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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우사인 볼트’ 김국영, 세계선수권 신화 쏜다

입력 2017-06-27 18:03

질주하는 김국영<YONHAP NO-3431>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27일 강원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판 우사인 볼트가 탄생했다.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연거푸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며 런던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국영은 27일 오후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7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서 10초07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신기록과 함께 런던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10초12)도 통과했다.

예선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출발할 때 발이 미끄러지고도 10초22로 결선에 진출했다. 김국영은 결승에서 6레인에 자리했다. 바로 옆 7번 레인의 바툴가 아치브리레그(몽골)가 부정 출발해 리듬이 끊어졌지만 차분히 위기를 넘겼다.

김국영은 스타트 총성과 함께 폭발적으로 질주했다. 30m 지점부터 가속이 더해져 경쟁자들을 추월하고 1위로 들어왔다. 전광판에는 10초08이 새겨졌고, 김국영이 포효했다. 이후 공식 기록은 10초07로 정정됐다. 뒷바람도 기준 초속 2m 이하보다 낮은 초속 0.9m였다. 순수 실력으로 이뤄낸 한국기록이었다.

김국영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의 짐을 덜었다. 이제 세계선수권만을 생각하며 연구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국영은 한국 단거리 육상계의 단비와 같은 존재다.

2010년 6월 7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 육상선수권대회 100m 예선서 10초31을 기록, 고(故) 서말구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멕시코 선수권에서 작성한 한국기록 10초34를 31년 만에 깼다. 김국영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준결승에서 10초23으로 또 한 번 자신의 기록을 넘었다.

기록 경신은 계속됐다. 2015년 7월 9일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10초16으로 한국기록을 넘어 올림픽 기준 기록(10초16)과 타이를 이뤘다.

물론 시련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자격 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 당했다. 2015년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0초48로 부진했다. 어렵게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 10초37으로 자신의 기록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쓰린 눈물을 삼킨 김국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약점인 뒷심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400m 위주로 훈련하며 지구력을 강화했다. 정직한 노력은 보상받았다.

김국영은 지난 25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5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준결승에서 10초13을 기록하며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세계랭킹도 껑충 뛰어올랐다. 올 시즌 남자 100m 세계랭킹 65위, 아시아 8위를 차지했다. 런던세계선수권 기준 기록(10초12)을 깨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리고 이틀 후인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100m 결승에서 10초07로 당당히 정상에 등극했다.

김국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큰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과 2016년 리우올림픽 등에서는 내 기록에 한참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면서 “더이상 경험을 쌓는 것에 만족할 수 없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 런던세계선수권에서 후회없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한편, 김국영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내가 가면 길이 된다 #내가 빨라지면 대한민국이 빨라진다”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여 뭉클함을 자아냈다.

김국영이 한국 단거리 육상의 부활을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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