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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주 5회 30분 달리기' 신체나이 9년까지 줄인다

[김희욱의 언더커버] 인간 노화와 직결된 '텔로미어'의 비밀

입력 2017-05-29 07:00
신문게재 2017-05-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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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중 적당한 운동이 아닌 격렬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경우 신체나이가 아홉살 까지 젊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유타주에 있는 브리검 영 대학교(Brigham Young University)의 래리 터커 교수는 자신의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생물학적 나이를 늘리는 방법이 발견됐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자신의 연구에서 5800명의 실험대상자를 선정, 고강도의 신체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사람과 간헐적으로 사는 사람 그리고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분류해 각각 이들의 텔로미어를 분석했다.

그런데 래리 터커 교수는 실험에 앞서 기초 조사 단계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정기적으로 고강도의 신체활동을 하는 그룹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나이에 비해 대단히 젊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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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터커 박사

 

그래서 먼저 이들의 특징을 분석해 본 결과 같은 연령대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좀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텔로미어(Telomere)’란 인간의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여기에 관여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밝혀내 2009년 노벨상(생리의학상 부문)을 수상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의 텔로미어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의 체세포는 46개 염색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가운데 상염색체가 44개, 그리고 성염색체는 2개로 구성된다. 이들 체세포는 복제와 분열을 거듭하며 사람의 ‘생로병사’와 직결되는데 이들 염색체의 제일 끝 부분을 차지하면서 체세포 복제에 소모되는 부분이 바로 ‘텔로미어’다.

그런데 이 텔로미어가 세포분열시마다 점점 길이가 짧아지면서 결국 인간은 노화와 질병에 이르게 되고 더 이상 텔로미어가 세포 복제와 분열을 지원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수명을 다

 

하게 된다는 것이 당시 노벨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 연구논문의 핵심이었다.

 

그녀는 인간 체세포의 텔로미어 길이는 보통 5~10kb이고, 세포분열을 할 때마다 50~200bp씩 짧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지다가 그 길이가 노화구간(1~2kb)에 진입하면 체세포 복제가 멈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은 마침내 남겨진 체세포의 수명과 함께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추후 그녀는 저서를 통해 ‘하루 최소 7시간을 자고 해초류를 자주 먹고 커피를 적당량 섭취하는 게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지연시켜준다’는 사실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또한 탄산음료는 흡연과 비슷한 부작용을 가진 물질로 신체나이를 최고 5년까지 더 늙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덧붙여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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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노벨상(생리의학부문) 수상자

 

2009년 의학계는 물론 전 세계에 그 존재감을 떨친 텔로미어에 대한 연구는 최근까지도 ‘웰빙’, ‘ 안티에이징’ 등의 테마를 통해 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러 연구결과 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시간을 지연시켜주는 비결은 사실 대부분 식습관이었다.

그 중 첫 번째는 아침밥 먹기다. 밤새 기능이 떨어져 있던 신체리듬을 가장 빨리 회복시키고 그날의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한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기능이 있는 것이 바로 이 아침식사다.

아침밥을 꼭 먹는 습관이 있는 성인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업무 능률이 높았고 학생의 경우 아침밥을 거르는 실험군보다 평균성적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다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수분이야말로 공기 다음으로 인간의 신체에 꼭 필요한 것으로 꼽힌다.

그 다음으로 인정받는 일상생활 중 텔로미어 축소 방지법은 바로 가벼운 신체활동이다. 매일 30분 정도 걷는 것은 정신과 육체 건강 증진에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나온 안티에이징 비결 가운데 하나는 바로 ‘오프라인(Off line)’이다. ‘온라인(On line)’의 반대말인 이것은 각종 이메일과 인터넷에 하루 종일 정신을 빼앗기는 현대인들이, 매일 일정 시간을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로 보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와 긴장완화에 좋다는 것이다.

반대로 흡연은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금연한 사람들은 심장병 위험과 혈압이 떨어진다는 통계가 있으며 오래 담배를 피워온 사람일수록 그 효과는 더 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 밖에는 정기적인 성생활도 이 텔로미어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있다. 이는 장년층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자전거 타기’보다 운동효과가 두 배 정도 뛰어난데다 면역력 증강,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 체온을 상승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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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로미어, 사이언스紙

 

그런데 위와 같은 내용들은 굳이 ‘텔로미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건강상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건강한 생활습관이 곧 장수로 이어진다는 ‘상식선’의 가정일 뿐, 누군가가 현재 건강하다고 해서 반드시 오래 살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에 래리 터커 박사는 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시간을 버는데 있어 기존 식습관 혹은 생활습관이 아닌 ‘고강도의 운동’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그 성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최종 실험결과, 정기적으로 고강도의 운동을 하는 사람은 불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보다 7년, 또한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9년 정도 텔로미어가 늦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고강도의 운동’은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일까?

박사는 일주일에 5회, 남성은 40분 여성은 30분 정도의 달리기(조깅, jogging)가 고강도 운동의 가장 적절한 예라고 말한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단순히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목적이 아닌, 정말 안티에이징의 효과를 바란다면 걷고 움직이는 일상생활 수준이 아닌 고강도의 신체활동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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