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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추정화 연출 “배우들 고난 극복 체험으로 5446부대 요원으로 거듭났죠”

입력 2017-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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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사진제공=주다컬처)

 

“모든 배우들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호락호락하지 않게 만들었어요. 웹툰, 영화을 보신 분들이 기대하고 오셔도 재밌게 보고 가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18일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있었던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10월 8일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 프레스콜에 참석한 추정화 연출은 자신감을 표했다. 그 자신감의 이유에 대해 “배우 덕분”이라던 추 연출은 한차례 울컥하기도 했다.

“워낙 짧은 시간에 밭게 준비를 하다 보니 배우들과 캐릭터를 의논할 시간도 많지 않았어요. 5446부대 요원으로서 몸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너무 힘들었고 숙지해야할 대사, 노래, 안무가 너무 많았거든요. 제가 한 건 별로 없어요. 배우들이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고 몸을 만들기 위해 단식과 다이어트 등 고난 극복 체험을 하면서 5446부대 요원으로 거듭났죠. 저는 조합과정에서 보다 훌륭한 앙상블, 명확한 캐릭터 표현을 위해 고민했어요.”


◇왜 인간병기로 키워져 남한에서 죽는가, 그 변화 과정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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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사진제공=주다컬처)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HUN(최종훈) 웹툰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2013년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 손현주 등을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북한 최고인 5446특수부대 오성조 제3조장 원류환(이용규·윤은채·병헌)이 첩보임무를 받고 남파돼 동네바보 동구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류환을 중심으로 한동네에 살게 된 흑룡조 조장 리해랑(박준후·심건우)과 원류환의 감시임무를 맡은 리해진(박준휘·이우종·윤지온)이 어머니 같은 전순임, 허란(김국희·서지유) 등과 살면서 보통의 삶을 꿈꾸게 되는 이야기다.

반복적으로 배우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추정화 연출은 방대한 웹툰의 축약 과정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방대한 양을 크지 않은 공간, 7명의 배우, 한정된 무대와 세트 안에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원작의 대사를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고 영화를 보고 또 보면서 집중한 건 딱 하나였어요. 왜 그들은 5446 부대에서 인간병기로 키워졌고 왜 남한에서 죽는가에 포인트를 두고 변화되는 이유를 담아내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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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사진제공=주다컬처)

 

이어 추 연출은 “영화나 웹툰에서는 지붕을 달아다니는 등 스파이로서의 화려한 동작을 보여주지만 우리는 뛰어야 벼룩”이라며 “우리에겐 (그 화려한 컷들을) 뛰어넘는 노래, 음악, 안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가 펼칠 수 없는 이야기를 펼칠 수 있도록 (허수현) 작곡가 선생님, (김병진) 안무가, 모든 배우들이 날개를 달아주셨어요. 특히 배우들, 원캐스트로 공중을 가로로 도는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요원 역의) 박시윤·정창민 등은 매회 붕붕 날아다녀요. 좋은 시스템에서 더 좋게 일하게 해줘야하는데 제가 해준 게 없어요. 그럼에도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항상 빛나고 계셨죠.”


◇분량은 적지만…없어선 안될 전순임 여사와 란, 그 이름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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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사진제공=주다컬처)

“분량 면에서 크지는 않지만 전순임 여사는 남파된 요원들의 마음을 돌리게 만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에요. 그들이 살상병기가 된 이유는 단 하나, 가족이죠. 웹툰, 영화를 보면서 ‘엄마’ 코드를 묶을 수 있는 캐릭터가 그런 전순임 여사와 아이를 낳자마자 입양보내고 그 아이를 그리워하는 허란이었어요. 간첩이나 살상병기가 아닌 일상의 삶을 살고 싶게 변화시키는 중요한 인물들이죠.”

그렇게 중요한 전순임과 란은 김국희·서지유가 번갈아 연기한다.

 

이 인물들에 대해 서지유는 “마지막 평범한 행복을 좇는 일상을 노래하는 요원들이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라며 “일상으로 만나는 소중한 사람으로서 더 소중하게 한 장면 한 장면 조심스레 접근했다”고 밝혔다.

“굉장히 빠르고 역동적인 호흡을 연결하는 게 중요했어요. 공연을 하면서 제 슬로건이 뜨거운 배우가 되자 였어요. 잘은 못해도 뜨겁게 만이라도 하자 되뇌던 사람이었죠. 그 동안은 매 공연 감정이 마구 날뛰는 걸 연출님들께서 차분히 콘트롤해주시곤 하셨어요. 그런데 이번 작업을 하면서 저보다 더 뜨거운 (추정화) 연출님을 만나서 따라가느라 천덕꾸러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스스로 되뇌던 걸 잊고 있다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죠.“


◇전혀 다른 동구들 그리고 슬픈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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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사진제공=주다컬처)

 

“저는 심성이 착합니다.”

동네 바보 동구와 북한 최고 특수부대원 원류환을 오가는 세 배우(이용규·윤은채·병헌)에 자신만의 강점을 묻자 윤은채는 ‘착한 심성’을 꼽았다.

“그래서 동구라는 캐릭터를 착하게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산되지 않는 웃음이나 순박한 동구의 모습이 저를 닮았죠. 원류환 보다 동구를 착한 심성으로 잘 표현해보려고 연구하고 노력 중이에요.”

막내 병헌은 “두 형과 달리 20대”라며 “형들에게 다시 올 수 없는 20대의 매력, 상큼한 동구와 훈훈한 원류환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30대의 노련미를 잘 활용해 보겠다”면서도 “셋이 연기하니 다를 수 있지만 배역은 하나이니 좋은 메시지로 다가갈 수 있는 게 매력인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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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사진제공=주다컬처)

 

김태원 역의 서승원은 “평범한 삶 속에서 찾는 기쁨은 사람마다 다르다”며 “김태원은 악역이지만 명령이 최고의 미덕이고 따라야 하는 게 당연한 평범함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가족을 가지고 자유를 누리는 게 평범함인 남한과 차이가 있다는 게 남한사람으로서 슬펐어요. 다른 위치에 계신 관객분들이 저희를 보면서 스스로 잊고 있는 행복은 없는지 찾아가는 공연이 되기를 바라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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