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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내두른 커제, 인간보다 인간 같았던 알파고

입력 2017-05-25 17:12

(SP)CHINA-WUZHEN-KE JIE-ALPHAGO <YONHAP NO-4253> (XINHUA)
바둑 세계 1위 커제 9단이 25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알파고와의 제2국에서 155수 만에 불계폐해 2연패를 당했다. 연합뉴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바둑의 신(神)이 강림했다. 바로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다.



알파고는 25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커제 9단과의 제2국에서 155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지난 23일 제1국에 이은 2연승으로 알파고는 이번 대회서 조기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상금 150만 달러를 화보한 알파고는 지난 이세돌 9단과의 맞대결 때처럼 기부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인간의 지능과 생각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위치에 도달한 알파고다. 사실 알파고가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을 쉽게 제압했을 때만 하더라도 커제 9단은 “자신이라면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알파고는 계속 진화를 거듭했고,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경험과 기량을 갖추게 됐다. 실제로 커제 9단은 지난해 말 알파고와의 비공식 대국에서 3전 전패하며 압도적인 실력 차를 경험한 바 있다.

따라서 이세돌 9단이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반반이었던 지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때와 달리 이번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는 알파고의 승리를 점치는 전문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커제 스스로도 “알파고가 쓰는 수는 신선의 수“라며 1승이라도 챙기기가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예상은 어긋남이 없었다. 알파고는 지난 1국에서 한 치의 어긋남 없는 수로 커제를 몰아 세웠다. 무엇보다 전 세계 바둑 기사들이 놀란 부분은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은 빠른 착점이었다. 대국이 끝난 뒤 13분 17초를 남겨둔 커제 9단과 달리, 알파고는 무려 1시간 29분 8초의 여유가 있었다.

이번에 펼쳐진 2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커제 9단은 대국 초반, 알파고 흔들기에 나섰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알파고는 지난 1국에서 커제가 선보였던 수를 그대로 재연해내는 여유까지 보였다.

특히 대국 중반으로 치달으며 불리함을 직감한 커제 9단은 여러 곳에 돌을 얹으며 난전을 유도했지만 그때마다 알파고는 신의 한 수로 상대 공격을 매번 차단했다.

알파고와 커제 9단의 대국은 앞서 맞대결을 펼쳤던 이세돌 9단의 해설로 잘 설명이 된다. 이세돌 9단은 이날 직접 해설자로 나서 “어떻게 보면 가슴 아픈 바둑이었다”고 총평한 뒤 “나 역시 알파고와 3국까지 뒀을 때 생소함과 부담감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제 9단은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흔들기 등 평소와 다른 행마는 인간에게 통했을지 몰라도 냉정한 인공지능에는 통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재대결에 대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아쉽지만 다시 도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박정환 9단 등 후배 기사들이 대국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기에 우승을 확정지은 알파고는 26일 두 대로 나눠 구리 9단, 롄샤오 8단과 짝을 이루는 복식 경기를 치른 뒤 오후에는 세계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천야오예 9단, 미위팅 9단, 스웨 9단, 탕웨이싱 9단, 저우루이양 9단 등 5명과 한꺼번에 맞붙는다. 그리고 이튿날인 27일, 커제와 마지막 제3국을 벌인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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