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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금리인상 시기 놓쳐선 안된다

입력 2017-07-27 15:19
신문게재 2017-07-28 23면

 

한상완 총괄본부장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했다. 달성만 된다면 정말 얼마만의 성장률인가. 특히 잠재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았다고 평가되는 이 시점에 3%는 꿈 같은 성장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가는 여전히 2%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측에서 보면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라고 해도 아직 물가 상승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다. 공급 측에서 보더라도 상반기의 비용 인상 요인이 하반기로 갈수록 비용 인하 요인으로 반전되면서 정부가 바라는 2% 물가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어려울 판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저물가는 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적군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 국면에서 저물가는 과열을 막고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해주는 우군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특히 실적 성장률(3%)이 잠재성장률(2%대)을 뛰어넘는 인플레 갭 상태에서 저물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작금의 경기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그야말로 저물가-고성장의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다. 낮은 물가 상승률을 수반하는 적당한 수준의 경제 성장률,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경제다. 사실 살로먼 브러더스의 데이빗 슐만(David Shulman)이 처음 소개한 1990년대 미국은 골디락스 경제가 근 10년간 지속되었다. IT 혁신이 주도한 신경제가 원인이었다. IT 혁신 즉, 공급 측 혁신이 물가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경제 성장을 주도한 이상적인 형태의 경제 성장이다. 2000년대 들면서 세계 경제는 또 다시 골디락스를 구가했다. 2001년 IT 버블 붕괴 이후 2008년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까지 지속된 2차 골디락스의 저물가 요인은 중국의 ‘저물가 수출’이었다.

골디락스 경제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골디락스 경제는 예외없이 버블 붕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저물가로 인하여 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지고 그 사이 버블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1차 골디락스의 끝에는 공급측 IT 버블 붕괴가 있었다. 2차 골디락스의 끝에는 부동산 버블 붕괴가 있었다. 버블 붕괴시 가장 타격을 심하게 받는 곳은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나라들이다. 서브 프라임 위기 때 가계 건전성이 나빴던 미국과 영국은 심하게 홍역을 앓았다. 우리나라는 국가, 기업, 가계 모두가 건전한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쉽게 지나갈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또 다른 골디락스의 초입에 서 있다. 이번에도 버블은 생겨날 것이다. 이번에 버블이 터지게 된다면 가장 고통을 받게될 나라는 우리나라다. 가계 건전성이 너무나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아직 시간은 있다. 지금부터라도 버블 형성을 억제하고 가계 건전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정부는 부동산 억제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가계부채 종합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하지만 시장에 돈이 쓰나미처럼 몰려다니는 한에는 백약이 무효가 될 것이다.

금리 인상만이 답이다. 지금의 경기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는 없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은 내보내야 한다. 속도는 조절하겠으나 인상 기조인 것은 분명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잡아야 한다. 금리 인상, 연내 1회 정도는 필요하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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