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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대형 IB 반쪽 출범, 육성한다는 말이나 말든지

입력 2017-11-12 14:58
신문게재 2017-11-13 23면

한국형 첫 투자은행(IB)이 곧 출범한다. 초대형 IB 육성계획 발표 후 6년여만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5곳의 IB 지정안건을 의결한다. 그러나 금감원 심사가 끝난 한국투자증권만 핵심 업무인 어음발행업 인가를 받을 것으로 알려져 결국 ‘반쪽 출범’에 그치게 됐다.

금융위가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든다며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내놓은 것은 2011년 7월이었다. 이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 증권사들은 인수·합병(M&A)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건전성을 이유로 발목을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은 심사가 보류되거나 늦춰졌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도 이런저런 사유에 걸렸다.

초대형 IB 육성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증권사 업무를 확대해 은행과 벤처캐피털만으로는 어려운 모험자본 공급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금융투자협회는 초대형 IB 도입으로 모험자본 공급효과만 2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도 정권이 바뀌자 대주주 적격성 등을 다시 트집잡고 인가기준을 자의적으로 강화하는 오락가락 정책으로 혼선만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새 정부가 금융을 다른 산업의 지원수단으로만 보는 시대에 뒤떨어진 시각으로 신성장동력으로서 금융산업을 키울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은 커녕 글로벌 금융시장 추세에 뒤따라 가는 것 조차 어려워진다. 한국 금융산업은 계속 낙후될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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