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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갤러거 “테러 두렵지 않지만...아리아나 그란데에게 손가락질 할 수 없어”

입력 2017-08-22 15:27

리암 갤러거
세계적인 록그룹 오아시스 출신 가수 리암 갤러거가 22일 서울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제공=워너뮤직)

 

“테러는 두렵지 않아요. 김정은도, IS도 무섭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테러를 눈 앞에서 목도한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누구도 손가락질 할 수는 없어요.”



세계적인 록그룹 오아시스 출신 록가수 리암 갤러거는 얼마 전 내한 공연 뒤 팬들에게 지탄 받았던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인 리암 갤러거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 중 벌어진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지난 6월 ‘원 러브 맨체스터’(One Love Manchester) 자선공연에 참여한 바 있다.

22일 서울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리암 갤러거는 “공연 중 음악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눈앞에서 목숨을 잃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강조하며 “비록 나는 테러가 두렵지 않지만 아리아나 그란데를 비롯한 가수들이 (테러에) 신경쓰는 것에 대해 뭐라 할 수는 없다”는 소신을 전했다. 그는 “나는 IS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며 “테러가 무서워서 움찔하지는 않을 것이다. 보안에 철저하게 대비해 더 좋은 공연을 펼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리아나 그란데를 비롯해 미국 팝가수 리처드 막스도 북한 핵문제로 한 차례 공연을 취소하는 등 한국이 팝가수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리암 갤러거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관련 소식은 국제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죠. 하지만 북한에 대해 이야기하긴 어려워요. 오히려 북한보다 미국이 더 걱정됩니다. 북한의 김정은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감도 안 오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떤 성향인지 알고 있으니 더 걱정되죠.” 

 

리암 갤러거
리암 갤러거 (사진제공=워너뮤직)

 

리암 갤러거는 “그렇지만 우리는 이런 큰 흐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며 “고위층 인사들이 정신 나가 (미사일)버튼을 눌러버리면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지 않나. 만약 그렇게 된다면 멋있게 죽고 싶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또 “나는 해야 할 일이 많고 가야할 곳이 있고 돈도 많지만 시간이 없다”며 “그런 것들이 두려우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테러를 비롯해 뉴스에 나오는 여러 상황들이 일종의 ‘프로파간다’ 같다”며 “너무 많은 의미를 두지는 않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대표적인 친한파 가수인 리암 갤러거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그는 이날 오후 8시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미국 하드록 밴드 푸 파이터스, 한국 밴드 더 모노톤즈와 합동공연 ‘리브 포에버 롱’(LIVE FOREVER LONG) 무대에 서기 위해 전날 2박 3일 일정으로 입국했다. 

 

그는 입국 당시 팬들이 몰려 포토라인이 무너진 아찔한 상황에 대해서도 “사실 이런 반응은 한국이 처음이 아니다. 문만 열면 늘 겪었던 상황”이라고 농을 치며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포근함을 느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환영하라고 음반사에서 고용한 것 같은 의심도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매번 열정적인 ‘떼창’으로 자신을 맞아주는 한국 팬들에 대해서는 “한국 팬들은 펑키하고 미친 것에 가깝다”며 “스코틀랜드에서는 오물을 투척하고 영국 관객들도 공연 중 서로 밀치며 포악해지는데 한국 관객들은 영국 쪽에 가깝지만 예의를 지킨다. 오늘 공연은 오물만은 투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리암 갤러거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서울 강남역의 ‘강남스타일’ 동상 앞에서 말춤 추는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싸이는 만나본 적 없지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아티스트”라며 “서울은 경치도 좋고 하늘도 맑은 좋은 도시”라고 평했다.

이날 공연에는 리암 갤러거의 솔로앨범을 비롯해 오아시스 시절의 히트곡들을 대거 들려줄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팝스타들이 옛 히트곡보다 최근 곡들을 주로 들려주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언젠가 한 공연에서 만난 팬이 우는 모습을 봤어요. 열심히 일해 큰 돈을 들여 티켓을 샀는데 왜 오아시스 시절 노래를 부르지 않냐고 하더군요. 그들 때문에 내가 존재하는데 팬들이 원하는걸 해야 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오아시스 시절 노래들은 전부 내가 부른 노래니까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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