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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우리 전통 춤사위, 2017년 현재를 만나다! 국립무용단 ‘춘상’과 서울예술단 ‘꾿빠이, 이상’

[Culture Board] '춘향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국립무용단 '춘상', 배정혜 안무가, 정구호 연출, 이지수 음악감독, 이요음-조용진, 송지영-김병조
김연수 동명소설 무대 올린 '꾿빠이 이상', 오세혁 각색 작사, 오루피나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입력 2017-09-21 07:00
신문게재 2017-09-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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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에 가까운 살구빛 드레스, 경쾌하고 그루브 넘치는 재즈 선율, 브라스를 비집고 나오는 플루트에 맞춘 부드러우면서도 절도 있는 춤사위, 장단을 맞추듯 힘이 넘치는 추임새, 헤드뱅잉과 탭댄스를 연상시키는 한국 전통의 머리채춤과 발춤….


판소리 ‘춘향가’를 1막 8장의 춤극으로 재해석한 국립무용단의 ‘춘상’(春想, 9월 21~24일 국립극장 해오름), 세명의 인격으로 일제강점기 예술가로 살아가면서 겪었을 고충을 전하는 ‘꾿빠이, 이상’(9월 21~30일 CKL스테이지)이 동시에 출격한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쟁쟁한 창작진의 의기투합,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국 전통 춤사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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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의 '춘상'.(사진제공=국립극장)

‘춘상’은 봄에 일어나는 다양한 상념을 뜻하는 말로 판소리 ‘춘향가’의 춘향과 몽룡을 현재를 살아가는 춘과 몽으로 재탄생시킨 무용극이다. 

 

‘백의 민족’을 상징하는 듯한 하얀 2층 구조물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춘상’은 베테랑 창작진들과 신진 무용수들의 만남으로 눈길을 끈다..

 

‘Soul(소울), 해바라기’ ‘춘향’ ‘코리아 판타지’ 등의 배정혜 안무가와 ‘묵향’ ‘향연’ ‘동백꽃아가씨’ 등의 정구호 연출·무대·의상디자이너가 의기투합했다.

 

음악은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친절한 금자씨’, 드라마 ‘겨울연가’,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등의 이지수 음악감독이 책임진다.  


한국 전통무용을 근간으로 하지만 선명한 오방색도, 화려하게 나풀거리는 한복자락도, 장단과 리듬에 맞춘 전통 악기도 없다. 

그럼에도 당기기 호흡(공간의 호흡을 몸속으로 당겨 감칠맛 나는 동작을 창출하는 호흡)과 밀기 호흡(호흡을 밀어냄으로써 무게감 있는 동작을 만들어내는 호흡), 눌러 짚기 호흡(신체를 공간에 부착시킴으로써 순간적인 멋을 발생시키는 호흡) 등 근육의 사용, 발 디딤새, 무릎의 굽힘, 어깨선의 흐름 등 한국무용 고유의 멋이 춤사위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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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의 '춘상'.(사진제공=국립극장)

 

신기하게도 염신혜·선우정아의 ‘Just Before’, 정기고의 ‘Hey Bae(Feat. 팔로알토)’, 볼빨간사춘기 ‘우주를 줄게’, 아이유의 ‘이 지금’, 넬의 ‘백야’ 등 최신 대중음악에 기타·첼로·바이올린·플루트·드럼·트럼펫·베이스 등 현대 악기가 흥을 돋운다. 

 

졸업파티에서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춘과 몽은 전작 ‘리진’에서 호흡을 맞춘 이요음·조용진과 ‘회오리’ ‘그대 논개여’ 등의 송지영·‘소울 해바라기’ ‘묵향’ ‘회오리’ ‘시간의 나이’ 등의 김병조가 더블캐스팅됐다. 

‘꾿빠이, 이상’은 시인 이상의 서거 80주기를 맞아 ‘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께-저승편’ ‘잃어버린 얼굴 1895’ 등의 서울예술단이 선보이는 창작가무극이다. 난해하고 심상치 않은 글을 썼던 우리가 알고 있는 이상과 그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내면이 서울예술단 특유의 유려한 전통 춤사위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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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 '꾿빠이, 이상'(사진제공=서울예술단)
‘꾿빠이, 이상’에서 눈여겨 볼 것은 원작자와 창작진이다. 김연수 작가의 2001년 동서문학상 수상작인 동명 소설을 연극 ‘슬루스’ ‘보도지침’ ‘톡톡’ ‘우리의 여자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라흐마니노프’ ‘그와 그녀의 옷장’ 등의 오세혁 작·연출이 각색하고 가사를 썼다. 

더불어 ‘록키호러쇼’ ‘헤드윅’ ‘데스노트’ ‘안녕, 여름’ 등의 세련된 스타일의 오루피나가 연출하며 ‘에드거 앨런 포’ ‘나폴레옹’ ‘오! 캐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마마돈크라이’ ‘곤 투모로우’ 등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음악을 책임진다. 

도쿄제국대학 부속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이상(최정수·김용한·김호영), 그를 애도하는 주변인들이 저마다 기억하는 이상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상의 삶을 흉내 내던 서혁민, 그의 글을 연구하던 피터주, 그의 동료 문인들, 여인들 등의 애도 속에서 눈을 뜨고 모호해진 자신을 찾기 위해 애쓰는 이상은 다양한 모습으로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에게 훌쩍 다가선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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