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로드FC> ‘평가하락 키보도’ 김승연, 원거리 사수하라

입력 2017-06-23 16:56

sptPostArticleImage-78813
피지에프는 신장이 작은데도 원거리에서 묵직한 로우킥을 날리며 김승연을 당황케 했다. (사진=로드FC)

‘키보도(키보드+道) 10단’ 김승연(28)은 로드FC 라이트급 최고 기대주다.
 
XTM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4-용쟁호투’ 우승을 통해 이름을 알린 그는 경력은 많지 않지만 빼어난 기량에 자신만의 캐릭터까지 확실해 짧은 시간 내에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김승연의 기세는 엄청났다. 몽골 복싱 국가대표 출신의 강자 난딩 에르덴(30)을 넉아웃으로 잡아내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단 한번의 KO패가 없었던 ‘체조파이터’ 정두제(36)마저 39초 만에 때려눕혔다.
 
타격능력에서 수준급으로 인정받던 상대들이었지만 김승연의 화력 앞에서는 견디지 못했다. 용쟁호투 당시 타격으로 권민석을 꺾었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특유의 입담도 상당해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31,팀강남)의 뒤를 이을 토종스타 0순위로 꼽혔다.
 
어릴 때부터 익혔던 탄탄한 가라데 베이스를 앞세운 파이팅 스타일도 매력적이라 팬들의 기대치도 매우 높았다. 천재 타격가로 불리며 차세대 UFC 진출 후보로까지 이름이 오갔다. 당시 김승연은 “좋게 봐주시는 것은 좋지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10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XIAOMI 로드 FC 039대회 100만불 토너먼트 ‘ROAD TO A-SOL’ 예선은 중요한 한판이었다. 작년 브루노 미란다(26,브라질)와의 대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연승행진이 끝나 상승세를 다시 살릴 필요가 있었다.
 
상대가 너무 강했다. 라파엘 피지에프(24,푸켓탑팀)는 39승 7패의 입식 격투 전적을 자랑하는 무에타이 챔피언 출신답게 파워 넘치는 화력을 선보였다. 김승연은 힘껏 저항했지만 1라운드 4분 25초 만에 TKO로 무너지며 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김승연은 연패 기간 특기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큰 키에 가라데에 능숙한 타격가답게 김승연이 잘할 수 있는 플레이의 시작은 원거리에서의 킥 공방전이다. 거리를 둔 상태에서 킥으로 타격을 주다가 상대가 파고들어오는 순간 카운터를 하는 것이 좋다. 에르덴, 정두제도 그러한 스타일로 잡아냈다.
 
문제는 원거리에서의 킥 공격이 통하지 않을 때다. 김승연은 미란다, 피지에프 등 자신보다 작은 상대들과의 킥 싸움에서 역으로 밀려 어려움을 겪었다. 미란다와 피지에프는 탄탄한 강골을 바탕으로 근거리에서의 파워 넘치는 난타전에 강하다.
 
최대한 거리를 두고 접근전을 피해야했다. 원거리에서부터 밀려버리면 상대의 돌진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고 원·근거리 양쪽에서 공략을 당할 수밖에 없다.
 
미란다전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승연은 이번 대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피지에프를 상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피지에프는 신장이 작은데도 원거리에서 묵직한 로우킥을 날리며 김승연을 당황케 했다.
 
김승연은 제대로 스텝을 밟을 수 없었고 기세가 오른 피지에프는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김승연의 안면과 복부에 마음껏 펀치와 킥을 날렸다. 킥싸움에서 밀리는지라 피지에프가 달려들면 카운터는 커녕 클린치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허둥지둥 도망가기 바빠 승부는 사실상 쉽게 갈려버렸다.
 
물론 김승연은 전적에 비해 너무 강한 상대들과 계속해서 연전을 벌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의 시련을 이겨낸다면 더욱 강한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