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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양판점, 전기차 사업 지지부진한 까닭은?… 충전 등 국내 표준 정비 안돼

입력 2017-07-21 07:00
신문게재 2017-07-21 1면

20160715_롯데하이마트,전기차충전서비스시작
롯데하이마트 신제주점을 찾은 고객이 상담원의 도움을 받아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다.(사진=롯데하이마트)

가전양판업계가 신사업의 일환으로 의욕적으로 추진한 전기차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유통업계 최초로 닛산 전기차 ‘리프’ SL 모델의 판매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판매량이 저조한 상태며, 전자랜드는 중국 등 국내외 전기차 업체와 접촉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월부터 신제주점과 서귀포점에서 닛산 리프의 판매를 시작했다. 전기차 유통을 위해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자동차 운송사업 소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으며, 전기차 판매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신제주점과 서귀포점 2개점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국닛산도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유통 채널 다각화 차원에서 롯데하이마트를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 양 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평이다.

그러나 의욕과는 달리 1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롯데하이마트 전기차 사업은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수요가 워낙 저조한 탓에 닛산 리프를 판매하는 매장은 제주에 2개 점뿐이며, 작년 말까지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수도권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언이 무색하게 충전소도 전국에 5곳에만 설치된 상태다.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가 2012년 458대에서 지난달에 1만5869대로 5년간 약 35배가 증가했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인 닛산 리프는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25만여 대에 달하는 글로벌 1위 전기차지만 국내에서는 월 평균 판매량이 15대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가전양판점의 전기차 사업 부진의 원인으로 급속충전 출력 용량 문제와 전기차 충전기의 규격을 꼽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닛산 리프의 경우 충전 용량 100㎾ 이상을 지원하지만, 국내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 표준 규격은 50㎾”라며 “충전 용량이 50㎾가 최대치기 때문에 100㎾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를 구매해도 별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통일되지 못한 충전 방식도 원인이다. 국내 급속 충전 표준은 직류(DC)차데모, DC콤보(타입1), 교류(AC) 3상 등 3종을 모두 수용한 단체 표준을 사용한다. 닛산 리프의 경우 DC차데모 방식을 사용하는데, 국가기술표준원이 내년부터 국내 전기차 충전 방식을 콤보1 방식으로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어 이와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자랜드도 4차 산업에 맞춰 전기차 유통에 관심을 갖고 지난해부터 중국 전기차 제조사와 접촉하고 있지만, 국내 충전 표준이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중국 BYD 등 외국 전기차 기업과 함께 국내 유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BYD 전기차의 한국 시판을 막아온 가장 큰 걸림돌은 보조금 문제였다.

기존 BYD의 전기차는 80㎾h 배터리를 장착해 완속 충전에 13시간이 소요돼 환경부의 구매보조금 지급대상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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