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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엉터리 ‘친환경’ 관리,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입력 2017-08-17 15:05
신문게재 2017-08-18 23면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검사에서 또 살충제 계란이 무더기로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일 오전 5시 기준 검사대상 1천239개 농가 중 876곳의 검사를 마친 결과, 31곳에서 기준치 이상 농약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조사에서는 피프로닐, 비펜트린 말고도 또다른 사용금지 약물인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등이 나왔다.

심각한 것은 기준치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농약도 사용해서는 안되는 ‘친환경 무항생제’ 농가 60곳에서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점이다. 그동안 ‘친환경’에 대한 믿음으로 비싸지만 안심하고 사먹었던 소비자들은 충격을 받고 있다. 정부가 민간기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인증을 해주는 양계장은 항생제나 동물약품 등을 전혀 사용할수 없게 하고 출하 계란을 40∼50% 비싸게 팔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 전국 1456개 산란계 농장 가운데 절반 이상인 780곳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한마디로 친환경 인증만 남발하고 관리는 엉망이라는 얘기다. 친환경 양계장과 동물약품 관리는 농식품부, 계란 유통과정에서의 잔류농약 관리는 식약처가 맡고 있는데 어느 관리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이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정부의 이번 전수조사도 조사 담당자가 직접 농장을 방문해 무작위 샘플을 검사한 게 아니라 농장주들에게 계란을 가져오게해 검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이라면 정부 조사결과를 전혀 믿을 수 없다.

친환경 인증제도는 계란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먹거리를 대상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런 식의 엉터리로 관리되고 있다면 국민들은 어떤 친환경 식품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다. 친환경 인증제도의 부실한 관리실태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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