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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직이 미래다] "국내 '창직 황무지' 개척…될성부른 나무 키워야"

창직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제언

입력 2017-12-07 07:00
신문게재 2017-12-07 13면

메이크업 아티스트에서 ‘시신복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집수리 전문가에서 ‘장애인 집수리 전문가’로….


창직은 이와 같이 기존 직업에서 세분화될 수 있지만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나 기술의 발전으로 ‘유품정리사’, ‘로봇컨설턴트’ 등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직업의 탄생도 가능하다. 이처럼 새로운 직업은 부족한 일자리나 기술발전에 따라 사라질 직업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창직’ 활성화를 위해 어떤 부분들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창직에 대한 대국민 인식제고, 창직 활성화 프로그램, 창직 전문가 양성 등을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으로 창직 생태계 조성과 함께 창직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세한 내용을 김진수 한국창업교육협의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과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박사에게 들어봤다. 

 

 

[브릿지포토] 김진수 중앙대교수 인터뷰4
김진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사)한국창업교육협의회장)양윤모기자yym@viva100.com

 -국내 ‘창직’ 현실은 어떤가.


△김진수=창직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계속 건의하고 있지만 2011년 이후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예산도 창업 지원은 1년간 1700억~2000억원인 데 반해 창직은 30억원 정도다. 걸음마 단계인 현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과 관심 없이는 변화되기 힘들다.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청년취업아카데미의 창직 과정은 기업 연계 등 사후관리 부족과 함께 고유 성격을 살리지 못하고 틀 안에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학생들은 짧은 기간 동안 창직에 대한 맛보기 교육만 받은 채 다시 모든 취준생들과 같이 공무원, 대기업만을 바라보며 취업 재수생, 삼수생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중진=먼저 선별의 문제다. 모든 참여자가 창직을 할 필요가 없으며 한 달 정도 선수학습을 통해 창직 관심자나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집중 투자 하는 방법이 옳다. 이런 과정은 1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대학교에서 창직은 1학년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창직의 의미를 되새기며 성과를 낼 수 있다. 두번째는 기업과의 연계다. 아무리 창직 아이디어가 뛰어나도 기업, 공공기관, 개인 등 수요처와 연계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를 연계할 수 있는 ‘창직센터’나 ‘창직지원기관’이 만들어져 기본적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마지막으로 창직운영기관, 멘토, 교수 등 이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지도자들이 창직에 대한 철학과 의미, 방향 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잘못된 개념과 의미를 전달하게 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더불어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사례 홍보와 마케팅 연구도 필요하다.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박사 인터뷰1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박사 양윤모기자yym@viva100.com

-어떤 프로그램들이 필요할까.


△김진수=정부에서 창직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학교와 기업에 이식되고 내부적으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또 학생들을 지도하는 멘토 등 교육자들의 창직 프로그램이 체계화되어야 생태계가 정화될 수 있다. 창직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학교 내 취업지원센터에 1명 이상 창직전문가들이 배치돼 기존 취업 상담 및 새로운 직업에 대한 컨설팅도 가능해 질 수 있다. 또 ‘창직선도대학’ 시범 운영 및 학교 내 교양 프로그램 등 다양한 창직 프로그램 도입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김중진=창직 사업은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성과를 내기 힘들다. 때문에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주도로 가는 것이 맞다. 창직협회, 운영 기관 등은 협의체와 학습조직을 만들어 창직의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지자체 등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또한 창직 가능자들에게 집중 투자하고 기업이 참여하는 ‘창직 데모데이’도 필요하다. 그래야 기업도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인재를 확보할 수 있으며 기업의 사업아이템 확장도 가능해 질 것이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진수=창직사업의 지속가능성과 확산을 위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그래야 학생, 멘토, 운영기관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공무원들의 순환보직 형태가 창직의 이해와 사업의 연속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점도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또한 과거 창조캠퍼스처럼 독립된 사업 형태로 창직에 대한 대국민 인식제고까지 확산할 수 있는 ‘붐업’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김중진=이분법적 사고에 의해 창직, 창업의 구분에 지나친 고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가 창직을 할 수 없고 창직 아이디어가 있고 관심 있는 사람을 선별해 좋은 사례를 만들어 주는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창직에도 철학과 정신이 있다. 기존 직업과 차별화되어야 하며 지식, 스킬, 자세가 담겨야 한다. 창직을 직업으로 만들어서 돈을 벌겠다고 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인위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이윤을 따진다면 창업이 쉽다. 스스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발전시키며 적은 경제적 혜택이라도 새로운 사람들이 개척 영역에 들어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지고 시작해야 창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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