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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 유효법인세율 분석했더니…"韓 10대기업, 美보다 법인세 부담 높아"

작년 한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21.8%), 미국 10대 기업(18.3%)보다 높아져

입력 2017-11-15 13:42
신문게재 2017-11-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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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세 인상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현대차·SK·LG·롯데 등 국내 10대 기업의 ‘소득 대비 실제 법인세 납부비중’(이하 유효법인세율)이 지난해 미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법정세율 대비 유효법인세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10대 기업의 법인세 부담정도는 법정세율에 가깝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의 의뢰로 서울시립대 최기호 교수가 진행한 ‘한국과 미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 비교’ 연구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누적된 유효법인세율은 한국 10대 기업이 19.5%로 미국 10대 기업 25.2%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유효법인세율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한국기업의 세율은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져 지난해 한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은 21.8%를 기록하며 미국 세율(18.3%)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이는  법인세 인상이 세계적인 인하 추세와 맞지 않을 뿐더러 경영 위축으로 일자리 등에 대한 투자 저하를 불러올 것이라며 정부의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는 재계의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배경으로 지난 몇 년 간 증세를 목적으로 추진된 국내 대기업 대상의 각종 세금공제·감면 축소를 지적됐다. 반면 미국기업의 유효법인세율 하락 요인 중 하나로 미 정부의 세제지원 확대를 꼽혔다.

 

법정세율 대비 유효법인세율 측면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한국은 79.4%, 미국은 71.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10대 기업은 미국 기업보다 법정세율에 가까운 높은 법인세를 납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작년 한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은 90.0%를 기록한 반면 미국 10대 기업은 52.4%에 불과해 미국기업은 명목세율 대비 실제 부담하는 비중이 절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유효법인세율을 비교한 결과, 2010년 이후 삼성이 애플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해 지난 10년 동안 누적된 삼성의 유효법인세율은 17.6%로 애플 16.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의 법정세율의 차이를 감안해 법정세율 대비 유효법인세율을 보면 2010년 이후부터 삼성이 애플보다 법정세율 대비 매우 높은 유효법인세율이 지속되면서 지난 10년 동안 삼성은 71.5%, 애플은 47.6%의 세율을 부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과 재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세 인상 문제에 대해 ‘규제 포비아’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는 법인세 과표 2000억원 구간을 신설해 25% (현행 22%) 세율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과세표준 기준 2000억원 이상 넘는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5대 그룹 주요 계열사 포함, 대기업 126곳이 해당한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미국과 반대로 우리나라가 3%포인트 인상한다면 이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만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국내에서 논의되는 법인세 인상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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