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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제약, 췌장암 광역학치료제 개발로 실적부진 떨칠까

전문의약품 품목 확보 사활 … 염모제·화장품, 사드 여파 등 中수출성과 감감

입력 2017-10-1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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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제약이 벨라루스공화국 벨메드프레파라티(Belmedpreparaty)로부터 수입해 상업화를 추진 중인 2세대 광과민제 ‘포토론’

동성제약이 개발 중인 췌장암 광역학치료제(PDT, Photo Dynamic Therapy)로 수년간 지속된 부진의 늪을 탈출할지 주목된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아직 연매출 100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 분야인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채 염모제 중심의 의약외품과 화장품으로 사업다각화로 일관한 탓이 크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매출은 약 797억원으로 의약품 부문(염모제 등 의약외품 포함)이 전년 대비 10.3% 증가한 약 707억원, 화장품 부문이 같은 기간 14.8% 감소한 약 90억원을 기록했다. 각 분야 영업손실은 약 203억원, 약 25억원이었다. 2013년 말에는 중국 진출로 실적 개선을 꾀했지만 한국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여파 등으로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동성제약은 2010~2011년에 연달아 스테로이드 함유 화장품이 적발돼 곤혹을 치뤘다. 2010년 11월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방식으로 내놓은 화장품 ‘아토하하크림’, 이듬해 2월 화장품 계열사인 포쉬에화장품의 ‘스킨탑’에서 이 성분이 검출돼 각각 12개월간 제조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동성제약 측은 “2010년 12월 이양구 동성제약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포쉬에화장품 전 지분을 매각해 사건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누나인 이경희 씨가 포쉬에화장품 대표를 맡고 있었으며, 동성제약 화장품 유통사인 리케아화장품이 포쉬에화장품의 최대주주였으므로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여드름 등 피부트러블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오남용하면 감염증·모낭염·부스럼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화장품 배합 금지원료로 관리된다.

작년 말에는 봉독(벌침) 성분의 화장품 ‘에이씨케어’를 뾰루지 개선·수분 보충 등 효과를 지닌 의약품으로 과장광고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개월 광고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생산액 기준 이 회사의 대표 품목으로는 염모제 브랜드인 ‘더살롱칼라’(약 43억원) 및 ‘세브에이트’(약 36억원), 생약 성분의 설사치료제 ‘정로환’(약 21억원, 성분명 진피·황련가루·향부자가루·감초가루·크레오소트), 친환경 살충제 ‘비오킬’(약 11억원, 성분명 퍼메트린, permethrin) 등이 꼽힌다.
 
동성제약은 2010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문의약품 품목을 확보하기 위해 벨라루스공화국 최대 제약회사인 벨메드프레파라티(Belmedpreparaty)가 개발한 2세대 광과민제 ‘포토론’(Photolon)을 수입해 국내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2012년엔 포토론을 쬐는 ‘LEMT레이저조사기(LEMT Laser Device)’가 의료기기(3등급) 허가를 획득했다.

광역학치료는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과민물질이 정상세포보다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성질을 이용한다. 정맥주사한 광과민물질이 암세포에 축적되면 이후 내시경으로 특정 파장의 빛을 환부에 조사한다. 이 때 활성산소가 생성돼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피부암·자궁경부암 등 여러 암종에 적용할 수 있고, 콩팥 등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반복치료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수술 또는 방사선·약물 요법보다 후유증도 적다. 독일 광역학자인 헤르만 타페이너(Herman Tappeiner)가 1903년에 피부암환자를 대상으로 광과민물질 에오신(eosin)을 바른 후 빛을 쬐 치료 목적으로 처음 사용했다.

국내에 유일하게 보급된 1세대 광과민제인 ‘포토프린’(Photofrin, 대표 제조사 미국 피나클바이오로직스, Pinnacle Biologics)은 투여 후 시술까지 48~72시간 대기해야 하고, 시술 후 2주가 지나야만 퇴원할 수 있다. 2세대인 포토론은 주사 후 3시간 내 시술, 3일 이내 퇴원이 가능하다. 치료 깊이가 12~15㎜로 1세대(약 4㎜)에 비해 깊다.

동성제약은 약 18억원을 투자해 지난 3월 대구 동내동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신약개발연구소를 개설하고, 광역학치료 및 초음파로 종양을 괴사하는 음향역학치료(SDT, Sono Dynamic Therapy)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보다 틈새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2015년 12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존 치료에 실패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포토론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2상 임상시험 진입을 허가받았다.

포토론은 2014년 9월에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선정돼 2상 임상자료만으로 품목을 허가받을 수 있다. 다만 시판 후 3상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희귀의약품 지정제는 환자수가 적고 상업성이 낮지만 꼭 필요한 의약품의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2세대임에도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지 못했으며, 벨라루스에서만 임상에 사용되고 있어 국내 허가가 지연되는 걸림돌이 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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