)”

입력 2017-05-24 15:49

김정은, 군종합동타격시위 참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인민군 창건 85주년 경축 군종합동타격시위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6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솔직한 생각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지난달 전화통화에서 드러났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의 통화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매우 우호적인 대화(very friendly conversation)”였다고 밝힌 바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 양국 정상이 나눈 전화통화 기록을 필리핀 정부로부터 입수해 밝힌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핀 현지시간으로 밤중에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정사정 없는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아주 잘하고 있다”며 극찬했다.

이에 두테르테는 “고맙다. (마약문제가) 지금 필리핀의 골칫거리”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전의 대통령(버락 오바마)은 두테르테의 마약퇴치 전쟁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자신은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제는 북한의 미사일발사 도발 문제로 넘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정신 상태에 대한 두테르테의 견해를 묻자, 두테르테는 “그(김정은)는 (정신이) 불안정하다”며 “미사일을 쏘면서 계속해서 웃고 있다”고 했다.

두테르테는 “그가 모든 인류를 고통스럽게 할 수 있는 위험스러운 장난감(dangerous toy)을 손에 들고 항상 웃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그가 화약(핵)은 갖고 있지만 운반시스템(ICBM)은 갖고 있지 않다”며 “모든 로켓들이 추락하고 있다. 그건 좋은 소식이다”고 했다.

트럼프는 “하지만 결국 그가 운반시스템을 얻게 된다면... 중국은 북한을 장악할 힘이 있나?”라고 물었다.

두테르테는 “그렇다. 결국 마지막 카드, 에이스는 중국뿐이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세계 최고의 핵잠수함 두 척을 갖고 있다. 이것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중국이 문제를 해결하길 희망한다. 그러나 중국이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두테르테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행동을 변화시키는 중요성을 강조하라고 권하면서, 그외의 방법은 모두에게 좋지 않은 ‘핵폭발(nuclear blast)’이라고 했다. 두테르테는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시 주석과의 전화 약속을 잡아주겠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를 가진 미치광이(madman)가 풀어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며 “우리는 그가 가진 것보다 20배 더 많은 화력을 보유했지만 이것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WP는 두 정상의 상세한 대화가 외국 정상들에게 대북 압박 강화를 요청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두테르테와의 통화에서 김정은을 미치광이라고 부른지 3일 후인 이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영광스럽게’(honored) 만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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