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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치통 오인해 생니 발치, 알고보니 안면신경 문제?

상·하악신경 혈관에 눌려 볼·잇몸 통증, 중년여성 고위험군 … 조기진단하면 약물치료로 80% 개선

입력 2017-11-30 07:00   수정 2017-11-29 14:07
신문게재 2017-11-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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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차신경통은 입을 살짝 벌리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이 느껴져 밥을 제대로 먹기 힘들고 이로 인해 영양장애가 동반되기 쉽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외출 중 찬바람을 쐬면 갑자기 얼굴이 칼로 베이는 듯한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볼과 잇몸 주변이 욱신거려 치과에 가도 별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 신경치료나 발치 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엔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삼차(三叉) 신경은 뇌에서 나오는 12개의 신경 중 5번째로 얼굴감각과 저작근 움직임에 관여한다. 이마(안신경), 뺨(상악신경), 턱(하악신경) 등 세 줄기로 갈라진다고 해서 삼차신경으로 명명됐다. 안신경은 뇌에서 시작돼 눈썹 위 피부 쪽으로 연결되며 각막을 포함한 눈 위쪽 피부와 머리 부분 감각을 담당한다. 상악신경은 코 주변에서 나와 위쪽 치아·입천장·뺨의 감각에, 하악신경은 아래쪽 치아·잇몸·혀 앞쪽 3분의 2의 감각에 관여한다.



이들 신경에 문제가 생겨 얼굴 주변에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이 수초·수분간 반복되는 것을 삼차신경통이라고 한다. 대부분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으로 삼차신경의 뿌리 부분이 뇌혈관에 눌려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머리에 큰 충격을 받거나, 대상포진·중이염 바이러스가 침투해 신경을 손상시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드문 확률로 신경 주변에 생긴 뇌종양이나 선천적 뇌혈관기형이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전체 환자 중 중년 여성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삼차신경통으로 내원한 환자 4만 9029명 중 여성이 68%였으며 40~60대가 가장 많았다.

이 질환은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손이나 사물에 닿을 때 갑작스러운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발통점이라고 한다. 삼차신경통은 입과 코 주변, 잇몸 등에 발통점이 생긴다. 이들 부위를 만지거나 입을 살짝 벌리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므로 이 닦기, 세수하기, 음식 섭취 등이 어렵다. 실제로 환자 중 상당수가 통증 탓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장애가 동반된다.

대부분 치아와 잇몸에 관여하는 하악신경과 상악신경에서 통증이 발생하므로 치통과 구분하기 어렵다. 충치가 문제인가 싶어 스케일링이나 신경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멀쩡한 생니나 사랑니를 통증 원인으로 착각해 발치까지 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다른 질환에 비해 유독 치료 시기가 늦은 것도 특징이다. 대상포진과 함께 ‘통증의 왕’으로 불릴 만큼 잠깐의 고통은 심하지만 대부분 금방 괜찮아져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결국 통증 빈도가 잦아져 생활이 힘들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않다.



이 질환은 조기에 치료하면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다. 먼저 약물치료로 항경련제인 카바마제핀을 3~8주간 처방한다. 제 때 치료하면 약물 투여만으로 환자의 70~80%가 회복된다. 단,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이나 구역, 설사, 두드러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미세혈관감압술(MVD)은 전신마취 후 귀 뒤쪽 피부를 절개한 뒤 미세현미경으로 삼차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뇌혈관을 신경과 분리해 제거한다. 통증의 근본원인을 제거해 재발률이 낮고 치료효과가 좋지만 피부절개와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감이 큰 편이다.

노령이거나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는 신경차단술, 고주파열응고법, 풍선압박술 등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수술 부위 감각이 소실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재발률이 미세혈관감압술보다 높은 편이다. 최근 도입된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은 병변에 방사선을 집중 조사해 통증을 개선하는 치료법으로 수술과 비슷한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이태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삼차신경통은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지만 조기에 진단하면 쉽게 통증을 개선하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다”며 “치과치료 후에도 볼, 치아, 잇몸 주변에 통증이 지속되면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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