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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초연결의 시작 코딩] <7> 대한민국, 위기의 SW 교육

입력 2017-10-12 07:00   수정 2017-10-11 14:57
신문게재 2017-10-12 12면

4차 산업혁명 바람이 안팎으로 거세다.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이른바 ‘초연결사회’를 더욱 앞당길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국가는 물론 개인 모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혁명’을 고려할 때 더더욱 그렇다. 이에 한국ICT융합협회(회장 백양순) 코딩센터의 도움을 받아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특별기획을 10회에 걸쳐 시리즈로 엮어본다.

 

지난 달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SW생산국 도약을 위한 아직도 왜 TF 회의’에서 참가자들의 SW 육성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과 100여 년 전까지 만해도, 고생스럽더라도 기술을 하나 배우기만 하면 평생동안 밥벌이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은 당대 최고의 기술도 한 세대, 아니 불과 몇 년만에 과거의 기술로 취급받는 시대가 된 지 오래다. 이런 변화의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드는 중심에 SW(소프트웨어) 기술이 있다.

 

SW기술의 진보는 생활의 편리함을 바꿔 놓는 물리적 변화를 넘어, 과거 ‘천천히 함께 가는’ 공동체 사회를 변화에 적응하는 자와 적응하지 못하는 자, 앞서가는 자와 뒤 따르는 자로 만들었다. 과거에는 기술의 경제 사회적 파급효과가 지금보다 크지 않았기에, 변화에 대한 대비책을 오롯이 개인과 가족 몫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SW기술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새로운 전쟁이 되었다. 각국이 총력전을 펼치며 그 전쟁을 치룰 병사를 키우는 심정으로 SW기술 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컴퓨터적인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능력을 경제발전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영국, 이스라엘 등 세계 주요국들은 21세기 주도권 확보를 위해 이미 초중고교에서 SW를 필수 과목으로 운영하며 SW 조기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프로그래머의 숫자를 늘려 IT산업에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컴퓨터적 사고를 하는 창의적 인재를 키워, 국경 없이 펼쳐지는 디지털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는 절박함에 기인한다.  

 

잡스
“이 나라에 살고있는 모든 사람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한다. 프로그래밍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한국도 이런 흐름에 발 맞춰 지난 2015년 ‘SW 중심사회 실현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중학교는2018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은 2019년부터 SW 교육이 의무화된다. 중학생들은 정보 과목을 통해 34시간 이상, 초등학생은 실과 과목을 통해 17시간 이상 SW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왜 다른 과목보다 SW 교육에 이렇게 모두 열을 올리는 것일까? 20년 이상 초중고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창의적 SW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놀이터’의 장말순 원장은 “SW 교육은 프로그래밍 언어 습득 자체보다 호기심을 통해 논리력과 문제 해결능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창의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SW 교육을 경험한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주요한 변화로 ‘사물의 구조를 보다 깊이 있게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들었다. 그리고 문제 해결 과정 속에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며 인내심, 지구력과 창의력도 함께 길러지게 된다고 말했다.

2014년 성균관대 안성진 교수의 ‘초중등 SW 교육과 논리적 사고력 향상과의 상관관계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SW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문제해결 능력은 20.4%, 논리적 사고능력은 37.5% 더 높은 결과를 보였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드는 확산적 사고 능력은 22.3%, 자신이 찾은 해결책에 대한 자기 확신성 및 독립성 능력도 18.1% 더 높았다. SW 교육 과정에서 팀별 작업 수행을 통해 건전하게 소통·공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어린 학생들에게 SW교육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

 

LG,
지난 달 23일부터 24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LG연암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영 메이커 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이 직접 코딩한 자율주행차를 시험 주행해 보고 있다. [LG그룹 제공=연합뉴스]

 

2016년 9월 영국 BBC는 2014년 9월부터 시작된 영국 SW 의무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2년차를 맞은 영국 SW 교육의 문제점으로 꼽힌 것은 첫째 SW를 가르칠 교사의 부족, 둘째 어려운 SW를 쉽게 학습시키는 우수 콘텐츠 부족, 셋째 교사들의 자신감 부족이었다. 정부주도로 오랜 기간 준비해온 영국 SW 교육도 만만치 않음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은 역시 정부주도의 SW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SW 교육의 문제점은 영국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SW교육을 Plan(교육준비)-Do(교육실행)-See(교육평가) 관점에서 분석해 본다면, 우리는 교육 준비면에서 교사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2016년 말 기준 전국 3209개 중학교의 정보·컴퓨터 관련 교사는 1428명으로, 학교당 0.4명에 불과하다.

교육 실행에 있어서도 초등학교는 학급 전담 교사가 급한 대로 SW과목 연수를 받아 진행하면 되지만, 중·고교는 컴퓨터를 전공한 교사가 SW 교육을 맡아야 해 교사 부족이 불 보듯 뻔하다. 정부는 정보·컴퓨터 교사를 추가로 뽑고 2018년까지 전체 초등 교사의 30%인 6만 여명에게 SW 직무 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과거 더 쉬운 난이도의 컴퓨터 활용 교사 양성도 성공하지 못했던 선례에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정보 교사를 양성하는 컴퓨터교육학과는 전국에 10곳에 불과하다. 초등 교사는 60∼75시간 연수를 받고 바로 SW를 가르치게 되어있다. 자연히 학생들은 사설 학원으로 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 평가에 있어서도 창의성과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을 어떻게 평가할 지 기준도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실기와 필기 시험을 어떻게 어떤 비율로 둘 지도 마찬가지다. 더 심각한 것은 BBC가 지적한 대로 영국 SW교사의 자신감 부족 즉, 교사마다 실력과 수업 기법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큰 과제로 지적된다.

한국ICT융합협회 코딩센터 이만복 소장은 “수업과 평가라는 틀에서만 SW교육을 바라보면, 기존 타 교과 교육처럼 흥미를 떨어뜨려 평생 SW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SW에 대한 행복한 경험을 갖게 해주는 놀이를 통한 접근, SW를 활용해 자신과 주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주는 즐거움, 그리고 이를 친구들과 함께 팀워크를 이뤄 성취해내게 만드는 경험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린 기자 lee@viva100.com
자료제공 = 한국ICT융합협회 코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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