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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러시아> 기구한 신태용호, 먼저 넘어야 할 히딩크 후폭풍

입력 2017-09-25 08:16

소감 말하는 신태용 감독<YONHAP NO-2006>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에 성공한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귀국 환영행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 감독은 위기의 한국축구를 구하기 위해 소방수를 자처했다. 이란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2연전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쳤고, 경기력에서도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다른 팀들의 도움이 컸던 것은 사실이나 결과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시간이 많지 않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은 내년 6월에 열린다. 남은 9개월 동안 전력 담금질에 들어갈 시기다.

신태용 감독은 25일 오전 10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러시아(10월 7일), 튀니지(10월 10일)와의 평가전에 나설 A대표팀 23명 선수 명단을 발표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악재가 많다. 10월 두 차례 A매치는 유럽 원정에서 펼쳐진다. 특히 개최국 러시아와의 평가전은 내년 본선 무대를 앞두고 미리 현지 적응을 해볼 기회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 소집에는 K리그 클래식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불참한다. 10월 8일 K리그 클래식 6강 스플릿을 결정짓는 마지막 33라운드가 예정돼 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K리그 클래식 팀들이 대표팀 조기소집에 협조한 대신 10월 A매치에서는 K리거들을 차출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

심지어 유럽파들의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은 허벅지 부상으로 최근 결장 중이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그나마 손흥민(토트넘)은 꾸준히 출전시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은 교체 출전이 대부분이다.

내년 본선까지 한정된 시간 속에서 100% 전력으로 조직력을 맞출 기회가 사라진 것은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또 신경써야 할 것은 히딩크다. 히딩크 재단 노재호 사무총장측은 김호곤 기술위원장에게 대표팀 감독직 요청한 것이 발단이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히딩크 측으로부터 연락받은 적이 없다며 강조했지만 끝내 거짓말로 드러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6월 중순 대한축구협회 내부 인사에게 간접적으로 감독직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신태용 감독이 자리를 꿰찬 시점에서는 직접적으로 사령탑을 원한다고 언급하지 않았다. 어떤 방향이라도 한국 축구를 위해서라면 돕겠다는 게 히딩크 감독 발언의 취지다.

그럼에도 히딩크 후폭풍은 거세다. 신태용 감독으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사태에 놓인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2016 리우 올림픽, 2017 FIFA U-20 월드컵에 이어 A대표팀까지 소방수로 나섰다. 특히 대표팀은 자신의 커리어를 모두 내걸은 것과 다름없다. 자칫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 엄청난 불명예를 떠안을 수 있었지만 모든 것을 감수하고 모험을 선택했다.

본선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약간의 동정 여론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평가전은 말 그대로 경기력을 점검하고 평가하는 경기다. 그럼에도 신태용 감독은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시험무대는 너무 일찍 앞당겨졌다. 이번 10월 두 차례 평가전부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와 튀니지는 FIFA랭킹에서 한국보다 높은 강호다.

평가전에서 만족스런 경기 내용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또 다시 여론은 히딩크를 외칠 것이 분명하다. 신태용 감독은 내년 본선까지 히딩크와 비교대상에 놓일 수밖에 없는 기구한 운명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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