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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0주년 아이폰8, 10년간 진화한 애플

입력 2017-07-03 07:00
신문게재 2017-07-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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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지난 2007년 6월 11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 2007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하는 도중 아이폰에 대해 말하고 있다. (AFP)

 

애플이 2007년 6월 29일(현지시간) 출시한 아이폰이 10주년을 맞이했다. 아이폰의 등장은 그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폰’(전화기)에 대한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이 작은 물건은 이것을 만든 회사 애플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변화를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예상했을까. 잡스가 최초의 아이폰을 발표한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 전화가 되는 새로운 아이팟, 세상을 바꾸다


역사상 최대의 성공작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것이 지닌 파급력을 모든 사람들이 바로 알아채진 못했다. 애플이 1984년에 출시한 ‘매킨토시’는 컴퓨터산업을 뒤흔들었다. 2001년 ‘아이팟’은 음악산업을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잡스는 2007년 “오늘 3가지 점에서 혁명적인 제품을 소개한다”며 최초의 아이폰을 들고 나왔다.

“터치 방식으로 조작하는 와이드스크린 아이팟”, “혁명적인 무선 전화”라는 2가지 특징은 곧바로 청중들의 열렬한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잡스가 아이폰의 3번째 특징으로 “획기적인 인터넷 커뮤니케이터”라고 말했을 때 청중의 박수소리는 매우 적었다. 그때만 해도 다소 생소한 아이디어였기 때문이리라.

잡스가 ‘아이팟’, ‘폰’, ‘인터넷 커뮤니케이터’ 이 3가지는 각각의 기기가 아닌 ‘하나의 기기’(one device)라고 반복해서 설명하자, 처음엔 웃으며 넘기던 청중들도 그제야 무언가 대단한 물건이 등장했음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잡스는 이 괴물의 이름이 ‘아이폰’(iPhone)이라고 했다.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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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최초의 아이폰이 지난 2007년 9월 18일 영국 런던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소개되고 있다. (AFP)

 

아이폰이 전화기를 뛰어넘어 획기적인 인터넷 커뮤니케이터가 될 것이라는 잡스의 예견은 오늘날 현실이 됐지만, 잡스조차도 아이폰의 ‘인터넷 커뮤니케이터’ 기능이 전 세계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진 못했던 것 같다. 당시 잡스의 설명처럼 애플이 만들고자 했던 것은 모바일폰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qwerty’ 방식의 키보드 대신 터치로 동작하며 전화와 인터넷이 되는 새로운 ‘아이팟’이었기 때문이다. 이 주머니 속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의 컴퓨터는 소셜미디어(SNS)와 메시지앱의 사용량이 전화나 문자를 뛰어넘는 지금과 같은 시대로 빠르게 이끌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아이폰은 더욱 커진 화면에 본체 두께는 아주 얇아졌으며, 고화질의 카메라와 고속의 프로세서 등이 탑재돼 성능과 기능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잡스가 최초의 아이폰에서 소개했던 3가지 특징은 3000가지 이상으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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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9일 런던 중심부에서 애플 최초의 아이폰 광고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AFP)

 


◇ 아이폰, 애플을 견인하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아이폰 누적 판매대수는 12억대에 달한다. 스태티스타가 애플의 정보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아이폰은 지난 10년간 7380억 달러(약 845조원)라는 믿기 어려운 매출을 회사에 가져다주었다. 수익 역시 1000억 달러(약 114조5000억원)로 매우 높다. 10년간 12억대라는 숫자는 어림잡아 하루 평균 32만8767대의 아이폰이 판매됐다는 의미다. 애플은 각각의 아이폰에 대한 판매대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최초의 아이폰은 610만대(위키피디아 자료) 정도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이후 출시된 아이폰 3G는 1500만대, 아이폰 3Gs 3010만대, 아이폰4 9480만대, 아이폰4s 9810만대를 기록한 후 아이폰5에서 1억4340만대로 1억대를 돌파한다. 아이폰5s와 5c는 1억6370만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2억2240만대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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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아이폰이 출시된 후 지난 10년간 아이폰의 누적 판매대수는 12억대에 달한다. [표=스태티스타]

 

10년 전 최초의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애플의 주가도 몇 배나 뛰어 올랐다. 지난 10년간 애플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회사의 사업에서 매우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이었던 셈이다. 최초 아이폰이 출시된 2007년 애플의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했으나, 이것이 2016년에는 애플 연매출 2156억 달러의 63%를 차지하게 된다. 하나의 제품에 회사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각각의 아이폰 모델이 애플의 주가를 견인해온 추이를 살펴보면, 아이폰4s가 발표된 2011년 10월부터 아이폰5가 등장한 2012년 9월까지 애플의 주가는 무려 80%나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상승폭이 컸던 때는 아이폰3Gs가 발표된 2009년 6월부터 아이폰4가 발표된 2010년 6월까지로 기간 중 애플 주가는 74% 상승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올해 한때 8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나, 일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애플 주식의 편입 비중은 감소했다. 대신 ‘인터넷 커뮤니케이터’ 아이폰이 닦아 놓은 인터넷 기반 위에서 페이스북이나 아마존닷컴 등 인터넷 거인들의 시가총액은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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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9일(현지시간) 뉴욕의 애플 스토어 앞에서 사람들이 아이폰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FP)

 


◇ 아이폰 10주년 ‘아이폰8’의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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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드롭뉴스에 게재된 아이폰8 추정 이미지.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을 때마다 이전 아이폰을 능가하는 모델을 기대하는 사용자들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져갔다.

애플은 올해 이전과 달리 2종류의 아이폰 대신, 3종류의 아이폰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를 업그레이드한 아이폰7s, 아이폰7s 플러스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무선충전, 얼굴인식 기술 등을 탑재한 ‘아이폰8’(잠정)이 그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진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는 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8’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기대가 높은 만큼 이와 같은 계획이 애플에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폰8의 높은 가격이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제조공정과 마케팅이 더욱 복잡해지고 얼마나 판매될지 예측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폰의 일부 제품, 특히 아이폰8이 하드웨어 제조공정에서 지연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러 분석가들은 새로운 지문인식기술에 연관된 문제로 당초 예정보다 몇 주 정도 생산 공정에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기기 본체를 조립할 때 접합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만일 제품 출하에 일주일만 늦어도 출하량과 매출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새로운 기능과 기술이 집약된 아이폰8이 사용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경우, 함께 출시될 아이폰7s와 아이폰7s 플러스가 아이폰8의 그림자에 가려질 수 있는 점도 리스크로 지적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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