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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은퇴식, 아쉬운 팀 동료들 “다리 경련은…”

입력 2017-08-14 10:47

ATHLETICS-WORLD/ <YONHAP NO-2552> (REUTERS)
‘단거리의 황제’ 우사인 볼트가 14일(한국시간) 런던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에 은퇴식을 가졌다. 그는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트랙을 한 바퀴 도는 세리머니를 끝으로 트랙을 영원히 떠났다. 사진은 세계선수권대회측이 볼트에게 은퇴 선물로 증정한 대형 액자를 볼트가 내려보는 모습. 연합뉴스
우사인 볼트(31, 자메이카)가 은퇴한다.



볼트는 14일(한국시간) 런던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등장해 은퇴식을 가졌다. 그는 관중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며 트랙을 한 바퀴 돌았다. ‘영광 속 트랙돌기(lap of honour)’를 끝으로 육상 황제는 왕관을 벗었다.

볼트는 2008년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 단거리 육상의 신화를 써내려갔다.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9초69의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200m에서도 19초30로 세계기록을 세웠다.

볼트의 신화는 계속됐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9초58 세계신기록으로 인간의 한계를 넘었다. 200m마저 세계기록(19초19)을 작성하며 볼트 시대를 열었다.

이후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0m, 400m계주, 2012년 런던올림픽 100m, 200m, 400m계주 정상에 등극했다. 2013년 모스크바와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2016 리우올림픽서 100m, 200m, 400m계주 3관왕을 달성했다. 사상 최초 3개 메이저 대회에서 3연패하며 세계 육상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볼트는 마지막 무대에서 안타깝게 쓰러졌다. 13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 나섰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볼트는 바통을 이어받고 결승선을 향해 질주했다. 하지만 갑자기 왼쪽 다리에 문제가 생겼다. 절뚝이면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트랙에 쓰러진 볼트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일어서지 못했다. 자메이카 동료의 부축을 받은 채 쓸쓸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로써 볼트는 이번 선수권에서 동메달 한 개에 그쳤다.

이로써 볼트는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기록을 세우는데 실패했다. 금메달 1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통산 14개에 그쳤다.

역대 최다 메달은 미국의 앨리슨 펠릭스(32)이 기록했다. 같은 날 여자 400m 계주에 2번째 주자로 출전, 41.82로 금메달 따냈다. 지난 여자 400m에서 동메달을 딴 데 이어 대회 2번째 메달이다. 펠릭스는 금10, 은3, 동2(총 15개)로, 멀린 오티(슬로베니아·금3, 은4, 동7·14개)를 제치고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주인공이 됐다.

볼트가 넘어지면서 자메이카의 세계선수권 이 종목 5연패 꿈도 날아갔다.

충격적인 결과에 볼트는 이례적으로 공동취재구역서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평소의 볼트라면 각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즐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서둘러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이유가 분명했다. 런던세계선수권 조직위의 준비가 아쉬웠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 팬에게 무한한 사랑을 전한다”고 은퇴 작별인사를 전했다. 미국 매체 ‘ESPN’은 “볼트의 부상 부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근육 손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정밀진단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볼트가 쓰러진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400m 계주 지연도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메이카 팀 동료 블레이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400m 계주 결승이 10분 늦게 열렸다”며 “각국 선수단이 40분 넘게 기다렸다. 볼트는 쌀쌀한 날씨를 우려했는데 시상식이 길어져 결국, 그의 근육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팀 주치의 케빈 존스도 “볼트는 왼쪽 다리에 근육이 뭉쳐있었다”며 “최고의 상태로 트랙에 나서고 싶어했고 지난 3주간 각고의 노력을 했다. 많은 준비를 했지만 마지막 무대에서 쓰러졌다. 시상식 일정으로 400m 계주 결승 대기시간이 길어져 워밍업을 오래했다. 선수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대회 조직위는 남자 5000m 시상식을 오래 진행해 논란이 일었다. 예정된 시간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그 여파는 남자 400m 계주 선수단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말았다.

볼트는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다. 은퇴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고 육상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100m 우승자 개틀린은 “그와 함께 은퇴하지만 떠나보내기 아쉽다”며 제2의 인생도 건승하길 기원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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