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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우리아이 조기 외국어교육 ‘효과’ 있나 없나

[김수환의 whatsup] 영유아기 조기 외국어 교육 효과 연구 주목

입력 2017-09-04 07:00   수정 2017-09-03 16:26
신문게재 2017-09-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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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bank)

 

자녀가 가능한 어릴 때부터 외국어 교육을 시키려는 우리나라 부모의 뜨거운 교육열에 힘입어 전국의 유아 대상 외국어학원은 2400여 곳(2015년 9월 기준)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유아를 대상으로 한 조기 외국어 교육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아이가 모국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어를 습득하면 모국어 습득에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부터, 유아의 놀이시간을 빼앗으면서 조기 외국어 교육을 시키는 것은 시간과 비용의 낭비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들에는 과연 우리말도 잘 하지 못하는 유아기에 실시하는 조기 외국어교육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담겨있다.

그런데 모국어를 거의 말할 수 없는 어릴 때부터 아기는 모국어와 외국어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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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bank)

 

◇조기 외국어 교육은 시간과 돈 낭비?

우리나라 국무총리 산하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진들은 지난 2015년 만 5세, 초등학교 3학년 아동, 대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약 1개월(주 5회, 4주간) 동안 20회에 걸쳐 총 87명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을 실시하기 전 후의 듣기, 말하기, 읽기 능력을 측정했다.

연구진은 자연스러운 문장과 부자연스러운 문장 간 안구운동(첫 고정시간, 주시시간), 뇌파(ERP) 측정을 통해 의미 처리 민감도를 분석했다.



실험에서 아동보다는 성인이 단기적으로 동일한 양의 중국어 교육을 받았을 때 청각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의미 민감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조기 외국어 교육의 효과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됐다.

하지만 4주 동안 20회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진행된 이 연구에서도 중국어 수업에 대한 효과는 만 5세, 초 3, 대학생 세 집단에서 모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히고 있다. 특히 ‘듣기 영역’에서는 연령에 따른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말하기 영역’은 초등학교 3학년과 대학생들의 수업 효과가 만5세 유아보다 더 크게 나타났고, ‘읽기 영역’에서는 대학생의 수업효과가 가장 높고 그 뒤를 이어 초등학교 3학년, 만 5세 순이었다.

결론적으로 취학 전 유아를 대상으로 한 외국어 교육은 듣기 중심의 학습이 제공될 때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들은 초등학교 3학년까지도 듣기와 말하기 중심의 외국어 교육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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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bank)

 

◇생후 20개월이면 이중 언어 이해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모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배우는 것도 의미 없는 일일까. 새로운 연구결과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의 잠재능력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이며 모국어를 잘 못하는 생후 20개월이라도 외국어습득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최근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베이비연구소 등 국제연구팀이 영어와 프랑스어 2개 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캐나다에서 생후 20개월 된 영유아 24명과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실험에서는 아기와 성인에게 각각 영어에 프랑스를 섞어놓은 문장과 영어와 프랑스어가 교차하는 문장을 들려주며 반응을 관찰했다. 예를 들면 ‘Look! Find the chien!’(chien은 프랑스어로 ‘개’)라든가 ‘That one looks fun! Le chien!’과 같은 문장을 들려준 것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문장에 반응한 아기와 성인의 눈이 강아지 사진을 얼마나 오래 주시하는지와 팽창한 동공의 크기 등 움직임을 관찰했으며, 실험방법에서 아기와 성인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참고로 사람의 눈에서 동공이 팽창하는 현상은 뇌에 걸린 부하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응이자, 뇌의 인지활동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에 이용되고 있다.

그 결과, 아기와 어른 모두 두 언어가 섞여 있는 문장에 같은 반응을 나타냈다고 한다. ‘Find the chien!’이라는 문장에서 프랑스어 ‘chien’을 영어의 ‘dog(개)’라는 의미로 이해하면서도 ‘chien’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동공이 확장되는, 즉 뇌에서 데이터를 처리 중임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 프린스턴대 베이비연구소의 루 윌리엄스는 “기존의 연구자들이 이중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은 평소 말하기에서 2개 국어를 쓰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해 왔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말하기 단계 이전에 어렸을 때부터 가능한 듣기 단계에서 두 언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전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전환능력이 이중 언어 환경에 있는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인지능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심리학교수 자넷 베르커는 “이중 언어의 학습에 대해 적절한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결과가 가장 명확하게 시사 하는 것 중 하나는 이중 언어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가 두개의 언어로 혼란스러울지 모른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유아 대상 외국어학원의 교육 방식이 아이에게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물음과 함께 검증되지 않은 조기 외국어교육 열풍에 대한 과장된 효과 강조는 지양해야 되는 부분이겠으나, 생후 20개월 이상의 영·유아는 이중 언어구조를 이해할 수 있으며 듣기를 활용한 외국어교육이 효과적임을 이상의 연구결과들은 시사하고 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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