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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판 문재인 대통령? ‘모범 챔피언’ 할로웨이

입력 2017-12-0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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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웨이(연합뉴스)

 

 

UFC 각 체급 챔피언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냉소적이다. 정석에서 벗어난 기형적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챔피언은 격투 종목에서 가장 존경받는 존재였다. 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정점에 올라선 파이터답게 체급 내 가장 강한 아이콘. 체급을 대표하는 상징 등으로 불렸다. 누군가 챔피언에 오르면 많은 이들은 다음 타이틀 구도, 상위 랭커들과의 경쟁 관계 등에 관심을 보이며 체급 전체 구도를 예상했다.

 

척 리델, 앤더슨 실바, 비제이 펜, 맷 휴즈 등이 맹활약 할 때까지만 해도 챔피언들은 동경의 대상이었고, 다음 방어전에 대한 기대가 뜨거웠지만 최근은 그러한 그림을 그리기 어려워졌다. 현재의 UFC는 너무도 당연한(?) 구도가 깨져 나간 지 오래다. 격투 역사상 최악의 민폐 캐릭터인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UFC 역사에서 봐도 의미 깊은 선수다.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을 자랑하는 선수를 넘어 특유의 쇼맨십과 셀프 홍보능력(?)을 동원해 누구보다도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맥그리거만큼 많은 열성팬과 안티팬을 동시에 보유한 인물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의 복싱 이벤트 성사는 종합격투는 물론 복싱팬들까지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맥그리거로 인해 대다수 동료 선수들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챔피언이 된 후 당연히 치러야 되는 타이틀 방어전은 나 몰라라 한 채 이벤트 매치업에만 집중하며 페더급, 라이트급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았다.

 

다른 파이터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새로이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 대다수 챔피언들은 맥그리거처럼 대놓고 이벤트 매치업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예, 명분, 동료의식 등은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그런 점에서 현 페더급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25,미국)는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한 젊은 지배자 후보다는 평가다. 강자들과의 싸움을 통해 차곡차곡 단계를 밟고 올라온 케이스답게 탄탄한 전적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도전자 시절부터 상대를 가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상대와도 실력만 있다면 붙겠다는 마인드의 챔피언이다.

 

2012UFC에 입성한 이래 최다연승(11연승) 1위를 달리고 있다. 1039회의 유효타격과 분당 5.55회의 타격 적중 횟수는 각 부문 페더급 1위 기록에 해당된다. 테이크다운 방어율 역시 페더급 4(82.4%). 장외 독설전쟁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오직 실력만으로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

 

UFC는 현재 최악의 상황을 달리고 있다. 대표는 데이나 화이트지만 실질적 실세는 맥그리거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명분도 없고 챔피언으로서의 영광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한 상황에서 할로웨이 같은 챔피언이 나왔다는 것은 미래를 생각했을 때 축복에 가깝다. 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부상 등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장기간의 옥타곤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물론 이것이 정상이지만 비정상적인 주변 상황으로 인해 더욱 특별하게 돋보이고 있다는 것도 현재의 국내 정치상황과 묘하게 닮아있다. 기본이 튼튼한 챔피언이라는 점에서 현 문재인 대통령과 비유되어 ‘UFC판 문재인이라는 말까지 팬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 지쳐버린 UFC 팬들은 할로웨이가 지금의 모습을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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