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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비트코인 ‘3천 가즈아’ vs ‘한강 가즈아’…희망과 절망사이

[김수환의 what's up] 비트코인 투기적 관심 넘어 블록체인 혁명에 주목해야

입력 2017-12-18 07:00   수정 2017-12-17 13:51
신문게재 2017-12-18 13면

비트코인 열풍으로 “3천 가즈아(GAZUA·가자)!!”라는 말이 등장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코인당 3000만원으로 오르기를 희망할 때 사용하는 비트코인 관련 신생 유행어다.

반면 비트코인이 급락했을 때는 ‘한강 가즈아(가자)’란 말이 네티즌 사이에서 나오기도 한다. 돈을 잃었으니 한강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체가 없는 가상의 ‘화폐’ 광풍이 죽느냐 사느냐의 목숨이 달린 문제로 비화된 셈이다.



투자자의 심장은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롤러코스터를 탄다. 언론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Asia Bitcoin <YONHAP NO-4573> (AP)
사진은 중국 쓰촨성 서남부 수력발전소 옆에 설립된 한 비트코인 채굴 시설. 지난 2016년 9월 26일 한 비트코인 채굴자가 채굴용 컴퓨터들 앞에서 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

 


◇ 화폐가 아니라는 경고·규제 비웃는 비트코인 광풍

정부는 최근 가상화폐 투기과열과 범죄행위를 막기 위한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잇따라 비트코인 광풍을 경고하고 나섰다.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라고 경고한 미 연방준비제도 재닛 옐런 의장. “가상화폐는 돈이 아니다”라고 한 유럽중앙은행(ECB) 이사. “투자라기 보다 도박에 가깝다”는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투기열풍’이며 “대가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한 호주중앙은행장 등등.

 

옐런, 비트코인 경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해 “법정 화폐가 아닌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AP=연합)

 

법정 화폐를 발행하는 각국 중앙은행은 가격이 수시로 급변하는 가상화폐는 가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어 화폐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공통된 견해를 나타냈다. 미국 규제당국은 신규가상화폐공개(ICO)의 위험과 사기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 리스크가 불거진 후에도 비트코인 시세는 올해 들어서만 1900% 상승률(코인마켓캡·17일기준)을 기록했다.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가상화폐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ICO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올해 ICO를 통해서는 40억 달러(약 4조355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모집됐다. 이러한 비트코인 광풍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것이 과연 있을까.




◇ 미국발 돈줄 조이기가 비트코인 ‘거품’ 걷어낸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시중에 막대한 돈을 풀었다. 세계적인 양적완화 기조와 경기부양책이 가상화폐로 자금이 유입돼 시가총액 5868억 달러(약 639조6120억원·코인마켓캡 17일기준) 규모의 시장을 키우는데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은행의 돈 풀기가 가상화폐 시장을 키우는데 영향을 주었다면 양적완화 기조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은 가상화폐 시장에 반대급부로 작용할 수 있다.

벤 버냉키(2006~2014년) 전 의장이 이끈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해 양적완화 정책으로 3조 달러를 시중에 공급했다. 버냉키의 바통을 이어받은 옐런 현 의장 체제에서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로 움직이고 있으며,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올해 세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내년에도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지난 4년간 연준을 이끌던 ‘비둘기파’ 옐런이 내년 2월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 연준이 더욱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2월 FOMC에서 금리인상에 반대표를 던졌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내년부터 투표권을 상실한다.

이 투표권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가 물려받는다. 이들은 모두 매파 쪽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의 성장률과 실업률 전망이 눈에 띄게 개선된 점 등에서 연준이 내년에 4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Bitcoin <YONHAP NO-0695> (AP)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11일(현지시간)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 (AP=연합)

 

주요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로 사들인 자산은 지난 10년간 무려 15조 달러(약 1경6350조원)에 달한다. 연준의 자산 축소에 가속도가 붙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중단하면 시장도 방향을 틀기 시작할 수 있다. 미국발 돈줄 조이기에 한국은행도 막대한 가계부채 부담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 대출금리도 상승할 수 있고, 대출금리가 뛰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며 소비지출이 위축된다.

미국의 금리인상 행보에 자금유출을 우려한 중국도 시중금리를 올리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으로 촉발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가 가상화폐 시장에 투자자금 유입을 억제할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현재 1350여종에 달하는 군소 가상화폐에 투자된 자금 중 일부는 시총 1위 비트코인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South Korea Bitcoin <YONHAP NO-5123> (AP)
서울에서 지난 8일 비트코인 가격의 변화를 나타내는 스크린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AP=연합)

 


◇ 중앙집중적 금융시스템 vs P2P 분산네트워크 ‘블록체인’

현재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 것이냐 또는 내릴 것이냐는 가치저장 수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시세의 변동성이 극심한 비트코인에 가치저장 수단을 기대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성을 동반하는 일이다. ‘투기적인 자산’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비트코인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 저변에 있는 기술 플랫폼인 블록체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전 세계 금융산업이 붕괴되었을 때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익명의 개발자는 일대일로 정보를 교환하는 P2P 방식의 전자결제시스템을 위한 프로토콜을 제시했다. 금융기관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하는 반면, 블록체인에서는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소수의 엘리트에 의한 중앙집중형 시스템이 아니라 권력이 분산된 풀뿌리 민주주의에 가깝다.

그리고 이 시스템은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사용했다. 비트코인은 채굴자가 블록을 만들고 이전의 블록에 이어지게 만드는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이 체제에서 경제적 단위는 컴퓨팅 자원의 소유자들이며, 이들이 자신의 이익(비트코인)을 위해 움직이면 이는 곧 P2P 네트워크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게 된다. 모든 것을 기록하는 ‘분산원장’ 블록체인에서는 모든 자산에 대한 권리를 거래할 수 있다.

정책을 검토하는 정부와 의회, 그리고 투자자는 비트코인의 투기성에 집중된 현재의 관심을 확장시켜 그 저변에 있는 블록체인의 혁명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미래는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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