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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 변수에 美 보호무역주의까지…수출형 제조 대기업 '이중고'

입력 2017-11-06 17:11
신문게재 2017-11-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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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원달러 활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 경쟁력 악화 등이 우려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연합)

 

미국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청소기, 반도체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을 검토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약세로 돌아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계에 ‘이중고’로 작용할 조짐이다. 특히 수출 기업들은 원화강세로 수출가격 하락하는 등 수출 확대 등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6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오른 1115.0원에 거래마감됐다. 이 같은 원화 강세 현상은 수출 호조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원화 강세가 다음달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원화의 강세가 지속될 경우 자칫 국내 수출 제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과거처럼 쉽게 나설 수도 없는 만큼 기업들로서도 속수무책 형국이다. 그나마 원자재를 수입하는 내수기업들은 득이 될 수 있지만, 수출 기업들로선 채산성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제조 대기업들은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할 경우 한국 제조업 내 상장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0.05%포인트 하락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환율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막대한 경영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통 환율이 10원 내리면 국내 자동차의 연간 수출액이 약 4000억원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환율에 대응이 쉽지 않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삼성이나 LG도 환율 하락으로 인한 타격이 우려된다. 전자업계는 환율이 10원 정도 내려갈 경우 최대 월 300억원까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해운업계도 이익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환율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큰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유 업계도 원유 수입 단가 하락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긴 하지만, 수출이 5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수출경쟁력이 떨어질까 신경이 쓰이는 상황이다.

반면 항공업계는 원화강세를 반기는 기색이다. 유류비와 항공기 임대료 등 달러로 결제되는 영업비용에 대한 부담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원화가 강세면 확실히 항공쪽은 더 유리하긴 하다”며 “원화 강세는 상대적으로 채무를 줄이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실물경제에서 수출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수입국의 통상정책 등 변수가 많은 만큼 단순히 원화 강세만 놓고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성급한 해석을 경계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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