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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독교체'… 영화는 산으로, 강으로

입력 2017-07-05 15:05
신문게재 2017-07-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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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문화부 기자

‘감독 교체’. 영화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감독이 바뀐다는 것은 영화의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최근 감독이 바뀐 2편의 작품이 개봉했다. 그중 하나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리얼’이다. ‘리얼’은 초반 이정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촬영을 지휘했다. 하지만 이후 제작사와 의견 차이를 이유로 하차했다. 결국 처음 작품을 기획했던 이사랑 제작자가 감독을 맡아 후반 작업을 했다. 이 감독은 언론시사회도 최대한 미루며 작품 마무리를 했지만 결과는 ‘망작’, ‘괴작’이라는 꼬리표다. 배우 김수현이 주연으로 출연하고 제작비 115억이 들어간 큰 규모의 영화가 감독 교체로 흔들리더니 완전히 무너져 버린 것이다.

‘리얼’을 보고 나니 당시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석조저택 살인사건’이 떠오른다. 이 역시 정식에서 김휘로 감독이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중간 내용은 아쉬웠지만 능숙한 감독의 손에서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잘 맺어졌다. 연출 경험이 없었던 이사랑 감독의 ‘리얼’과는 분명 달랐다. ‘리얼’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 또 안 좋은 소식이 들렸다. 바로 ‘자전차왕 엄복동’이다. 가수 비와 강소라, 이범수 등이 출연하고 제작비 12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최초 연출을 맡은 김유성 감독이 하차했다. 이 역시 제작사와 의견 차이가 이유였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전체 그림을 그리는 감독의 역량이 중요하다. 여기엔 연출의 자율성이 기본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제작자, 투자사의 입김에 휘둘리다 보면 처음 기획했던 좋은 의도는 사라지고 돈을 위한 과도한 연출과 자극적인 이야기만 남게 된다. 앞서 개봉한 두편이 그랬고 앞으로 개봉할 또 한편의 영화도 그럴 수 있다.

 

김동민 문화부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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