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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파라오도 탈모 탓에 자신감 상실

치료용 내세운 샴푸 효과 검증 덜 돼 …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미녹시딜·모발이식만 효과 인정

입력 2017-09-18 15:17   수정 2017-09-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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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재 동안피부과 원장

인간의 탈모증에 대한 원인 규명과 치료법 연구는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무슨 약을 먹어서, 주사를 맞아서 단번에 쌈박하게 되는 치료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먹는 약을 먹으면 더 이상의 탈모 진행을 막고, 머리털이 굵어진다는 것과 확실한 효과를 원하면 불편과 고비용을 감수하고 모발이식을 받으면 된다는 게 현재의 의학수준이 내린 결론이다.


지금으로부터 3000년이 넘은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두루마리엔 악어기름이나 하마똥 등을 탈모 회복을 위한 연고로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유전적 원인이 작용했을지 모르지만 대머리가 많았던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가발 없이 대중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오른쪽 귀 뒤로 두툼한 쪽진 머리를 넘기고 다녔다.


구약성경에는 삼손이 다수의 필리스티아인(지중해 해상을 떠돌다가 지금의 팔레스타인에 정착)을 쳐죽였다가 그의 애인인 필리스티아 출신의 데릴라에게 자신의 괴력이 머리카락에서 나옴을 알려주고 잠든 사이 머리카락이 잘리고 97파운드(44㎏)의 약골이 되어 두 눈이 뽑혀 노예로 전락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처럼 머리카락은 예로부터 ‘힘’을 대변하는 상징으로 종종 동원됐다.


율리어스 시저도 대머리를 보이기 싫어 월계관을 쓰고 다녔다. 시저의 가문이 카이사르(Caesar)로 명명된 데에는 그의 조상 가운데 제왕절개수술(라틴어로 ‘자르다’가 caes-)로 태어난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그의 가계가 숱이 많고 굵은 머리카락(caesaries) 또는 밝은 회색 눈(oculis caesiis)을 가져서라는 설도 있다. 영어 조크에 ‘어떻게 율리어스 시저가 머리 숱이 많을 수 있니?’(How did Julius Caesar become Caesar?)는 다시 말해 탈모는 가족력(유전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히포크라테스(BC 460~BC 377년)와 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년)는 일찍이 생식기능과 탈모의 관계를 연구하고 인지한 선구자였다. 대체로 성생활을 하기 전(18~20세 이전)에는 탈모가 진행되지 않고, 양물을 제거한 남성은 탈모가 되지 않고, 여성에게는 (유전적인) 대머리가 없음을 확인했다. 지금의 현대의학으로도 대체로 맞는 사실이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도 큐민(cumin, 중동 향신료), 비둘기 배설물, 서양고추냉이(horseradish), 쐐기풀(nettles), 아편 등을 두피에 바르거나 먹으며 자신의 탈모를 치료하려 했으나 허사였다. 프랑스 루이 15세는 그의 대머리를 가리기 위해 온갖 패션 가발을 고안했다.


이후 헤아릴 수 없는 약초와 영양제, 오일, 로션, 샴푸 등이 탈모치료제로 고안됐으나 효과가 미미하거나 충분치 않았다. 해마다 마케팅의 힘을 업고 새로운 탈모 개선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게 대부분이다.


오늘날 숱이 많은 건강한 모발은 여성에게 ‘영광의 왕관’이자 섹스 어필의 상징이 됐다. 남성에겐 활기 넘치는 남성성과 명예의 화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노화, 스트레스, 환경오염, 편식 등으로 탈모인은 점차 증가세다.


남성이라면 나이를 먹어 모발이 가늘어지며 정수리나 앞 이마쪽의 머리가 집중적으로 빠지는 남성형 탈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성이라면 스트레스, 다이어트, 임신, 출산, 폐경, 약물 과다복용 등은 물론 이에 따른 남성호르몬 비중 증가로 유발되는 여성형 탈모를 관리해야 한다. 과도한 헤어관리도 여성에겐 적이다.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탈모는 생활요법만으로는 관리가 어려워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탈모의 진행 정도, 성별, 나이, 두피 상태 등을 감안해 초기에는 피나스테라이드나 두타스테라이드 등을 복용하고 미녹시딜 등 바르는 약을 함께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탈모가 심하게 진행되거나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면 자가모발이식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DHT)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옆머리나 뒷머리의 머리카락을 채취해 탈모가 나타난 앞머리와 정수리 부위에 옮겨 심는 것이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이용해 시술하기 때문에 심는 부위의 머리카락의 색과 굵기, 재질이 동일해 시술한 티가 나지 않으며 한번 이식된 모발은 반영구적인 게 장점이다. 흔히 수술하면 거창하고 어렵게만 받아들이지만 수술기법이 발전해 외래에서 3~4시간만 견디면 편하게 시술받고 귀가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지장을 받지 않는다.


박동재 동안피부과 원장(서울 구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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